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소관계가 수교를 눈앞에 두고 있고 한중교류가 활발해지면서 북한일본 관계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일본 대표단장 금환신 전부총리가 26일 묘향산에서 김일성을 만나는 등 교섭이 급진전을 보여 어쩌면 이번에 구체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사실 그동안의 북한일본관계는 한마디로 미미한 것이었다. 80년대 후반의 인적교류는 일조의원련회장과 사회당간부들의 방북발걸음이 고작이었고 북한측에서는 무슨 사회과학자 협회니 주체과학연구원이니 하는데서 다녀가고 작년 1월 김양건 노동당 국제부부부장이 방일했던 정도가 눈에 띄었을 따름이다.
경제교류를 보면 교역량이 통틀어 4억∼5억달러규모 밖에 안된다. 작년 통계를 보면 일본의 대 북한 수출은 1억9천7백만달러,수입은 약 3억달러였다. 북한의 전체 교역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10∼15%이나 서방국가중에서는 1위이다. 그런데 양국관계에서 문제는 20년동안 쌓인 빚이다. 양국간의 교역은 50년대 홍콩 대만등을 통한 간접무역으로 시작되어 71년까지는 일본이 입초를 보이다가 72년부터 북한의 수입이 크게 늘어나면서 대일채무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76년 이후에는 수차에 걸쳐 은행 상사등 45개사에 대한 무역대금지불이 연체되었고 북한의 경제사정악화로 83년 12월 이후에는 이자도 지불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사정이 점점 악화되자 일본정부는 86년 북한과 거래를 해 왔던 30개 기업에 수출보증금 2백60억엔을 지불하기도 했다. 현재 북한의 대일 부채는 6백억엔 (미화 50억달러)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나 북한이 일본에 대해 요구하고 있는 배상액수와 동일한 금액이다. 북한이 60억∼70억달러를 요구하고 있다는 얘기도 있지만 배상을 받아보았자 빚갚고 나면 남는 것도 없다.
일본과 북한은 8개의 민간협정을 맺고 있다. 77년에 맺은 민간어업잠정협정(작년말 5차연장)을 비롯하여,일본의 일조문화교류협회와 북한의 대외문화연락협회간의 「문화교류에 관한 협정」(72년),일본의 4개 상사와 조선무역회사간에 맺은 무역협정(56년),과학기술교류협정(68년)과 상품거래 및 전시회 무역결제등에 관한 것들이다.
정치적으로는 일본이 국민들에게 여행을 금지하고 있는 유일한 나라가 북한이라는 사실만 보아도 어떠한 관계인지 금방 알 수 있다.
이처럼 일본북한관계가 소원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북한 자체의 폐쇄정책 때문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일본 역시 한국의 눈치를 살피느라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양국관계가 묘향산의 김김 회담을 전기로 하여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것은 틀림없다고 봐야할 것 같다. 그러나 일본은 한국의 어깨너머로 북한과 얘기를 해서는 안될 것이다. 아웅산묘소 폭발,KAL기 폭파 등 국제테러사건을 염두에 두면서 대북협상을 해야할 것이고 사전사후 한국과 논의를 하는 순서를 잊어서도 안될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