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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기업 미 부동산 투자 격감(해외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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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기업 미 부동산 투자 격감(해외기업)

입력
1990.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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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년 2조엔규모 올 한건없어/미 경기침체 탓… 유럽에 눈돌려일본기업의 대미 부동산 투자가 최근 급격한 하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내 저축금융기관의 경영악화와 부동산불황으로 인해 올들어 호텔과 오피스텔 등 부동산의 자산가치가 대폭 하락하면서 일본투자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만성적인 자금난을 겪고 있는 미국의 부동산회사들은 여전히 일본자본의 유치를 위해 애를 쓰고 있지만 일본투자자들은 오히려 유럽지역에 눈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엔화강세와 달러화하락에 힘입어 유행처럼 번졌던 대미 부동산투자는 미국 경제전반의 장기침체로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80년대 중반부터 본격화됐던 일본기업 및 개인투자가들의 대미 부동산 투자는 이후 미국의 심장부인 동북부지역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여 지난 88년에는 총투자규모가 2조엔을 상회하는등 절정을 이루었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 투자규모가 소폭감소한데 이어 올해에는 감소폭이 훨씬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10월 미쓰비시사가 미국의 록펠러센터의 주식 51%를 인수한 이후 올들어서는 일본기업의 미국부동산에 대한 대형투자건수가 한건도 없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일본 비조건설의 한간부는 『미국 부동산매입 및 개발에 적극적이었던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는 기업들이 미국의 기존시설의 매입이나 신규프로젝트 참여에 대해 부쩍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은 일단 지난 2월26일 일본의 주가 대폭락이후 증시에서 자금을 융통했던 많은 투자가들이 최근까지 투자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따른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미국 부동산에 대한 주요투자기관인 금융기관ㆍ생명보험사ㆍ부동산업계가 일제히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투자침체의 진원지는 미국의 경제침체에 따른 저축금융기관의 경영위기와 부동산불황으로 투자매력을 상실한 데 있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조만간 미국금융기관들은 경영난 타개책의 일환으로 소유부동산을 몽땅 내다팔 예정이고 이것이 부동산가 하락을 더욱 부채질하게될 것은 분명하다고 보는 것이다.

결국 금융기관과 부동산의 불황이 서로 맞물려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행정부는 지난해 9월 금융단구제를 위한 5백억달러규모의 기금을 마련하는 한편 정리신탁공사를 설립,이를 통해 금융단소유자산중 총 1백60억달러에 달하는 부동산을 단계적으로 매각키로 결정했다.

정리신탁공사는 우선 이번달부터 현기준가격보다 5% 싼 값으로 부동산을 매각하고 잔량에 대해서는 내년 3월에 15%를,6월에는 20%를 인하해 파는 형식으로 모두 매각할 방침이다. 또 1백만달러이상의 대형물건에 대해서는 경매를 실시할 계획이다. 부동산가 하락에 정부가 앞장서고 있는 셈이다.

한편 독일을 비롯한 유럽지역에 대한 일본기업의 부동산투자가 지난해부터 상대적으로 늘고 있다.

특히 최근 독일통일과 동구민주화 및 개방바람으로 투자여건이 크게 개선된 공산권지역이 유망투자대상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주로 일본의 생명보험사,은행 등 기관투자가들이 이 지역에 대한 부동산투자액을 늘리고 있는데 지난해의 경우 총투자규모가 8천억엔으로 지난 88년에 비해 무려 75%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대장성 부동산국의 한 관리는 『이제 해외부동산투자무대는 뉴욕에서 베를린으로 옮겨졌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동구권을 비롯한 유럽국가들의 토지용도 변경제한등 부동산에 대한 규제가 미국보다 휠씬 강하다는 점을 들어 이 지역에 대한 투자가 미국에서만큼 활성화되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어쨌든 일본인들은 국내의 금리상승,주가하락 및 정부의 부동산투자에 대한 융자규제조치 등으로 일본기업들의 해외부동산 투자는 계속 위축될 것이고 미국인들이 자국부동산의 완전한 주인으로 다시 등장할 날이 멀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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