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시음장ㆍ백화점매장등 이용 총력전/기존상품 포장바꿔 원가 20배까지 받아/“과소비풍조 조장”비난일어수입주류상들이 추석을 앞두고 선물용주류세트를 대량제작,대대적인 판촉활동을 벌이고 있어 과소비풍조를 조장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70년만의 수해와 2년여 계속되고 있는 경기침체로 이번 추석만은 검소하게 보내자는 분위기가 공무원사회를 중심으로 전국민에 확산되는 요즘에 수입주류업체들이 대목을 겨냥,무분별한 판촉에 들어감으로써 자숙하는 사회분위기를 다시 흥청거리게 하는데 일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수입주류상은 특히 기존상품을 포장만 바꿔 선물세트로 둔갑시킨뒤 소비자가격을 수입원가보다 많게는 20배,평균해서 2배이상으로 올려 받고 있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수입주류의 추석선물 판촉전은 크게 3가지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전문수입주류업체들이 별도매장을 설치,시음회를 여는등의 형태와 기존주류업체 자체적으로 판촉을 강화하는 방식,그리고 백화점이 특별매장을 설치하고 대형전시회를 여는등의 방식이다.
수입주류전문업체인 ㈜가자무역의 경우 강남구 역삼동 르네상스호텔건너편 삼일쇼핑센터에 대규모 와인시음장을 설치,고객들을 유인하며 대목장사를 겨냥하고 있다.
가자무역이 취급하고 있는 주류는 호주를 비롯,프랑스 이탈리아 헝가리 독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으로부터 직수입한 와인ㆍ코냑ㆍ위스키등 수십여가지에 달한다.
가자이외에도 리썬 ㈜동화주류등 30여 수입주류상들은 비슷한 방식으로 대목장사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백화점들도 대대적인 판촉에 나서 롯데ㆍ신세계ㆍ현대등 시내유명백화점들은 지난주부터 주류특별매장을 설치,추석연휴때까지 대량판매를 계획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본점 이벤트홀에서 소련 보드카ㆍ중국 죽엽청주ㆍ프랑스 코냑등 유명 양주 세트들을 판매하고 있다.
신세계측은 판촉을 위해 전문바텐더를 초청,무료시음회를 열고 있고 세계희귀주류 미니어처(축소모형) 1천여점을 전시하는가하면 위스키ㆍ코냑의 제조과정도 매장에서 VTR로 방영하고 있다.
두산ㆍ진로ㆍ해태ㆍ롯데등 기존 주류제조 대기업도 계열사인 주류수입상을 통해 추석 기간중 최고 5만세트를 판매한다는 계획아래 고객확보에 나서고 있다.
두산의 경우 세계양주ㆍ선하교역ㆍ대한주류등 3개 계열수입상을 통해 3만원에서 50만원대의 선물세트 32종,총 6천∼7천세트를 판매할 계획이다.
해태는 금양인터내셔널을 통해 각종 선물세트 2만7천개(8억원상당)를,진로는 한국주판ㆍ우신주판ㆍ고려양주 및 진로유나이티드 디스틸러스를 통해 와인 4만세트등 5만세트를 판매할 계획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조커와 캐ㅍ틴큐 선물세트를 7천원대에서 2만원대까지 10여종을 개발,판매에 들어갔다.
이밖에 중국산 술인 죽엽청주ㆍ모태주(마오타이)등은 보해ㆍ보배등이 치열한 판촉전을 벌이고 있다.
이같은 수입주류의 대대적인 판촉전은 과소비를 부추긴다는 비난과 함께 판촉결과 수입상들이 엄청난 폭리를 취하는 반면 소비자들은 그만큼 비싼가격에 양주를 사게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수입원가가 9달러(한화 6천원상당)인 조니워커(레드)의 경우 7백㎖짜리 1병이 시내 백화점에서는 3만3천원에 팔리고 있다.
또 공항등의 면세점가격 16달러(한화 1만5백원상당)인 시바스리갈 12년산 7백㎖짜리는 백화점가격이 7만원선이다.
시바스리갈의 경우 병당 수입가격은 원화로 따져 3천8백13원인데 여기에 관세(50%)등 각종세금 2만1천4백48원이 붙어 수입업자입장에서 총수입원가는 2만5천2백61원이 된다.
그런데 백화점 가격은 7만원으로 중간유통마진이 4만5천원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오는데 소비자입장에선 세금포함한 수입원가의 3배 가까이를 주고 사게되는 셈이다.
조니워커,커티샥,그랜피딕 등 국내서 유명한 수입양주들의 경우도 이와 비슷한 수준인데 업계관계자들은 대개 유통마진이 수입원가의 2배내외로 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한 소비자단체가 국내 시판중인 10개 위스키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양주의 소비자가격중 실제 수입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은 불과 6.2%에 불과했고 대부분이 수입ㆍ중간상들이 취하는 유통마진(평균 60%)인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수입양주를 시중에서 구입할때 세금을 포함한 실제술값은 구입가의 40%에 불과하고 나머지 60%(술값의 1.5배)는 수입ㆍ판매상에게 지불하는 셈인 것이다.
주류관계자들은 사회분위기를 보아서라도 업계의 과열판촉전은 자제되는게 바람직하고 특히 수입주류의 유통망 개선은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이백규기자>이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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