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터 오물ㆍ가축사체로 뒤범벅/“수위조절실패” 당국보상 요구【단양=강승규기자】 지난88년이래 3년째 물난리를 겪고있는 충주댐상류 단양지역 주민들은 물이 빠지면서 페허처럼 돼버린 삶터가 드러나자 천재와 인재를 함께 원망하고 있다.
이재민들은 특히 이번 수해에서 충주댐건설당시 수몰선책정의 잘못,서울 한강수위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수위조절,충북에서 열릴 전국체전성화 수상봉송을 위한 방류제한 등 인재의 요소가 더 많았다고 항의하고 있다.
16일 물이빠진 매포읍1,2,3리와 신단양의 상진ㆍ도전ㆍ별곡리,영춘면 하리,가곡면 등 침수피해지역은 쓰레기와 오물,제멋대로 널려진 이불ㆍ가전제품,닭ㆍ돼지 등 가축사체들로 뒤범벅이 돼있었다.
어떤 가옥은 인근 목재소에서 떠내려온 대형원목 10여개가 지붕위에 걸려 서까래가 내려 앉았는가하면 침수당시 남편이 술을 마셔 가전제품을 하나라도 더 빼내지 못했다고 부부싸움을 벌이는 등 수마가 할퀴고 간 자리는 분노와 허탈감이 덮고 있었다.
충북도내에서 수해피해가 가장 심했던 단양군 매포읍은 주민들이 「매포 인재 피해대책본부」(주민대표 김영규ㆍ49ㆍ매포1리 126)를 구성,수해원인과 보상ㆍ이주 등을 놓고 난상토론을 벌이고 있다. 주민들은 또 집단시위에 대비하여 마을에 배치된 전경들에게 『초상집에 와서 위화감만 조성하고 있다』고 철수를 요구하며 거세게 항의했다.
피해대책본부 김영규씨는 『서울사람 살리기 위해 우리들을 희생시켰다면 응분의 보상이 있어야 한다』며 『충주댐이 만수위에 육박하고 매포읍이 물에 잠기기 시작했는데도 중앙재해대책본부는 이 지역에 침수위험경고조차 내리지 않아 피해가 더욱 늘어났다』고 분개했다.
또 장일문씨(32ㆍ매포1리 94의7)는 『이번 수해는 수자원공사의 수위조절실패에 의한 인재』라고 못박고 『다락에 올려놓은 가전제품ㆍ이불까지 못쓰게돼 올겨울을 어떻게 견디느냐』며 한숨을 토했다.
집이 완파되지 않았어도 옆으로 기울어져 들어가지 못하는 주민,외상으로 구멍가게에 진열해 놓은 식용품이 거의 못쓰게돼 빚 갚을 걱정이 태산같다는 주민 등 걱정과 한숨이 온읍내에 가득찼다.
매포주민들은 『지난88년 이래 3년째 상습적으로 수해를 입고 있는데도 충주댐 만수위 1백45m이상 지역에 위치해있다는 이유로 이주를 시켜주지않아 결국 올해도 지난72년의 대홍수때와 같이 큰 피해가 발생했다』며 당국을 원망하고 있다.
매포읍은 지난88년 2명이 사망하고 1백7가구 5백60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수해를 입어 모두 58억7천8백여만원의 재산피해를 입었으며 지난해에도 50여가구가 침수 또는 파손돼 8억4천여만원의 재산피해를 입었었다.
한편 공장 본관 2층바닥까지 침수된 ㈜성신양회(공장장 이태래ㆍ51)도 물이 빠지면서 7백50여명의 전종업원이 복구작업에 나서고 있으나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 할지 몰라 애를 태우고 있다.
저장고에 있던 1만2천톤의 시멘트는 응고돼 사용은 고사하고 이를 제거하는 일도 큰 걱정거리이며 모터ㆍ전자시스템 등 시설물도 거의 교체해야 할 형편이다.
성신양회는 앞으로 3∼4개월동안 생산이 중단되는 것을 감안해 피해액을 6백여억원대로 추산하고 있는데 전국생산량의 11%를 차지하고 있는 이 공장의 가동중지로 올하반기 시멘트품귀현상을 더욱 가중시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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