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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0.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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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고사에 의한 학군별 배정」 즉 고교평준화제도의 골격이 뿌리째 흔들리는 소리가 들린다. 문교부가 지난 8월11일 강원 도청소재지 춘천과 원주를 평준화지역에서 해제키로 방침을 정한 데 이어,강원도 교육위원회는 기다렸다는 듯이 21일 교육위원 전체회의를 열어 92학년도부터 춘천ㆍ원주지역의 평준화제를 폐지하고 경쟁입시를 부활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의를 했다니 말이다. ◆이로써 강원도내 전체고교는 내후년부터 평준화의 치외법권지대 내지는 교육특구가 될 판이다. 연방국가도 아닌 이 좁은 나라에서 한개 도를 이처럼 예외로 한다는 것이 과연 교육의 다양화 또는 입시제도의 다원화인지 의문이 앞선다. 또 도내 전체고교 입학지원자들에게 일률적으로 경쟁입시를 강요할 때,학부모와 학생들이 새로이 져야 할 부담과 고통을 깊이 생각이나 해보았는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 ◆물론 춘천과 원주의 여건이 구태여 「추첨배정」을 할 만큼 고교와 학생이 모자라고 넘쳐나는 것도 아니라는 것쯤은 안다. 그럴수록 평준화는 계속해야 옳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국졸자의 99% 이상이 중학교에 진학하고,중졸자의 94%가 고교진학을 할 정도라면 고교교육은 보편화단계에 이르러 「만인을 위한 교육기관」이 된 셈이다. ◆누구나 다 가는 고등학교가 된 판이라면 꼭 경쟁입시를 부활할 이유가 어디에 있다는 말인가. 평준화를 개선ㆍ보완하자는 뜻은 평준화 교육에도 못따라가는 하위그룹과 평준화교실 속에서 학습욕구를 채우지 못해 시들어가는 준재와 수재 즉 상위그룹에 대해 그들에게 합당한 교육을 별도로 해야 하고,그것을 위해 극히 제한적인 고교에 한해 경쟁입시를 부활화자는 데 있었다. ◆그런데도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문교부가 「평준화」가 아니면 「경쟁입시」의 양자택일식 사고밖에 하지 못했고,「경쟁입시」를 부활하면 강원도에서 소위 명문대학 입학을 석권할 것이라는 단순논리에만 빠져 이를 깊은 생각없이 받아들인 도교위 처사는 결국 강원도내 전체 중학생들을 입시지옥에 몰아넣고 말 것이다. 문교부의 재고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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