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민심 조기수습 문책인사/3부장관ㆍ충북지사 전격경질 배경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민심 조기수습 문책인사/3부장관ㆍ충북지사 전격경질 배경

입력
1990.09.20 00:00
0 0

◎URㆍ치수ㆍ각서파문에 경고성/계파안배 초월 국정장악 포석/산적한 현안에 장관교체로 대처는 미흡 시각도○불필요한 후유증 없애

○…19일의 일부 개각은 수재 및 소관부처업무와 관련된 문책과 민심수습의 두가지 성격을 동시에 띠고 있다.

건설ㆍ농림수산ㆍ환경처 등 3부장관중 환경처는 연쇄인사에 해당되나 강보성 전농림수산 권영각 전건설부장관의 교체는 문책과 민심수습을 한꺼번에 겨냥한 것이라고 볼 수가 있다. 주병덕충북지사의 경우도 확실한 문책성 인사의 범주에 속한다.

이번 일부개각의 두드러진 특징은 종래 노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과는 전혀 다른 전격성을 띠고 있다는 점이다. 6공출범 이후 노 대통령은 여러 차례 개각과 당직개편 등 당정의 요직에 대한 인사를 단행하는 과정에서 오랜시간 사전에 뜸을 들여 불필요한 후유증을 낳게 한다는 평을 들었다.

노 대통령은 19일 개각에서는 이같은 전철을 밟지 않고 기습적으로 3부장관을 경질했다. 이번 인사의 전격성을 놓고 향후 노 대통령의 인사스타일을 점쳐 볼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즉 문제가 있을 경우 때를 가리지 않고 직무수행기간의 장단과 무관하게 교체하겠다는 단호한 의지의 표명이라는 것이다. 또 한가지 간과치 못할 대목은 노 대통령이 정부요직인선에 대한 고유권한을 이후부터 철저히 행사하겠다는 뜻을 예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야당 공세 미리대비

이는 3당통합 이후 내각 등 요직인선에서 민자당 지도층과의 사전 의견교환절차가 있었던 것과는 판이하게 다른 양상이다. 따라서 3당통합 이후 등장한 내각의 계파별안배의 형식은 자연소멸될 것이 확실시된다.

노 대통령은 계파별 안배형식에 의한 정부요직 기용이 업무의 전문성 결여,인기영합식 행정지향 등의 단점이있다는 것을 십분 고려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노 대통령은 일부 개각의 내용을 발표직전인 19일 아침 노재봉비서실장을 통해 김영삼 민자당대표최고위원과 김종필ㆍ박태준최고위원 등에게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이제부터 「통치=인사」의 등식을 철저히 지켜 집권후반기 국정의 효율적 장악을 시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의 부분개각으로 인해 당분간 개각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연말께 대폭적인 정부요직의 개편 가능성은 높다. 이번 개각은 야당과 여론의 수해문책성 공세에서 대비한 사전포석의 의미를 담고 있다.

노 대통령은 이같은 의미의 연장선상에서 정치상황 변화유도를 위한 민자당 당직개편을 조만간 전격적으로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

○당직개편 단행 가능성

한편 이번 일부개각을 놓고 일부 국민들 사이에 비판적 시각이 있는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우선 수재와 부실 농정에 대한 책임이 소관부처장관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지적을 들 수 있다. 특히 농수산행정의 경우 장관문책이라는 「땜질식 처방」으로는 산적한 현안을 풀어나가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하나는 노 대통령이 이번 인사에서도 어김없이 여론의 고정관념을 깨뜨리지 않고 있다는 데 대한 아쉬움이다. 신임 조경식농림수산,이상희건설장관은 모두 특정지역출신이며,노 대통령과 연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는데 일부 국민들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강 전농림수산ㆍ권 전건설부장관은 이번 수재가 아니라 하더라도 인책사유가 중첩되어 있는 것으로 관측돼 왔다.

특히 강 전농림수산의 경우 지난 8월초 농어민 후계자대회 파문 이후 지금까지 우루과이라운드협상문제와 관련,여러가지 잡음을 일으켜 민자당 계파 안배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낳게한 장본인이라는 혹독한 평가를 받아왔다.

강 전농림수산은 우루과이라운드협상과 관련,효율적 정책입안과 추진보다는 인기영합적이고 정치적 발언으로 일관해 농어민들로부터 원성을 들었으며 청와대에서의 주요정책보고시 업무파악 능력과 관련해 노 대통령으로부터 몇차례 지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권 전건설장관에 대한 이번 경질의 주요원인은 한강 치수에 대한 인책이며,지난 8월20일의 건설부 집단항명파동은 경질과 직접 관련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그만큼 노 대통령이 평소 권 장관의 소신과 능력에 대해 평가를 해 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청와대의 이같은 시각과는 달리 권 장관의 부내업무통솔방식이 일방적인 하향식으로 일관해 문제가 되고 있다는 부정적 시각도 있었다.

○경제팀의 경고분석도

이번 인사에서 가장 확실한 문책성인사는 주병덕충북지사의 경질이다. 주지사는 지난 14일 국회의 충주댐 수재현장 조사단과 동행하던 도중 수재민들의 항의에 못이겨 「충주댐의 수몰선 측정이 잘못됐다」는 내용의 각서에 서명해 정부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노 대통령은 이같은 내용을 보고받고 크게 불쾌해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번 인사는 특정사안에 대한 문책과 함께 이승윤경제팀에 대한 부분적 경고의 의미가 가미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농림수산ㆍ건설부가 모두 경제부처이며,특히 우루과이라운드 협상문제는 농림수산부 한정되지 않은 범정부적 현안이기 때문이라는 풀이가 강하다.<이종구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