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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롭사 박종규씨에 준 돈은 뇌물”/국제중재재판소 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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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롭사 박종규씨에 준 돈은 뇌물”/국제중재재판소 판시

입력
1990.09.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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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기 판매위해 44억 제공”… 「호텔신축용」 일축국제중재재판소는 미국의 항공기 제조업체인 노스롭사가 한국공군에 제트전투기를 팔기 위한 불법적인 기도로 대통령 경호실장과 국회의원을 지낸 고박종규씨에게 지난 84년8월 6백25만달러(44억6천여만원 상당)을 주었다고 결론지었다.

20일 로스앤젤레스타임스지에 따르면 국제상공회의소 산하기구인 국제중재재판소는 이 돈이 호텔을 짓도록 지원한 것이라는 노스롭측의 주장을 일축하고 이같이 판시했다.

중재재판소는 판결문에서 노스롭이 지난 84년8월 한 소녀의 이름으로 개설됐으나 사실은 박종규씨가 관리하는 홍콩의 예금계좌에 6백25만달러를 입금시켰다고 밝혔다.

노스롭은 이 돈이 박씨와 합작투자로 서울에 호화호텔을 짓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중재재판소의 조사결과 이 돈이 구좌에 입금된 뒤 며칠 후 3백만달러는 싱가포르의 박씨 계좌로 옮겨졌고 나머지는 박씨가 동조자들에게 나누어준 것으로 확인됐다.

이 돈중 2백만달러는 후에 외환관리법 위반으로 투옥된 박씨의 보좌관 이민하씨에게,1백만달러는 호놀룰루에서 나이트클럽을 경영하는 사람으로 노스롭사를 박씨에게 연결시켜준 제임스ㆍ신씨에게 갔으며 24만8천달러는 한국에서 휠체어ㆍ강으로 알려진 강세희씨에게 현금과 여행자수표로 전달됐다는 것이다.

박씨는 F20전투기 25억달러어치를 팔려는 노스롭을 도와 시험비행을 할 수 있도록 알선했으며 이 시험비행중 한대가 추락한 것으로 조사결과 나타났다.

추락사고 후에도 박씨는 노스롭회장 토머스ㆍ존스씨에게 편지를 보내 『사고는 일시적 후퇴일 뿐』이라고 안심시켰다.

박씨는 이 편지에서 당시의 전두환대통령으로부터도 F20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히고 한 장군 및 장관과 나눈 대화까지 적었다.

노스롭은 F20전투기를 한국에 팔지 못했고 호텔도 지어지지 않은 채 박씨는 85년2월 사망했다.

노스롭은 박씨 사망 후인 지난 86년 호텔거래에서 기만 당했다면서 대한상사중재원에게 돈을 돌려달라는 소를 제기했다가 다시 국제중재재판소에 소를 제기했다.

한국중재원은 지난 5월 이 돈이 F20 판촉을 위해 노스롭에서 박씨에게 지불한 것이라고 밝혔었다.

국제중재재판소의 이번 판결은 대한상사중재원의 주장을 확인한 것일 뿐 아니라 노스롭측의 관련자까지 적시하고 있다.

판결문은 노스롭의 웰코ㆍ가시 수석부사장,제임스ㆍ도로시 태평양담당 부사장,도널드ㆍ울프 판매담당 부사장 등 부사장 3명이 이 돈 지출의 진짜 목적을 알았으며 토머스ㆍ존스 회장도 알고 승인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중재재판소의 독일인 중재자 볼프강ㆍ쿤씨는 『하위 관리자들이 짜고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최고 경영진들이 할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 회사의 토니ㆍ칸타피오 대변인은 『회사에서 투자한 돈이 한국 정부관리들에게 지불됐다는 보도를 뒷받침하는 사실은 판결문에서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로스앤젤레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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