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소 외무장관 35분 대화록/셰바르드나제 “한국 고려않고 세계평화 불가능”약 35분간 진행된 한소외무장관회담중 그간 양국 장관간의 대화내용은 다음과 같다고 배석했던 정의용 외무부 대변인이 밝혔다.
▲최호중 장관=오늘 우리의 회담에 모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셰바르드나제 장관=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다. 우리의 만남은 아태지역평화와 안정을 위한 시작이 될 것이다. 지난번 양국정상간의 샌프란시스코회담은 단순한 상징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제ㆍ통상 부문에서 시작된 양국관계가 이렇게 정치적 차원의 유익한 회담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유도한 근거가 됐다. 이제 남한이라는 요인을 고려하지 않고서는 세계평화와 안보를 논의할 수 없게 됐다.
▲최 장관=샌프란시스코정상회담에서 올바른 방향이 제시됐기 때문에 오늘 이 자리가 마련된 것이다. 뉴욕에 오기 전 노태우 대통령으로부터 이번 회담에서 가능한 한 빨리 수교를 이룰 수 있도록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노 대통령은 아울러 귀하를 통해 고르바초프 대통령에게 각별한 안부말씀을 전달하라고 당부했다.
▲셰바르드나제 장관=고르바초프 대통령도 노 대통령에게 따뜻한 안부인사를 전해달라는 말씀이 있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노 대통령과의 샌프란시스코회담에 극히 만족하고 계시다.
▲최 장관=수교발표 시기에 대해 귀측은 내년 1월1일로 하자고 얘기하고 있는데 오늘 이렇게 만났으니 바로 국교수립을 하는 게 어떠냐.
▲셰바르드나제 장관=비록 내년 1월1일에 수교가 발표되더라도 법적으로는 오늘을 수교일로 볼 수 있지 않느냐.
▲최 장관=국교수립이라는 좋은 일을 하는데 지연시키거나 주저할 필요가 없다. 특히 아동정상회의가 열리는 날에 맞춰 한소간 외교관계가 시작되는 것은 더욱 뜻 깊은 일이 될 것이다. (수교시기와 관련한 우리측 입장을 강하게 피력)
▲셰바르드나제 장관=좋다.
▲최 장관=그럼 공동코뮈니케 문안을 수정하자. (이에 셰바르드나제 장관은 문안을 가져오게 해 자신이 직접 수교일자를 9월30일로 수정)
▲셰바르드나제 장관=최 장관의 소련방문을 이 자리에서 공식초청한다.
▲최 장관=초청에 감사한다. 우리도 셰바르드나제 장관이 조속한 시일내에 서울을 방문해줄 것을 초청한다.
▲셰바르드나제 장관=우리가 제일 먼저 할 일은 대사관을 세우는 일이다. 방문 시기는 대사관이라는 정상 외교경로를 통해 논의하자.
▲최 장관=아울러 우리는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한을 희망한다. 노 대통령도 적절한 시기에 모스크바를 방문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셰바르드나제 장관=정상들의 교환방문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찬성한다. 그러나 방문시기는 정상들의 사정도 있을 수 있는만큼 일단 귀국해서 외교경로를 통해 협의하자.
▲셰바르드나제 장관=총리회담에서 북한의 입장을 다시한번 명확히 확인해보자. 남북분단은 인위적인 것인만큼 꼭 통일이 되기를 바란다.<뉴욕=정광철 특파원>뉴욕=정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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