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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옛친구 만난 기분”/일 언론이 보도한 현장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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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옛친구 만난 기분”/일 언론이 보도한 현장 스케치

입력
1990.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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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네마루 “감격적… 울고 싶다”/북한 일 대표단에 국빈급 예우/북한서 시종 회담주도… 일선 불평○…일 정당대표단을 수행 취재한 일본보도진들에 따르면 26일의 김일성과의 첫 회담은 무척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듯. 다음은 김일성과 가네마루(김환신) 전 부총리와의 대화 내용.

<회담시>

▲김=(북한방문을) 기쁘게 생각한다. 첫 직행전세기 출발이 양국관계에 좋은 징조라고 생각한다. (가네마루씨와는)첫 대면이지만 옛친구를 만난 것 같은 기분이다.

▲가네마루=(지금까지의 방북회담에서) 얘기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김 주석과는 첫 대면이지만 처음이 아닌 것 같은 기분이다. 회담이 성사돼 감격하고 있다.

<예방시>

▲김=가네마루씨가 영단을 가지고 조일 관계개선에 노력하고 있는 것을 높이 평가한다. 우리는 가깝고도 먼나라가 아니라 가깝고 친한관계가 되기를 희망한다. (이번 전세기편으로) 첫 항공로가 개설되었지만 앞으로도 이 항공로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고 좋지 않겠는가. 조일 관계개선은 항공로개설로부터 시작되는 것이 좋다.

▲가네마루=일본으로서는 매우 기쁜 회담이었음을 일본에 보고하겠다. 우리측이 제안한 것들을 십분 이해해준 데 대해 울고 싶은 기분으로 전하겠다.

▲가네마루=과거 역사에 대한 속죄와 보상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한국에 대해서는 곡절끝에 타결을 보았지만 북한에는 1세기 동안 미해결상태 그대로다. 그런데 북한이 핵을 제조한다는 소문이 있는데 사실인지 여부를 알려달라.

김=조일관계는 개선되지 않으면 안된다. 이번에 일본 자민당과 교류하게 돼 매우 기쁘며 가이후 총리의 친서를 받았으니 우리 노동당과 자민당의 관계수립을 확인하고 싶다.

▲김=우리는 핵병기 제조는 하지 않고 있다. 그런 생각도 능력도 없다. 조사하려면 한국의 핵존재도 조사해야 한다.

▲가네마루=한국에 갔을 때 독립기념관의 밀랍인형중에 고문하고 고통당하는 모습을 보고 매우 고통스러웠다. 공화국은 그런 것을 보여주지 않았으면 한다.

▲김=아시아의 일은 아시아인끼리 해결해야 한다. 여기에 개입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 조속한 남북통일은 가능하다. 통일을 원한다면 유엔에 2개의 의석을 갖는 것은 모순이다. 두 사람에게 통일에 대한 협력을 부탁하고 싶다.

○…북한 당국은 사상 처음으로 공식방문한 일본 자민ㆍ사회당 합동방북단을 평양의 백화원 초대소에 투숙시키고 5만명이 동원된 매스게임에 초대하는 등 「국빈급」으로 대우.

김용순 노동당국제부장은 방문단인사들에게 『백화원 초대소가 중국공산당총서기나 각국 대통령이 묵어 간 곳』이라고 소개,최대의 경의를 표하고 있음을 강조. 또 25일 밤 가네마루(김환신) 단장 일행은 김일성스타디움에 초대됐는데,청소년 5만명으로 구성된 매스게임단은 가네마루 일행이 입장하자 「일본 사절단을 열렬히 환영한다」는 글자를 일본어로 연출해 보였다. 이 의식은 국가원수급 국빈에게만 베푸는 것이라고.

○…그러나 회담일정 형식 등에 대한 주도권은 북한의 주도권에 좌지우지되고 있어 일본측 인사들은 가볍게 불평을 토로하기도. 일본측은 김일성과의 회담을 25일로 희망했고 북한측은 27일을 내세웠으나 25일 하오 늦게 갑자기 26일로 통고됐으며,그것도 장소가 북쪽으로 1백50㎞떨어진 묘향산으로 결정됐다고 한밤중에 3시간이나 「여행」을 시켰다.<동경=문창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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