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권위의 의료기관인 서울대병원의 체면이 크게 손상되고 있다. 최고의 의술과 명의들에 대한 무조건적 존경과 신뢰가 무너지고 『서울대 병원도 별수 없구나』하는 실망이 커지고 있다.병원구성원들의 불성실과 비리 등으로 인한 파행운영의 실상이 하나둘 드러나면서 『서울대병원은 문제점이 많기로도 최고 수준』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형편이다.
우선 식판 16개를 깨뜨린 노조원의 전보인사가 발단이 된 급식과 노조원 80여명의 농성이 26일로 12일째 계속되고 있다. 진료행위의 일환인 환자급식을 거부한 노조원들의 농성이 지나쳤다고 할 수 있겠으나 병원측의 대응 또한 단세포적이었다.
병원측은 농성자 전원을 경찰에 고소한 데 이어 23,25일 해고 예고인 대기발령 조치를 취하고 농성을 안하면 고소를 취하,보직발령을 내주면서 대화도 않고 있다.
고소를 접수한 동대문경찰서측이 중재에 나설 지경이다.
서울대 총장,문교ㆍ보사ㆍ경제기획원차관ㆍ병원장,의대ㆍ치대 학장 등으로 등으로 구성된 화려한 이사진이 간담회를 가졌으나 속수무책이었다.
이 바람에 1천여 입원환자들은 도시락과 사식을 먹으며 「최고병원」에 입원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서울시경은 지난 20일 서울대 병원이 약품구매 과정에서 제약회사로부터 거액을 상납받은 혐의를 잡고 수사중이다.
26일엔 공무원 신분인 서울대 의대 홍성국 교수가 부인과 함께 개인병원을 운영하면서 2백여억원대의 부동산투기를 한 사실까지 드러나 권위의 먹칠은 절정을 이루었다.
「명의는 사람의 병뿐 아니라 세상의 병을 고친다」는 옛말 그대로 행동해줄 것을 요구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수신제가의 도리는 지켜야 사회적 지위와 명성에 걸맞지 않을까.
마침 서점가에선 고 이은성 씨의 「소설 동의보감」이 몇달째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다. 소설적 재미뿐 아니라 부와 명예를 버리고 민초구제에 헌신하는 「의성」 허준의 일대기가 한번쯤은 병원과 의사들에게 실망을 느꼈을 많은 이들에게 상쾌한 충격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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