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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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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0.09.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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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일만 생기면 교육문제가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한다. 교통질서가 엉망인 까닭도 교육의 잘못으로 지적된다. 청소년 범죄가 극성을 떨수록 교육은 낯을 붉히지 않을 수 없다. 이래저래 동네북같은 신세로 사회병폐에 대한 책임의 한가닥을 떠 맡는게 오늘의 교육적인 상황이다. ◆배움이란 무엇인가. 깨닫는 것이다. 다산 정약용선생은 교육의 뜻을 알아듣기 쉽게 풀이한다. 그럼 깨달음은 무엇인가. 그릇된 것을 아는 것이라고 한다. 그릇된 것을 어떻게 깨닫나. 평소 쓰는 말에서부터 그릇됨을 깨달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람은 사람에 의해서만 사람이 될 수 있다. 사람에게서 교육의 결과를 빼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는 철학자 칸트의 생각도 다산과 뜻을 같이한다고 봄직하다. ◆교육의 본질은 결국 사람의 됨됨이를 가꿔가는 인간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교육현장에서 늦게나마 인간교육에 눈을 뜨고 실천에 옮기려는 움직임은 정말 반가운 일이다. 학교법인제철학원의 일선교사들이 「깨끗한 생활」이라는 국민학교용 교재를 펴냈다. 청결의식,환경보호,도덕성 회복이라는 인간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교재내용은 주입식이 아니고 「알아봅시다」식의 질문형과 탐구식임이 주목거리다. 인성교육에 착안한 것만으로도 그 가치를 평가할 만하다. ◆우리 교육엔 주름살이 많은 것이 엄연한 사실이다. 암기위주의 지식편중이 심하고 입학시험에 쪼들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지경이다. 입시공부=학교교육,교육정책=교육제도라는 등식이 아주 굳어져버렸다. 아는 것은 제법 있고 버릇은 없는 아이들이 그래서 양산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 문교행정은 권위만 내세우지 무슨 생각을 하고 교육을 어디로 이끌어가려는지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다. 일개 사학재단에서 인성교육의 절박함을 깨닫고 나설만큼 교육문제의 해결과 변화가 시급한데 구태의연한 고집만 부리지 않나 걱정이다. 수재를 당하고 둑을 고치는 어리석음을 교육에서 되풀이하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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