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난 2ㆍ3일 양일간 평양에서 열린 소ㆍ북한간 외무장관회담에서 한소 수교에 반대하는 이유를 비망록의 형태로 소련에 전달했다. 다음은 비망록의 내용.【편집자주】①소련이 남조선(한국)과 외교관계를 설정하면 조선의 분열된 현실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되고 분열상태 자체를 고정화시키는 것이 되어 「두개의 조선」의 존재를 국제적으로 합법화시키는 것이 된다.
②소련이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갖는 것은 다른 국가들이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갖는 것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소련은 제2차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함께 조선을 분열시킨 책임이 있는 국가다.
또한 소련은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북한)이 창건됐을 때 최초로 공화국(북한)을 조선민족의 유일한 합법국가로 인정한 국가다.
이러한 소련이 이제와서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맺는다면 그것은 조선에 「두개의 조선」이 존재한다는 것을 법적으로 인정하는 분열주의적 행동이 되며 명실공히 통일에 역행하는 행위가 된다.
③소련이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설정하는 것은 남조선당국자들의 「북방정책」을 실현시켜 주는 일이 된다. 「북방정책」의 본질은 우리측(북한)을 국제적으로 고립시킬 뿐만 아니라 미국의 전략대로 교차승인을 실현시켜 조선을 영원히 「두개의 조선」으로 분열시키려는 것이다.
④소련이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설정하면 우리나라(북한)의 사회주의제도를 전복하려 하는 미국과 남조선의 공동음모에 가담,삼각결탁관계를 형성하는 일이 된다.
그렇게 되면 남조선당국자들은 소련이 자기편에 가담한 것을 좋은 일이라고 하여 건방지고 오만해져 우리측을 독일식으로 흡수,통합하려 할 것이다.
⑤소련이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맺는다면 조소(북한ㆍ소련)동맹조약을 스스로 유명무실한 것으로 만드는 일이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이제까지 동맹관계에 의거했던 약간의 병기도 스스로를 위해 조달키 위한 대책을 세우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이는 조선반도에 있어서의 군비경쟁을 격화시키는 일이되고 조선반도의 정세를 극도로 첨예화시키는 일이 된다. 나아가서는 아시아ㆍ태평양지역의 전반적인 정세를 첨예화시키는 일이 될 것이다.
⑥전 조선인민,특히 남조선 인민의 통일의사를 꺾는 일이 된다.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소련이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맺는 것은 극히 나쁜 행위임이 명백한 데도 불구하고 그것을 강행한다면 조선반도에 있어서의 긴장완화 및 아시아ㆍ태평양지역에 있어서의 평화와 안전의 견지에도,조소 양국 인민의 이익이라는 견지에서도 누구에게도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오지 않을 것이다.<내외>내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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