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일전 “시골 고향가자” 꾀어 야산서 목졸라/누나집 돌아와 한달간 시미치… 광고 권유도/“2천만원 내라” 몰래 협박편지누나집에 살면서 누나의 딸을 유괴살해ㆍ암장한 외삼촌이 범행 45일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23일 서일주(23ㆍ회사원ㆍ서울 용산구 한남동 620의97)를 약취유인살해,사체유기 등 혐의로,서와짜고 은행에 가명계좌를 개설한 김모군(18ㆍ간판공ㆍ용산구 보광동)을 공갈미수혐의로 각각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유괴살해◁
지난2월 ㈜서울도시가스 가스안전관리요원으로 취직한뒤 작은누나 서정옥씨(43) 집에서 지내온 범인 서는 지난달 6일 상오11시께 조카 최숙자양(12ㆍ한강중1)을 인근가게로 데려가 음료수를 사준뒤 전북 정읍군 이평면 큰외삼촌집에 놀러가자고 꾀어,최양을 데리고 버스편으로 형집이 있는 정읍군 이평면 마항부락근처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린 서는 『수박을 사줄테니 원두막에 가자』며 한시간가량 비포장도로를 걷다 마을에서 5백여m떨어진 야산에 이르러 앞서가는 최양을 양손으로 목을 졸라 살해했다.
서는 마을의 형집에 몰래 들어가 삽을 훔쳐 현장으로 돌아가 60㎝깊이로 땅을 파고 최양의 사체를 암매장했다.
서는 옷을 입은채로 매장하면 범행사실이 발각될것을 우려,옷을 모두 벗긴채 사체를 묻었으며 옷은 비닐봉지에 싸 나뭇잎으로 숨겨두었다가 다음날인 7일 하오8시께 형의 오토바이를 타고가 2㎞떨어진 동진강에 버렸다.
▷협박◁
최양의 살해한 뒤 형집에서 이틀동안 농삿일 등을 거들며 지낸 서는 서울에 올라와 여관에서 하룻밤을 보낸뒤 누나집으로 돌아갔다.
서는 누나가 딸의 행방을 묻자 『모르겠다』며 『신문에 가출인 광고를 내보라』고 권유,한달동안 태연히 지냈다.
서는 지난14일 동네오락실에서 알게된 김군에게 『돈많은 과부를 아는데 5천만원을 뜯어내 함께 나눠갖자』고 꾀어 김군을 시켜 외환은행 방배동지점에 가공인물인 김기철명의로 온라인계좌를 개설하게한뒤 자신이 근무하는 마포구 망원동 도시가스사무실에서 타자기로 16절지 모조지에 『2천만원을 9월20일까지 온라인으로 입금시키지 않으면 딸을 살해하겠다』는 협박편지를 작성,이날밤 안방에 놓아두고 누나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검거◁
경찰은 지난15일 신고를 받고 주변인물을 수사하던중 ▲외환은행예금거래신청서에 적힌 지역번호가 전북 정읍이라는 점 ▲협박편지를 서가 누나에게 전달한 점 ▲사고당일 서가 최양과 같이 있는것을 보았다는 목격자의 진술 등으로 미뤄 서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지난20일 서를 연행,추궁한끝에 범행일체를 자백받고 22일 최양의 사체를 찾아냈다.
▷범행동기◁
서는 경찰에서 『어렸을때부터 폐결핵 늑막염 등을 앓아오다 누나에게 지난해 7월 치료비 2백만원을 빌렸으나 빚독촉이 너무 심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서는 또 『누나가 어렸을때부터 고향집에 전혀 도움을 주지않았고 검정고시학원에 다니는동안 밥한그릇 따뜻하게 해주지않아 불만이 많았다』고 말했다.
◎범인 막내… 누나집 얹혀살며 고졸검정 합격/누나서씨는 월30만원 파출부로 어려운 생활
▷범인주변◁
7남매중 막내인 서는 가정형편으로 국민학교만 졸업,농사를 지어오다 16살때 서울에 올라와 여관종업원 등을 전전하며 독학으로 중ㆍ고등학교졸업자격 검정고시에 합격한뒤 지난1월 열관리사 2급자격면허를 따 ㈜서울도시가스에 가스안전관리요원으로 취직했다.
누나 서씨는 위암으로 누워지내는 남편과 1남1녀와 함께 자신이 파출부로 버는 월급 30만원으로 어렵게 살고 있다.
▷최양◁
지난2월 한남국교를 졸업하면서 우등상과 6년개근상을 받은 최양은 중학교에 진학해서도 학업성적이 우수하다.
특히 투병중인 아버지 최영진씨(49)를 극진히 간호하는 등 효심이 깊었다.
최양은 지난7월 쓴 천지신명께 보내는 편지에서 「아버지가 무병장수는 아니더라도 2년이상만 더 사시게 해주셔요. 제가 앞으로 낳을 자식의 생명의 반을 저희 아버지께 주세요」라고 빌고 「13세이면 어린나이이고 한창 재미있게 살아갈 나이인데 아버지의 죽음은 너무 큰 슬픔」이라며 소원을 꼭 들어줄것을 간절하게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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