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민족 집단행동 유례없어/뉴욕시장 “상점앞 격리”약속/한인사회의 단결ㆍ잠재력 과시뉴욕거주 한인 1만여명이 18일 상오11시(현지시간)부터 3시간동안 뉴욕시청앞 광장에서 벌인 인종화합대규모시위는 미국내 소수민족의 인권투쟁에 새로운 장을 연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인들은 이날 8개월이상 흑인들의 조직적인 불매운동에 시달려온 브루클린소재 「패밀리 레드 애플」대표 장봉재씨(35ㆍ본보 7월26일보도) 등 한인청과상들의 외로운 투쟁을 보다못해 「우리는 모두 하나다」라는 슬로건이 적힌 플래카드와 피켓을 들고 자발적으로 한데 뭉쳤다.
이들은 ▲법원의 결정대로 한인청과상앞 시위제한 ▲연방 및 주정부의 인종화합을 위한 구체적 조치 강구 등 4개항을 결의했다.
미국에서 소수민족이 시정부에 대응,이같이 대규모 집단시위를 벌인것은 미국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로 미정부는 물론 미국시민들과 매스컴이 큰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날 시위대가 흑인들의 불법적인 불매운동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분규에 대해 뉴욕시 정부의 적극대응을 촉구,딘킨스시장으로 부터 『법원판결대로 한인청과상 앞의 흑인시위대를 50피트밖으로 철수시키겠다』는 약속을 받아낸것은 한인사회의 단결과 잠재력을 과시한것으로 주목되고 있다.
한인들은 이날 일제히 상점문을 닫고 대회가 열리기 2시간전인 상오9시께부터 한인단체가 동원한 버스와 밴,한인소유 수백대의 택시로 광장에 모여들기 시작해 대회가 절정을 이룬 낮12시께는 뉴욕시민과 흑인 인권단체 회원들까지 대거동참,시위대는 수만명에 달했다.
청과물과 생선류를 취급하는 한인상점들의 휴업으로 청과물도 매창구인 헌츠 포인츠청과시장과 풀톤어시장은 이날 하루동안 마비되기도 했다. 시청앞광장에 마련된 본부석에는 한인사회지도자들과 뉴욕시 관리,연방정부인권담당자들이 자리해 대회진행을 지켜보았다.
변종덕한인회장은 『흑인들의 불매운동으로 한인청과상들이 수십만달러의 피해를 보고있다』며 『우리들은 이번사건을 계기로 미국내에서 책임있는 소수민족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흑인다수를 이끌고 시위대에 합류한 전국적 네트워크를 가진 인권단체 CORE의 로이ㆍ이네스회장은 『한인들의 상대는 청과상앞 시위주도자인 소니ㆍ카슨이 아니라 딘킨스시장과 시정부』라며 『이번 대회를 통해 미국내의 인종화합과 단결이 이루어 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인청과상측 변호사 리처드ㆍ이조씨는 『오늘의 승리는 한인들이 뭉쳐 쟁취한 것으로 시정부는 아무것도 해준것이 없다』며 『한인들의 인내와 노고에 미국사회는 아낌없는 후원을 해줘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광장앞에 마련된 임시본부석에는 뉴욕시관리정치인 연방정부 인권국관리 흑인지도자 뉴욕시민 등 50여명이 찾아와 한인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한인들은 질서정연하게 대회를 마친뒤 하오2시께부터 아리랑을 합창하면서 광장을 빠져나갔으며 광장곳곳에서 쓰레기를 모두 수거했다.
대회를 지켜본 한 경찰관계자는 『수만명이 운집한 대회가 이처럼 평화롭고 질서있게 치러진것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이날 한인들의 뉴욕시청앞 평화대회는 미국내 소수민족의 인권회복과 권리신장에 크게 기여하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뉴욕지사>뉴욕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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