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면담 요청 쇄도 “격세지감”올해의 UN총회는 우리에게 어느 때보다 각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최근 중동사태를 계기로 「세계평화의 파수꾼」 「국제분쟁의 중재자」라는 UN 본래의 역할과 기능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당장 한반도의 UN가입방식문제가 오는 10월 평양의 2차 남북고위급회담의 주요 의제가 되는 현실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올 UN무대는 우리 북방외교의 최대결실을 얻는 장소로 기억될 것이다. 사상 첫 한소 공식외무장관회담이 UN에서 열리며 한소 관계의 신기원을 예고케될 양국 수교가 공식발표될 예정이 그것.
23일 최호중외무장관을 수행,UN으로 떠난 문동석 외무부국제기구조약국장의 감회가 새로운 이유는 또 있다. 지난 80년 UN과장 재직당시 우리 입장을 설명키 위해 이 나라 저 나라 대표들을 만나려고 뛰어 다녔던 그는 요즘 『격세지감이란 게 이런 거구나』라는 혼잣말을 즐긴다.
우방국은 물론 동구에서 아프리카의 핵심사회주의ㆍ비동맹국가에 이르기까지 쇄도해 오는 우리 외무장관 면담요청을 교통정리 해야 하는 「고민」에 빠져 있는 것이다.
그런 그도 「남들이 우리 문제에 왈가왈부하는 것을 옵서버석에서 지켜보기만 해야 하는 우리 현실을 생각하면 속이 답답해지는」 사람이다.
때문에 북한의 단일의석 공동가입 주장에 화제가 이르면 그의 목소리는 한층 높아진다. 『UN에 동시가입했던 독일과 예멘이 통일되고 이미 남북한이 UN산하 16개 전문기구중 15개에 동시가입했고 84개국과 동시수교를 하고 있는 마당에 남북한 UN동시가입을 반대할 명분은 어디에도 없다』는 게 그의 주장.
이번에 그는 혹시라도 UN에서 북한대표를 만나게 되면 마음을 열고 논전과 설득을 벌여보겠다는 심산도 있는 듯하다.
UN으로 떠나기 앞서 남북간 UN문제 실무접촉준비에 여념이 없었던 그는 자신이 현직에 있는 동안 우리의 UN가입이 실현되기를 바라는 소망도 갖고 있다. 24년간을 외무관료로 일해온 그의 UN행 발걸음에 힘이 실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이유식기자>이유식기자>
◇경남 마산. 서울대 외교학과. 주스웨덴 3등서기관. 주미 1등서기관. 외무부유엔과장. 장관보좌관. 주미참사관. 청와대외교비서관. 외무부 국제기구조약국장. 48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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