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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소관계 인술도 한몫/세브란스입원 소 백혈병 두어린이 힘찬투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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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소관계 인술도 한몫/세브란스입원 소 백혈병 두어린이 힘찬투병

입력
1990.10.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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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측 “어린사자들… 최선”/전담팀 구성… 추석연휴도 반납/“한국명예 걸터” 1명 거의 완쾌한소우의가 인술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양국이 역사적으로 국교를 수립한 1일상오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는 꺼져가던 소련의 두백혈병어린이를 구하기위한 막바지 손길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양국수교를 미리 알리러온듯 보름전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한 자나트ㆍ시세노프군(8)과 마리암ㆍ수이움ㆍ살리예바양(5)은 전력을 기울인 의료진의 힘으로 소생의 길에 접어들었다.

두 어린이가 한국에 온것은 지난달 14일. 한국의 의술에 새생명을 기약하고 찾아온 어린이들을 세브란스병원 의료진은 「소련의 어린사자」로 부르며 정성을 기울여 왔다.

정밀진단결과 살리예바양은 칼라(CALLA) 임파구성백혈병으로 밝혀져 10여일간의 집중치료를 받아 거의 완치단계에 접어들었고 시세노프군은 난치병인 T세포임파구성 급성백혈병증세로 하루 1∼2회씩 복합 항암제를 맞으며 힘든 투병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주치의인 소아과과장 김길영박사(54)는 『시세노프군의 상태는 입원초기에 심각했었으나 체력이 튼튼한데다 최선의 치료로 많이 좋아지고 있다』며 『한국의술의 명예를 걸고 시세노프군을 소생시켜 한소수교의 해에 상징적 이정표를 세우겠다』고 말했다.

병원측은 이들의 치료를 위해 김박사를 비롯,의사 2명과 레지던트 4명으로 전담치료진을 구성,추석연휴도 잊고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처음에는 낯설어하던 소련어린이들도 이제는 소아과 병동의 마스코트처럼 간호사 렌지던트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있다.

소련어린이들은 『오빠 많이 아파』 『아니 참을만 해』하면서 서로를 격려,오누이처럼 눈물겨운 투병생활을 하고있다.

시세노프군은 병석에서도 그림그리기를 좋아하고 살리예바양은 장난감과 전자오락기구에 흠뻑 빠져 병실은 유치원 방을 방불케할 정도.

그러나 3일전부터 시세노프군은 복합항암제의 집중투여로 그림그리기와 놀이를 할수없어 살리예바양의 걱정이 태산같다.

살리예바양은 평소 다정다감한 성격으로 다섯번째 생일이었던 지난달 24일 주치의 김박사 레지던트 간호사 등 10여명이 케이크와 선물을 가져와 생일파티를 열어주자 소련동요를 부르며 기뻐했다.

4일째 시세노프군의 곁에서 떠나지않고 있는 소아과 레지던트 박미정씨(26ㆍ여)는 『10여일간 이들을 보살피다보니 친동생이상으로 정이 들었다』며 『추석에는 시세노프군이 일어나 좋아하는 사과를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추석연휴도 반납한 박씨는 살리예바양에게 『오빠와 같이 완쾌되면 올림픽이 열렸던 서울의 이모저모를 구경시켜 주겠다』고 약속했다.

이들이 한국에 오게된 것은 지난5월 소련 카자흐공화국에서 열린 세계 핵전쟁예방 의사총연맹회의에 참석했던 서울 혜성병원장 임강의씨(53)가 소련에서의 치료가 여의치않은 사정을 알고 신촌세브란스병원에 의뢰해 이루어졌다.

어린이들과 함께와 이 병원에서 연수중인 카자흐공화국 국립아동병연구소 부소장 클얀ㆍ우마로부다씨(45ㆍ여)는 『국교도 없는 나라에 와 신세를 져서 송구스러웠는데 수교가 이루어져 기쁘다』면서 『한국의술이 세계적이라는 말은 들었으나 직접 와서 보고 놀란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다』고 말했다.<송용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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