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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각국서 유치 열올려/“한국자본을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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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각국서 유치 열올려/“한국자본을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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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09.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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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사절단 잦은 방한에 “귀찮을 지경”동남아/정치권 여유와 달리 합작선찾기 혈안 중ㆍ소/19개주 정부 각기 서울사무소 문열어 미국외국정부와 기업들이 우리나라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앞다투어 투자사절단을 파견,갖가지 매력을 내세워 자국에 한국기업이 투자진출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처럼 각국이 한국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는 것은 우리기업들이 인건비상승에 따른 가격경쟁력보완과 세계경제의 블록화추세에 의한 무역장벽을 뛰어넘기 위해 해외에 생산거점을 건설하는등 활발한 해외진출을 시도하자 상대적으로 경제구조가 취약한 국가들이 우리기업의 자본이나 기술을 끌어들여 자국경제개발에 도움을 얻겠다는 의도 때문.

최근 우리기업들이 북방진출에 과열양상을 보이자 국제사회에서 「한국은 돈이 많은 나라」로 알려져 한국자본을 노린 투자유치 또한 적지 않다는 것.

현재 가장 적극적인 투자유치전을 펴는 나라들은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 신흥공업국가와 헝가리 폴란드 등 최근 공산주의를 버린 동구권 국가들. 소련과 중국 베트남 등도 수교를 앞두고 우리기업의 투자진출을 재촉하고 있고 미국 독일 핀란드 등 선진국들의 지방자치단체까지 우리에게 아쉬운 소리를 해오고 있다.

각국은 투자사절단 파견,상품전 또는 투자설명회 개최,주정부 사무소 설치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자국의 「매력포인트」를 과시하고 있는데 유럽지역은 92년 EC통합을,사회주의권은 잠재시장성을,동남아는 풍부하고 값싼 인력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 23일 방한한 베트남경제사절단은 베트남정부가 최근 추진중인 경제재건계획에 한국기업을 유치하는게 주임무. 이들은 고위사절단이란 평가에 걸맞게 도착 하루만인 24일 민경협과 쌍무민간경제협력기구 결성을 골자로한 의향서를 교환하는 결실을 맺었는데 25일과 26일에는 학술세미나 형식을 빌린 투자설명회를 갖기도.

소련과 중국은 지정학적인 특수관계를 활용,다른나라에 비해 약간 점잔을 빼고 있지만 돈이 급하긴 마찬가지.

지난 5월에 무공주최로 열린 소련주간행사에는 소련의 50여 대외무역공단(FTO)이 참여,각종 상품을 판매하는 한편 합작파트너를 물색하기도 했다. 이들은 샌프란시스코 한소정상회담의 후광을 업고 1주일만에 2천9백90여만달러의 계약실적을 올렸다.

중국의 하북성ㆍ절강성 등 최소 4개성이상의 국제무역추진위대표가 산업시찰 명목으로 내한,자본유치 가능성을 은밀히 탐색했는데 자신의 성에 대한 투자가 다른 성에 비해 적다고 볼멘소리까지 했다는 후문.

특히 오는 10월말께는 천진시 관계자들이 대거 내한,아예 투자설명회란 「간판」을 내걸고 합작선을 찾아나설 계획.

EC국가와 미국의 투자유치전은 공산권보다 훨씬 치열해 세금혜택등 귀가 솔깃한 제의를 하는등 파상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중 지난 18일 「소련과 사업을 할 경우」란 특이한 이름의 투자세미나를 개최한 핀란드사절단의 공략방법이 이채를 띠었다. 이들은 국내소련진출 열기를 활용,▲핀란드기업들이 소련경제에 대한 노하우가 많고 ▲지리적으로 유리하다는 점을 부각하면서 우리나라 기업과 핀란드기업이 합작해 소련에 진출하자는 이색제의를 하기도.

이밖에 올들어서만 영국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투자유치단이 방한했는데 함부르크 경제진흥공사는 한독교류위원회와는 별도로 서울 논현동에 상주사무소를 개설,잡지광고까지 해가면서 통일독일의 관문으로 진출하려는 한국기업들을 무료로 돕고 있다.

미국은 연방정부의 고압적인 통상압력과는 달리 19개 주정부가 각기 서울사무소를 설치,친절한 투자유치작업을 펴고 있다. 오클라호마,애리조나주 등 비교적 상공업부문이 낙후된 반면 자원과 노동력이 풍부한 10여개주의 사절단이 올들어 잇달아 내한했으며 서울사무소가 늘어나자 지난해 9월에는 주정부대표 연합회(회장 계봉혁)까지 결성했다.

또 지난 21일에는 유타주 여성경제인 1백여명이 서울에서 한미여성경제인 세미나란 이색 투자설명회를 개최했다.

한편 동구권국가들은 지난 여름 이곳을 방문했던 경제단체 간부가 이지역 기업인들과의 접촉을 피해 「은둔」할 정도로 투자유치에 극성이지만 헝가리를 제외하고는 실적이 거의 전무한 상태.

한국형 고속경제성장 모델을 채택하고 있는 동남아는 「귀찮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각종 사절단을 보내고 있는데 60,70년대 우리나라의 모습을 방불케한다.<김경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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