◎「통독축제」 개막… 거리마다 감격물결/45년 기다린 “민족사 새장”/운집한 군중 환희의 노래/맘모스 음악제ㆍ연합군 마지막 열병식도독일민족은 오는 3일 0시 「민족사상 가장 순수한 환희에 찬 순간」 민족재통일의 순간을 맞는다. 2차대전 당시 파괴된 모습 그대로 남아 있는 서베를린 카이저ㆍ빌헬름 기념교회의 종소리가 민족사의 새장의 개막을 알리는 가운데 브란덴부르크문 옆 구제국의회(라이히스타크) 옥상에 흑ㆍ적ㆍ황 3색의 통일 독일국기가 높이 게양될 이 순간에 독일인들은 다시 한번 「지구상에서 가장 행복한 민족」이 될 것이다.
독일인들은 이 통일의 환희와 감격을 2일부터 4일까지,3일간에 걸친 「통일축제」로 나눈다. 콜 서독총리는 미ㆍ소ㆍ영ㆍ불 등 4대 전승국 정상들의 축제 참석이 성사되지 않은 것과 관련,『다시한번 민족내부의 축제로 치르자』고 선언했다. 그러나 복잡한 이해로 얽힌 외부세계도 분단민족의 오랜 염원이 성취되는 그 순간만은 진정한 축하를 보낼 것이다.
독일통일 축제는 분단의 중심 베를린이 공식통합되는 것으로 시작한다. 2일 아침 동ㆍ서베를린시는 42년간의 분단종식과 통합을 공식선언한다.
이어 상오 11시,서베를린을 묶고 있던 2차대전의 유물을 청산하는 행사가 시의회에서 열린다. 서방3개 전승국을 대표한 영국 주둔군 사령관이 몸퍼 서베를린 시장에게 연합국의 「보호권」을 종식시키는 문서를 전달한다. 이와 함께 서베를린 대표권을 상징하는 전통의 「황금방명록」이 다시 반환된다.
미ㆍ영ㆍ불 3개국 주둔군은 이어 샤로텐버그성의 통합사령부에서 마지막 열병식을 갖는다. 하오에는 필하모니홀에서 몸퍼시장이 연합군을 위한 송별리셉션을 베풀고 주둔군 사령관들에게 베를린 복무훈장을 수여,45년간의 「보호관계」를 청산한다.
한편 동독의회는 하오 5시 공화국 궁전의사당에서 마지막 회의를 갖고 해산한다. 이 시간 의회밖 거리에서는 거리축제가 준비되고 있다.
하오 6시 동베를린 국립오페라극장에서 알렉산더광장에 이르는 약 1㎞ 거리에서는 독일각지의 전통예술단이 총동원된 거리축제가 시작된다.
거리축제는 이곳뿐 아니라 운터 덴 린덴거리와 브란덴부르크문을 지나 서베를린 구제국의회 주변과 6월17일 거리로까지 확산될 것이다.
이 민중의 환희의 축제는 3일 새벽 2시까지 이어진다. 이 축제에는 한국교민 20여명으로 구성된 아리랑 무용단도 참가,밤 11시 오페라극장 앞 베벨광장에서 한국민의 축하와 선망을 풀어 놓는다.
거리축제가 열이 오를 밤 9시 동베를린 샤우슈필하우스(연주홀)에서는 드메지에르 동독총리가 주최하는 고별파티가 개최된다. 바이츠 제커 연방대통령과 콜 서독총리 및 양독 의회의원들이 참석하는 이 파티에서 양독합동 오케스트라가 라이프치히 게반트 하우스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쿠르프ㆍ만수르의 지휘로 베토벤의 교향곡 9번 「합창」을 연주한다.
10시30분부터 제국의회 서쪽 광장에서는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솔리스트들이 16개 연방구성주를 새로이 소개하는 「통일음악제」를 벌인다.
밤 11시55분,서베를린 중심 조르기세가르텐의 유명한 카이저ㆍ빌헬름 기념교회의 종이 울려 퍼진다. 이 종소리는 확성기를 통해 베를린 전역으로 역사적 순간의 도래를 알리게 된다. 이와 동시에 동ㆍ서독의 소년 2명이 가로 8m,세로 5m의 독일국기를 제국의회앞의 높이 40m 국기대에 서서히 게양한다.
3일 0시 정각, 독일국기가 밤하늘에 함차게 펄럭이는 가운데 독일국가가 울려퍼지고 브란덴부르크문을 중심으로 운집한 독일인들의 합창이 독일 전역으로 확산된다. 이날 게양된 국기는 「통일국기」로 명명돼 「영원히」 이 자리에 게양될 예정이다.
국기게양과 함께 서베를린 공과대학과 동베를린 훔볼트 대학을 연결하는 레이저쇼가 펼쳐진다. 그리고 5분 뒤부터는 브란덴부르크문 남쪽 포츠담광장에서 불꽃놀이가 독일인들의 환희를 밤하늘로 현란하게 쏘아 올린다. 제국의회에서는 리타ㆍ쉬스무트 연방의회의장이 각국 경축사절들을 접견한다.
통일의 첫날,3일 아침의 축제는 상오 9시 「베를린」 알렉산더광장의 마리엔 교회에서 신ㆍ구교 합동예배로 시작한다. 이 예배는 독일 가톨릭 주교단의장… 쿠르트ㆍ레만신부와 루터교를 대표한 작센주 주교 요하네스ㆍ헴펠신부가 공동 집전한다.
상오 11시,베를린 필하모니홀에서는 공식 통일기념식이 개최된다. 이 기념식은 동독의 마지막 국가원수대행인 사비네ㆍ베르크만 폴 동독 국회의장의 연설과 리타ㆍ쉬스무트 연방의회의장의 연설에 이어 바이츠 제커 연방대통령의 축하연설로 진행된다.
축사가 끝나면 축하연주가 계속된다. 동베를린 지휘자 쿠르트ㆍ산더링이 지휘하는 베를린 필하모니는 베토벤의 「전원」교향곡을 연주한다. 이어 슈투트가르트음대의 헬무트ㆍ렐링 교수의 지휘로 라이프치히 포마너 합창단이 바흐의 「우리 모두 웃음 가득히」를 부른다.
4일 상오 10시,제국의회에서는 첫 통일회의가 열린다.
이 자리에서는 드 메지에르 전동독총리등 4명의 동독 각료가 신임연방각료로 선서할 예정. 이어 콜 연방총리가 통일후 첫 시정연설을 하게 된다.
당초 서독정부는 「통일축제」의 하이라이트를 이룰 3일 0시의 국기게양식을 브란덴부르크문에서 가질 것을 계획했었다.
그러나 몸퍼 서베를린시장과 슈비에르ㆍ지나 동베를린 시장,그리고 경찰당국이 수리가 막끝난 브란덴부르크문의 안전문제를 이유로 반대,제국의회로 변경된 것으로 알져졌다.
동ㆍ서베를린 당국은 3마르크짜리 통일기념배지 50만개를 발행했는데,판매 수익금중 1마르크씩을 브란덴부르크문 보수에 시용할 계획이다. 이 배지를 달면 2일 하오 4시부터 3일밤 12시까지 베를린의 모든 대중 교통수단을 무료 이용할 수 있다.<글ㆍ사진=강병태 베를린특파원>글ㆍ사진=강병태>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