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석(10월3일)연휴때는 사상 최악의 교통전쟁을 치러야 할 것 같다. 실제 추석연휴는 5일간이지만,앞뒤로 주말이 끼어 있어 6∼8일까지 쉬는 기업들이 많아 명절에 오고가는 귀성인파가 연 3천만명으로까지 추산되는 등 전 인구의 70% 이상이 움직이는 민족대이동이 예상되기 때문이다.해마다 구정과 추석의 귀성때만 되면 귀성인파가 고속도로와 국도를 뒤덮어 평소의 1∼2시간 거리가 5시간,3∼4시간 거리가 9시간 이상 걸리는 교통전쟁을 겪어야 하고,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심해지는 것은 따지고 보면 너무나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귀성때만 되면 너도나도 끌고나오는 차량의 증가실태가 그것을 웅변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는 것이다. 지난 추석때만 해도 전국의 차량은 2백53만9천여대였으나 1년 사이에 26.9%인 63만5천여대가 폭증해 지금 전국의 차량은 3백17만4천여대에 달하고 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향해 나서는 서울에는 전국 차량의 35.6%나 되는 1백13만2천여차량이 몰려 있다. 이중 절반이 넘는 60만대(53%)가 귀성길에 나설 것이라는 추산이다.
그동안 고속도로와 국도 및 지방도로는 얼마나 넓혀지고 새로 닦여졌는가. 확장공사가 진행중인 곳은 있을망정 아직은 지난해 추석때와 도로사정이 크게 나아진 곳이 거의 없다. 귀성인파도 크게 늘어나고 차량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데 반해 도로여건은 제자리 걸음만 한 상황 속에서 맞이하는 이번 추석이고 보면 귀성 교통사정이 과연 어떠하리라는 것은 더이상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그렇다고 우리의 교통질서의식이 나아진 흔적도 찾아볼 수 없으며 경찰의 추석 귀성 교통관리가 유독 특별해진 것도 없는 실정이다. 경찰에 대한 기대도 어지간할 때 해보는 것이지,고속도로와 국도 등이 통째로 주차장화할 판에 뻔한 교통경찰 인력과 장비로 어떻게 감당하라고 할 것인가.
추석 교통전쟁을 그래도 완화해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있다면 그것은 오직 귀성하는 국민들 각자가 자가용 승용차를 삼가하고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며 서로가 질서의식을 가다듬어 양보하고 서로를 아끼는 길밖에는 없다고 우리는 본다. 피치 못해 자가용 승용차로 움직여야 할 때는 특정시간대에 특정도로로 집중하는 것만이라도 최소한 피해야 할 것이다.
어찌 됐건 이번 추석연휴의 귀성이야말로 우리 국민들의 질서의식이 또한번 시험대에 올라 심판을 받게 되는 계기라는 것을 자각,88올림픽때 보여줬던 「높은 시민의식」을 발휘해 온국민들이 즐거운 귀성나들이가 되기를 진심으로 당부코자 한다.
또한 경찰과 도로공사 등은 이러한 때일수록 추석 교통 특별관리에 최선을 다해주기를 바라며,특히 사고위험지역에는 이 기간만이라도 교통경찰관을 상주배치해 추석 전과 후가 사고로 얼룩지는 불상사를 방지하는 데 한치의 허점이 없도록 해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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