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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0.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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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내 폭력거부,환경보호 등을 주장하는 서울,부산 등 각 지역 대학생 1천여명이 21일 올림픽공원에서 전국학생협의회를 구성하고 면학분위기 조성에서 과소비 자제,북한 바로알기로 이어지는 운동을 펴기로 했다. 최루탄 수장식을 치르고 「자존과 자주의식을 갖고 대학인 상을 정립하겠다」는 취지도 내세웠다. ◆충북 나라밝힘모임,대전 순수학생운동협의회,춘천 강원학생연합회,전북 호국성연합회 등이 연합하여 발족한 전학협은 본분에 맞는 학생위상 정립,민족동질성 회복 등을 우선 활동방향으로 제시하고 나섰다. 그러자 바로 전대협은 성명을 내고 「이는 학생운동을 탄압 매도하려는 현 정권의 의도가 드러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런 비난이 나오게 된 데에는 전학협 발족선언문에 「대학생의 임무를 방기한 채 오로지 정부투쟁에만 매몰되어… 교조적인 이념에 몰입」하고 있다고 전대협을 겨냥한 표현이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전학협이 내세운 폭력거부,면학분위기 회복,환경정화 등은 현실성 있는 목표이나 그들이 특정세력에 대한 대응세력으로서의 성격을 보인 것이 아닌가 하는 점에 문제가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우리 사회에서 집단 이기 성향이 문제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학생운동이 전체적으로 일원화 체제로 흐르는 것도 자연스러워 보일 수 없지만 그렇다고 학생단체들이 서로 극한적인 대립관계를 빚는다는 것도 바람직한게 아니다. ◆국제사회도 어느새 다극화돼 있는 판국이고 한 사회구성 내용도 점차 분야별 세분화 추세를 보인다. 복잡한 이해관계로 인해 빚어질 수 있는 만인에 대한 만인의 대립관계는 우리가 불안스럽게 경계해온 일이다. 「다양성」이 곧 「대립관계」로 이어져야 하는 게 아니라는 점을 다시 생각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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