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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졸취업 예년보다 “좁은문”/하반기 사원공채계획을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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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졸취업 예년보다 “좁은문”/하반기 사원공채계획을 보면

입력
1990.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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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축소ㆍ아예 계획 못세운곳 많아/인문계비중 감소… 「북방관련」 “느긋”/생보ㆍ건설만 다소증가… 경쟁률 10대1 넘을 듯올하반기 대졸자들의 취업문이 예년보다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대부분의 재벌기업들은 경영규모가 확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와 비슷한 수의 신입사원을 채용할 방침이며 일부기업들은 채용규모를 줄이거나 아예 신입사원을 뽑지 않는다는 방침을 굳히고 있다. 대우ㆍ한국화약ㆍ삼미 등은 취업시즌을 불과 1개월여 앞둔 현재까지 채용규모나 시기등 구체적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으며 올해 고전했던 증권ㆍ철강업종의 기업중 상당수가 아예 신입사원을 뽑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수출부진ㆍ자금난 등에 이어 페르시아만사태에 의한 유가상승이란 악재가 겹쳐 경기전망이 불투명한데다 경영합리화ㆍ자동화 등을 통한 군살빼기가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하반기에 대졸신입사원을 공개채용하는 재벌기업 및 금융기관 공사의 채용인원은 줄잡아 2만명정도로 추산된다.

반면 응시자는 내년 2월 졸업예정자 15만여명을 비롯,미취업자와 재취업자등 「취업재수생」이 10만명에 육박,모두 25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평균 취업경쟁률을 10대1을 크게 웃돌 것으로 보인다.

○…현대 삼성 럭키금성을 필두로 대부분의 기업들이 예년과 같이 오는 11월4일에 일제히 필기시험을 치를 예정.

주요기업들이 같은 날에 시험을 치르는 것은 이중합격자를 예방하기 위한 것인데 상대적으로 지원선호도가 떨어지는 기업이나 특수분야는 1차 시험날짜를 아예 10월이나 11월 중ㆍ하순이후로 당기거나 미루고 있어 몇차례 더 응시기회가 있을 듯.

전통적으로 필기ㆍ면접 또는 서류전형ㆍ면접의 채용방법이 일반화되어 있으나 최근에는 절차를 세분화하고 자격요건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 특징.

롯데 쌍용 동부그룹은 채용시험을 서류전형ㆍ필기ㆍ면접 등 3단계로 시행하며 코오롱 산은 상은 등 많은 기업들이 응시자격을 전학년 또는 3ㆍ4학년 평균 B학점이상으로 제한하고 있다.

○…노조의 힘이 강화되면서 달라진 채용관행은 심리(적성ㆍ인성)검사와 면접을 중시하는 점.

즉 필기시험이 기회균등이란 측면에서 강점이 있지만 요즘같은 상황에서는 무엇보다 「사람됨」 이 최고라는 시각에서 대부분기업들이 인성검사등을 통해 「입맛」에 맞는 인재를 골라낸다.

최근에는 운영방법도 진일보해 삼성이 3인1조의 사장단 면접과 8인1조의 집단면접을 치르고 한국화약 선경등 상당수의 기업이 2∼3차례에 걸쳐 개별ㆍ집단면접을 혼용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회사들은 정신건강을 측정,채용후 부서배치에까지 활용하고 있는 실정.

○…이번 입사시험에서 나타나고 있는 또하나의 특색은 구직난속의 구인난.

첨단기술부문을 중심으로한 이공계 졸업자는 모셔가는 반면,사무직에 대한 수요는 오히려 줄어들어 인문ㆍ사회계 출신은 「찬밥」신세.

경영환경이 악화돼 각기업들이 감량경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다 이번 응시자들이 대부분 84,85년 입학한 졸업정원제 막둥이 세대여서 극심한 수요ㆍ공급의 불균형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0대 재벌의 이공계 대 인문계 채용비율은 평균 55대45였으나 올해에는 격차가 더 벌어져 6대4 정도.

최대인원을 뽑는 삼성은 지난해에 비해 이공계는 3백여명 늘린 반면,인문계는 3백여명을 줄여 이공계 대 인문계 비율이 5대1에 이를 정도.

한편 소련 폴란드등 동구권관련학과 출신은 북방교역붐으로 기업을 고를 수 있는 느긋한 입장이어서 인문ㆍ사회계내에도 희비가 교차.

○…안정성과 보수가 좋아 입사선호도가 높은 각급공사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졸신입사원 채용시 지방대출신을 50%이상 선발하는 「지방대생 할당제」를 시행하고 있어 서울출신 취업예정자들에겐 변수로 작용할 듯.

24개에 달하는 정부투자기관의 올하반기 대졸자 고용규모는 2천여명 정도인데 본사가 지방에 있는 담배인삼공사 수자원공사등은 지방대생이 크게 몰릴 전망.

○…업종별로는 몇년째 입사선호도 1위를 고수하던 증권이 ▲보수 ▲승진 ▲우리사주제란 3대 메리트가 퇴조하면서 빛을 잃었고 증권사들도 증시폭락사태에 따라 신규인원채용을 사실상 동결한 상태.

한편 기존의 국내 6개사외에 합작사의 지방사 외국사가 대거 신설돼 현재 28개로 급증한 생명보험회사 및 호황을 누리고 있는 건설업체등은 채용규모를 늘려잡고 있다.

○…신입사원선발에서 각기업들의 공통된 특성은 학교성적이 우수한 인재보다는 조직사회의 일원으로서 소양을 갖춘사람,미래지향적이고 창의적인 사람을 선호하고 있다는 점.

한편 취업전문가들은 합격에만 연연하기보다는 자신의 성향에 맞고 입사후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직장을 선택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김경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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