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대통령이 페만작전 분담금을 거론하면서 한국을 일본,서독,사우디아라비아 같은 부자나라와 동렬에 놓았을 때 많은 사람들이 놀랐다. 『우리가 과연 부자나라인가』. 그러나 다른 부자나라에 20억,30억,50억,80억달러를 요구하면서 우리에게 4억5천만달러만 분담통고 했을 때 그래도 이쪽 사정을 이해해주는가 싶어 다소 안도 할 수가 있었다.페만 지원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미 하원 외무위 아시아ㆍ태평양 소위청문회에서 「한국군 파병」문제가 거론됐을 때 우리는 다시한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4억5천만달러는 의사타진용이고 사실상의 미국 속셈은 「한국군의 파병」을 끌어 내려는 것이 아닌가하는 추론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미국이 국가적 대사를 당하면 정부와 의회가 묵시적으로 협조하는 사례가 많았던 만큼 솔라즈위원장이나 루켄즈의원이 정부의 의도를 대신 흘릴 수도 있다고 보았던 것이다.
결론부터 말해 한국군의 파병은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다. 설사 한국정부가 파견의사가 있다 하더라도 국민여론의 컨센서스를 끌어낼 여건이 아니다. 솔라즈위원장은 『한국이 월남전에도 파병했는데 지금은 형편이 나아졌는데 왜 안되는가』고 반문했다고 하는데,사실은 형편이 더 나빠졌음을 그는 모르고 있는 것이다.
지금 한국은 군사적 적대관계에 있는 북한과 팽팽한 군사적 대결상태에서 다른 한편으로 대화를 시도하는 불안정기에 있다. 이럴 때 한쪽의 균형이 흔들리면 대화의 진전은 물론이고 현상유지에 문제가 생긴다.
이럴 때일수록 미ㆍ소 등 주변강대국이 균형을 깨는 충격을 주어선 안된다.
월남전때는 솔직히 말해 참전을 통해 달러를 번다는 국민적 합의가 있었으나 지금의 한국 내정은 국론이 분열돼 있고 정치,경제,사회의 불안이 점고하고 있어 해외에 눈을 돌릴 여력이 전혀없다.
솔라즈위원장은 87년,당시 전두환대통령이 4ㆍ13개헌논의 유보조치를 취한데 대해 한 기고를 통해 「서울에서 불과 50㎞밖에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 적대적인 북한이 있다. 김일성은 한국의 불안을 적화통일기회로 간주할지도 모른다」고 한반도사태를 우려한 장본인이다.
그가 그 후의 한국사정을 추적해주지 않은데 대해 섭섭함을 금할 수가 없다.
물론 한국사람들은 6ㆍ25때 참전해 이 나라를 공산화되는 위기에서 구해준 미국과 유엔군의 역사적 공헌에 대해 깊이 감사하고 있고 그 은혜를 잊지 않고 있다. 미국의 원조로 이 나라가 쓰러지지 않고 재기할 수 있었다는 것도 40대 이상의 전쟁세대들은 잘 기억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경제가 어렵고 미증유의 수재를 당했으면서도 힘자라는데 까지 미국의 입장을 도우려고 분담금을 떠맡기로 한 것이 아닌가.
한국은 병력을 파병하지 않아도 의료,장비,운송 등 비용이 드는 역할을 분담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정부는 미정부나 의회쪽에서 다른 소리가 나오기전 분담금문제를 빠른 시일내에 분명하게 결정지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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