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까지 미국과 남미에서 벌어지고 있는 코카인전쟁을 남의 일로만 여겨왔다. 그런데 콜롬비아산의 본바닥 코카인이 조직적으로 국내에 들어오고 있었다니 아직 규모는 작을지 모르나 이만 저만한 충격이 아니다. 오늘날 마약범죄망은 국경이 없다. 코카인과 같은 망국약물은 일단 국경을 넘는 길이 트이기만 하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속성이 있다. 도입초기인 지금 국가적 비상을 걸어서라도 원천봉쇄하지 않으면 두고두고 후회할 시점에 와있다.모르핀ㆍ히로뽕과 같은 모양의 백색의 분말인 코카인은 20세기 후반 들어 세계를 풍미하는 신종 마약이다. 남미 코카나무의 잎에서 추출된 알칼로이드인 이 약은 마약과 같은 중독 및 금단증상을 가진 망국의 약으로 불과 0.1g만 투여해도 중독이 되고 1g이면 사람이 죽는다. 이처럼 무서운 코카인은 그 습관성폐해와 함께 또다른 폭발적 해악요소를 지니고 있어 우리를 전율케 한다. 국제적으로 코카인의 공급을 독점하고 있는 무서운 범죄 카르텔의 존재가 바로 그것이다.
마약의 역사에서 19세기를 아편전쟁의 시대로 본다면 20세기는 코카인전쟁의 시대이고,이 전쟁을 겁없이 주도하고 있는 가공할 범죄조직이 그 카르텔인 것이다.
메데인ㆍ카르텔로 알려진 콜롬비아의 코카인조직은 지금 막대한 자금과 사병조직을 이용,콜롬비아정부는 물론이고 미국정부까지 맞상대하며 전면적인 코카인전쟁을 펼치고 있다. 코카인 단속을 주도하는 콜롬비아정부의 법무장관을 비롯,경찰책임자나 단속원을 무차별 사살하고 정부기관을 폭파하는 등 나라의 존재를 정면부정하는 폭거를 일삼고 있다.
국내에 8백여만명의 중독자를 가져 세계최대의 코카인 시장이 되고 있는 미국정부도 카르텔의 발호를 보다못해 고전하는 콜롬비아정부에 1천만달러 이상의 군사원조까지 주고 지원단을 파견하는 등 합동작전에 나섰지만 아직도 뿌리를 뽑지 못하고 있다.
이번에 적발된 코카인 밀수조직이 아직은 보따리장사 수준이긴 하나 메데인ㆍ카르텔의 지배를 받고 있는 콜롬비아 본산지와 우리나라가 직접 연계됐다는 점에서 그 카르텔조직의 국내침투를 무엇보다 경계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검찰의 이번 적발은 국내의 코카인 밀수 루트를 처음 밝혀냈다는 점에서 쾌거이다. 하지만 당국의 마약단속도 과거의 평면적ㆍ단속적 차원에서 입체적ㆍ종합적 차원으로 격상시키고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미 국내의 약물중독자는 한외마약을 포함하면 1백만명에 이르고 있고 히로뽕 판매액만도 1조원으로 추산되고 있는 현실이다. 국가적 비상체제로 지속적 단속과 함께 마약의 참화를 미리 교육ㆍ계몽하고,중독자들의 재활을 충분히 도울 수 있는 장치마련 등이 시급한 과제로 남는다. 한국도 이제 더이상 코카인 안전지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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