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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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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0.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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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에 차이는 있겠으나 세상살이란 시련의 연속이게 마련이다. 그래서 흔히들 말하기를 인생은 「고해」라고 부르기도 한다. 삶의 고비 고비마다 뜻밖의 난관에 부닥쳐서 절망의 구렁텅이에 떨어지기도 한다. 이럴 때면 누구나 한번쯤은 자살의 유혹에 빠지기도 한다. ◆자살이란 오늘만의 사회문제는 아니다. 희랍의 철인 소크라테스도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것은 인간의 생명이며 지구보다 더 무거운 이 생명을 어떻게 죽느냐보다,어떻게 사느냐에 더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의 교육자인 고린스는 자살은 최악 살인이며 자살할 용기가 있으면,그같은 용기로 주어진 운명을 개척해 나갈 것을 권고했다. ◆독일의 문호 괴테도 삶의 가치와 환희는 생명의 존귀함을 깨닫고,생활에 충실할 때 맛볼 수 있다면서 자살을 타기했다. 이와는 달리 염세주의자인 쇼펜하워는 자살 예찬론을 폈다. 만물의 영장인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 자살이라는 것이다. 니체도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없을 때는 죽을 자유가 있다고 강변했다. ◆우리나라가 고도 산업사회로 진입함에 따라 인명경시의 자살풍조가 만연되고 있다. 정부의 통계에 의하면 지난해의 자살자는 7천6백74명으로,인구 10만명당 18.1명꼴이다. 우리나라가 자살을 가문의 수치로 여기고 있기 때문에 사실은 통계에 잡히지 않은 부분이 많아 실제 자살숫자는 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15일 60년 만의 대홍수로 농경지가 하루아침에 모두 유실된 60대 농부와 섬강교 교통사고로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을 한꺼번에 잃은 30대 고교교사가 자살했다. 자살은 사방이 꽉 막힌 절망 속에서의 탈출구의 모색이라고 심리학자들은 분석하기도 하나 어느 경우이건 자살은 미화될 수 없다. 시련을 겪고 있는 수재피해자들이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힘닿는 데까지 돕는 인보의 정신을 발휘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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