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원전건설 확대해야 하나/지상논쟁(경제인광장)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원전건설 확대해야 하나/지상논쟁(경제인광장)

입력
1990.09.17 00:00
0 0

국민생활수준의 향상에 따라 고급에너지인 전기소비가 계속 큰폭으로 증가,전력예비율이 한때 10%선에도 못미치는등 전기안정공급이 위협받고 있다. 이에 따라 전량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석유소비를 줄이고 안정적인 전력공급확대를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원전건설확대가 가장 바람직하다는 견해가 정부측으로부터 제시되고 있는 가운데 방사능오염등 환경문제와 관련한 원전반대주장도 거세게 일고 있는 상황이다. 원전건설은 과연 확대되어야만 하는가. 관계전문가의 의견을 듣는다.<편집자주> ◎미ㆍ소등 선진국 잇달아 계획취소/최열 공해추방운동연합 공동의장/폭발땐 한반도 끝장나/가치판단 국민의 손에

핵이 인류의 가장 이상적인 에너지라는 장미빛기대는 79년 미국의 드리마일 사고와 86년 소련의 체르노빌 참사로 여지없이 깨어졌다. 올해 초 AP통신이 발표한 80년대 10대 뉴스에 체르노빌 핵참사가 들어간 것만 봐도 전인류에게 얼마나 큰 피해와 충격을 주었는지 잘 알 수 있다.

미국은 드리마일 사고이후 신규 핵발전소 건설은 단 1건도 없고 소련은 체르노빌 사고이후 계획중이거나 건설중인 것 23기를 취소했다.

스웨덴은 국민투표로 핵발전소를 건설치 않기로했고,독일등 유럽은 터졌다하면 핵발전소 반대시위인데,우리나라에서는 선진국에서 한물간 내용을 가지고 공해가 없고 절대안전하고 경제적이라고 신문 잡지 등 매스컴을 통해 대대적인 홍보공세를 취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9기의 핵발전소가 가동되고 있지만 가동중일때는 항상 위험성이 뒤따른다. 1백만개이상의 부품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기계의 결함,인간의 실수,지진이나 해일등 천재지변,전쟁에 의한 대형사고,핵폐기물의 처리문제,방사성물질의 환경누출문제,온수배출로 인한 해양생태계의 파괴,그리고 현장노동자의 피폭문제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다.

우선 현대과학으로 전혀 해결치 못한것이 핵연료가 연소되면서 남는 죽음의 재이다. 담배 필터정도 크기의 핵연료가 연소하면 한 가정이 일년정도 쓸 수 있는 2천㎾H 정도의 전력이 나온다. 그러나 여기에서 생기는 핵폐기물은 인간 5만명을 폐암에 걸리게 할 수 있는 독극물이 생긴다. 한 가정의 불을 밝히는 대신 이처럼 독성물질을 남기게 된다. 핵발전소가 1년간 가동되면 5만명을 죽일 수 있는 물질이 1천만개나 나오는데 이 독성물질을 1백만년이상 관리할 수 있는 과학기술은 아직까지 없다.

불과 30년 정도의 수명밖에 안되는 핵발전소를 가동시키기 위해 3만세대의 후손에게 위험성을 껴안겨주는 기술은 참다운 기술이라고 보기 힘들다.

그 다음에는 미국과 소련의 핵참사와 같이 예기치 않은 대형사고이다.

만약 핵발전소에서 1초에 70톤이나 필요한 냉각수가 공급되지 않으면 불과 5∼10초 사이에 내부의 물이 다 증발되고,수분내에 온도가 섭씨 4천도까지 올라가 원자로가 녹아버리는 멜트다운이 일어난다.

우리나라는 소련과 달리 두꺼운 격납용기가 있어 절대 안전하다고 주장하나 콘크리트도 섭씨 3천도 이상에는 견딜 수 없다. 따라서 폭발되면 격납용기도 압력에 견디지 못하고 파괴되어 이틀이면 한반도가 죽음의 재에 뒤덮여 인간이 살 수 없는 국토가 된다.

이처럼 위험성이 따르고 사고가 나면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영광 핵발전소 11ㆍ12호기가 건설중이고 울진 13ㆍ14호기의 건설허가가 났다.

최근 핵추진론자는 석유가격 폭등과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지구의 온실효과를 말하면서 핵발전소야말로 그 해결책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 또한 허구이다. 왜냐하면 핵발전소를 전부 화석연료발전소로 바꾸어도 탄산가스의 양은 10%도 증가하지 않는다.

