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원광선장 과실탓” 진정서/원광/“급류 따른 불가항력 상황”/검찰,해난심판소에 의뢰… 사체ㆍ선체인양 지지부진지난11일 15명의 실종자를 낸 한강유람선충돌ㆍ침몰사고는 발생 12일이 지난 23일까지도 사체 11구밖에 인양하지 못한채 사고원인도 당사자간의 첨예한 의견대립속에 적극적인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검찰과 경찰은 사고당사자인 ㈜원광과 ㈜세모측의 피해액이 줄잡아 50억원이 넘는데다 유족들의 감정까지 얽혀 대립양상이 심화되자 조사를 서두르지않고 있는 인상을 주고 있다.
사고직후 서울지검 서부지청 하종철검사의 지휘로 내사를 시작한 경찰이 지금까지 밝혀낸 사고경위나 원인은 당초 알려진 내용뿐이다. 생존자와 목격자에 의하면 11일 하오5시께 원광바지선에 계류돼있던 아리랑호와 새한강1호가 점점 거세어지는 물살과 부유물이 바지선에 부담을 주어 무동력선인 바지선이 떠내려갈 위험에 빠지자 대피하기로 결정,아리랑호는 원효대교쪽으로 가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새한강1호가 35m아래의 세모소속 노들나루호 바지선과 계류돼있던 노들호,아이리스호를 들이받아 그 충격으로 노들나루호의 고정로프가 끊어지는 바람에 사고가 났다.
가해자격인 원광측도 직접적인 원인부분은 시인하고 있으나 새한강1호가 세모측배와 부딪치게된 요인과 과정에 대해서는 양자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세모측은 새한강1호가 급류에 떠내려온 것이 아니라 시동이 걸린채 최대속력으로 후진하다 사고를낸 것이라며 실종된 새한강1호 선장 성락구씨(41)의 중대한 과실이나 판단잘못에 의한 사고라고 주장하고 있다.
세모측은 그 근거로 전후 좌우이동이 가능한 최신식선박인 3백톤급 철선 새한강1호의 반밖에 안되는 아리랑호도 급류를 뚫고 잘 피했다는 점과 단순히 밀려가다 빚어진 충돌로는 당시 급류를 감안하더라도 세모바지선을 고정시켜둔 22㎜와 이어 로프 등 9개와 앵커가 끊어질 수 없다는 점,새한강1호가 세모바지선에 계류된 아이리스호를 받은뒤 다시 전진하다 바지선까지 받는 등 갈팡질팡했다는 점 등을 들어 선장 성씨가 술을 마셨거나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다고 주장한다.
이에대해 원광측은 당시 집중폭우로 철야작업을 하며 부유물을 제거하는 상황에서 선장이 술을 마셨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새한강1호는 선수가 뾰족한 아리랑1호와 달리 선수가 넓어 저항을 심하게 받기때문에 밀린 것이라는 점을 들어 불가항력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과 경찰은 양자의 주장이 이처럼 상반되자 당시의 유속과 위기시의 선박조종수칙 등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 많다는 점에서 지난20일 해난심판소에 조사를 의뢰했다.
그러나 조사를 위해서는 우선 사고원인제공선박인 새한강1호의 인양이 우선돼야 하는데 배의 무게가 3백톤이 넘어 기술적 어려움이 많아 조사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사고원인조사외에도 한강유람선 경쟁업체인 두회사간에는 그동안 쌓여온감정이 사고를 계기로 악화돼 원만한 해결을 위한 접촉도 없는 상태다.
피해자인 세모측은 자신들이 11구의 사체를 찾아내는동안 원광측은 1구밖에 안되는 선장 성씨의 사체를 아직도 인양하지못하고 선체인양도 늑장을 부리는 등 사고조사를 유야무야시키려 한다며 경찰에 진정서를 제출,성씨사체의 조속한인양과 음주여부를 확인하기위한 부검실시 등을 요청하고 있다.
원광측은 사고를낸 직접적인 잘못을 시인하면서도 세모측의 주장에는 「이번기회를 통해 한강유람선사업을 독점하려는 저의가 있다」고 의심,해난심판소의 조사결과에 승복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밖에 원광과 세모바지선간의 거리가 규정보다 훨씬 좁아 그동안 충돌사고의 위험이 많았는데도 감독관청으로서 이를 경시한 서울시가 사태해결에 수수방관하고 있어 사고마무리까지는 오랜시일이 걸릴것으로 보인다.<송용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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