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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40불시대의 우리경제/곽수일 서울대 경영대교수(경제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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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40불시대의 우리경제/곽수일 서울대 경영대교수(경제진단)

입력
1990.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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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핍생활ㆍ원가절감ㆍ정책대응 시급드디어 어제 원유가가 배럴당 40달러를 넘었다는 소식이다. 물론 지난 8월초 이라크와 쿠웨이트 침공 이후 원유가격이 상승하리라는 것은 누구든지 예측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원유가격이 28달러내외에서 안정될 것이라고 보았다. 왜냐하면 이번 중동사태로 이라크와 쿠웨이트의 원유공급이 차단됨에도 불구하고 사우디아라비아와 기타 산유국들의 증산으로 원유의 수요와 공급이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룰 것이라고 보았으며 더욱이 선진공업국들에서는 과거 두번의 오일쇼크를 거치면서 석유의존도를 많이 줄인 것으로 분석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예측에도 불구하고 이번 중동사태가 이라크의 위협 등 이라크와 서방국가들의 군사적 대치에 의한 강경대응으로 지속되는 가운데 원유가는 예상치 못했던 수준으로 올라간 것이다.

이러한 배럴당 40달러의 원유가는 바로 제3의 오일쇼크를 예고하는 것으로 세계의 모든 국가가 영향을 받겠지만 특히 지난 몇년 사이에 경제적으로 얻은 것보다는 잃은 것이 많고,다음과 같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우리에게는 이중의 고통을 주는 결과가 될 것이다.

즉 지금 우리 경제는 지난 몇년 동안의 급속한 임금상승과 기술력의 상대적 저하로 무역수지에서 금년에 50억달러 이상의 적자가 예견되고 있다.

또한 물가도 계속적으로 상승되어 물가불안요인이 과거 어느 때보다 증대되어 있다. 이에 더하여 증권시장의 침체는 기업의 투자자본조달에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으며,그동안 등한히 하였던 사회간접자본의 부족현상은 이제 경제발전의 저해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더욱이 우리 경제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는 미국이나 구라파의 경제가 지난 수년만에 처음으로 보이기 시작한 하강국면은 앞으로 우리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 외국 경제지들의 논평에 의하면 원유가가 배럴당 28달러만 되더라도 우리 경제의 성장률은 1.5%가 격감될 것이라고,무역수지도 30억달러의 적자가 증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는 아시아 국가중에서 가장 큰 폭으로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원유가가 40달러까지 가더라도 막연히 어떻게 해결되겠지 하고 안일하게 생각하면 자칫 큰 낭패를 초래하게 됨은 불을 보듯 명확한 일이다. 따라서 고유가 시대에 대비하여 우리 국민,기업,그리고 정부의 다음과 같은 대응과 각오가 요구된다고 하겠다.

첫째,우리 국민들은 이제부터 현재 우리 사회가 경험하고 있는 풍요한 느낌의 생활에서 탈피하여 다시 모자라고 부족한 생활에 익숙하여지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실 지난 몇년 사이의 급격한 임금상승에 따른 가계수입의 증대는 소득계층의 높고 낮음을 불문하고 소비생활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였으며,이러한 생활태도는 결국 저축률을 낮추고 소득수준에 걸맞지 않게 소비수요를 확대시켰다. 더욱이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우리는 생산하여 수출하기 보다는 좋은 제품을 소비하면서 편하게 지내는데 익숙해지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 고유가 시대가 도래하게 되면 우리는 다시 절약하고 내핍하던 우리의 옛모습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우리 국민이 위기의식을 가지고 얼마나 빨리 생활태도를 바꾸고,다시 모두 함께 열심히 일하며 절약하는 생활로 돌아가느냐가 위기극복의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다.

둘째,기업의 경우 원유가상승은 1차적으로 기업의 원가부담을 가중시키는 작용을 하게 된다. 이는 필연적으로 제품가격의 인상을 가져올 것이다. 따라서 물가가 올라가고 국민에게는 인플레이션 심리가 확산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정부에서는 수요억제정책의 일환으로 고금리 정책을 쓸 것이고,이는 자연히 기업의 자본투자를 억제하여 생산시설의 확대가 늦어지고,결국 고용이 감소하는 악순환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이 경우 기업의 노력에 의하여 원가를 절감시킬 수 있다면 이는 원유가상승에 따른 원가변동요인을 상쇄시키는 것이 되고 동시에 기업의 손익분기점을 낮추게 되어 어려운 경제하에서도 기업이 생존할 수 있는 조건이 되겠다.

즉 경제가 어려움 속에 있을때,기업이 이에 얼마나 잘 대응하고 극복하여 주느냐에 따라 경제의 활력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 경제에서 기업의 역할이 어느때보다 중요성을 가지게 된다고 할 수 있다.

셋째로 정부에서는 오일쇼크때마다 일어나는 경제현상인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가 혼합되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방책이 사전에 준비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 즉 한편으로는 물가가 오르며 인플레이션이 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투자가 위축되고 경기가 침체되는 경제적 난국을 극복하기 위하여 사전에 마련된 대안을 경제정책에 반영하여야 할 것이다.

앞으로 원유가가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원유가가 60달러선에 이르게 되면 오일쇼크의 영향이 1차 석유파동때와 같은 수준으로 세계경제를 뒤흔들어 놓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따라서 우리경제는 이에 대비하여 발생가능한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작성하여 보고 그 결과에 따르는 사전대책을 세움으로써 오늘날의 불확실성하에서 직면하게 될 위험을 최소화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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