도리어 핵발전소 참사나 핵폐기물의 유출에 의한 사고는 지금까지 발생해왔고 앞으로 그 위험은 상존하고 있다.

이처럼 전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핵발전소의 건설이 공청회 한번 거치지않고 5공까지 지내왔다. 이제부터라도 핵에 관한 가치판단은 국민의 손에서 이루어져야 하고,국민이 반대하면 핵발전소의 건설은 당연히 중단되어야 할 것이다.

◎에너지위기대처 확충불가피/김윤집 한국전력공사 기획본부장/태양열 실용화안돼 “최선방안”

1,2차 석유파동을 겪은 것이 엊그제 같이 기억되는데 또다시 그런 악몽이 되살아 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소리가 지금도 그치지 않고 있다.

세계 각국이 에너지의 40%를 석유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고,더구나 우리로서는 아까운 외화로 수입하는 석유에너지에 목을 매다시피 하고 있는 형편이라 더욱 그럴 수밖에 없지 않나 싶다.

국내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중 막중한 비중을 점하고 있는 전기를 생산하는 연료 85%를 석유에 의존,발전원가도 전기요금도 비쌌던 1차 석유파동때 일이 연상된다.

돌이켜보면 「석유에서 벗어나자」는 이른바 탈석유 전원개발 사업을 강력히 추진했던 일로서 종래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 일변도에서 과감히 탈피,원자력발전을 서둘러 건설했다.

그 결과 오늘날 발전연료의 석유의존도가 15% 조금 상회하는 선에서 발전원가 부담도 덜어지고 마침내 요금인하요인을 낳아,우리나라의 종합요금은 대만ㆍ일본ㆍ영국 등 주요 경쟁상대국과 비교해 저렴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국민생활과 국가산업 발전에 적잖은 도움과 영향을 안겨주었다고 믿어진다.

80년도 전반기 경제성장률 6.2%에 비해 에너지소비는 5.3%에 머물렀던 적이 있었는가 하면,후반기 3저현상(저유가ㆍ저금리ㆍ저환율)의 호기때는 연평균 11.1%라는 높은 경제성장을 이루었고,에너지소비도 12.1%의 성장을 나타낸 시절이 있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갈 일은 유가와 탈유전원 개발정책에 힘입어 전기요금을 86년이후 일곱차례나 인하(25.7%),국민의 편익과 산업발전에 기여했던 것도 이 무렵이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가 사용하는 에너지중 가장 편리하게 많이 쓰고 있는 전기가 과소비라는 이상기류에 휘말려 곤욕을 겪고 있는 것이다.

올 여름 불볕 더위때 온국민이 함께 체험했지만,하계전력 최대부하가 예년보다 2백20만㎾ 더 증가,달갑지 않는 사상 최대기록을 또 경신한 것이다.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냉방기기 보급이 급증한데다 저렴한 전기료도 가세,수요를 부채질 했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정말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이러다간 해마다 1백만㎾급 원자력발전소를 2기나 더 세워야 겨우 충족될 수 있으니 말이다.

10년앞을 내다본 2000년대의 공급설비는 오늘의 설비(2천1백만㎾)와 맞는 시설로 대폭 확충해 나가야 하는 것이 불보듯 분명한 일이다.

무려 43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재원조달도 문제지만,입지확보와 환경영향,그리고 국민공감대 형성등 전력사업 특유의 난제들은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그동안 우리는 편리하고 풍부한 전력문화생활을 향유해 왔다. 그것은 앞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역시 탈유정책이 뒷받침되어,고리원자력을 비롯하여 메머드급 용량의 원전을 9기나 가동,본격적인 원자력시대를 열었고,그밖에 삼천포등 유연탄발전소도 수기 더 갖추는등 서둘러 전원단지를 완성한데 힘입었다고 해도 아무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본다.

바꿔말하면 우리는 원자력의 혜택을 그만큼 입고 지내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날로 가중되는 에너지난에도 불구하고 원전을 반대,태양열ㆍ풍력 등 대체에너지 도입을 주장한다. 하지만 이들 에너지개발은 실용화가 요원한 실정이기 때문에 지금도 총발전량의 50%이상을 점유하고 가장 값싸고 깨끗한 원자력으로 오늘의 에너지위기를 극복하는 길이 최선의 방안이라고 본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