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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적십자회담 재개하자(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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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적십자회담 재개하자(사설)

입력
1990.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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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적십자회담은 하루라도 빨리 다시 열려야 한다. 회담재개를 다그치는 우리네 심경은 늘 그랬던 것처럼 절박하기만 하다. 분단의 고통가운데 이산만큼 쓰라린 것이 없고 이산의 아픔을 씻어주는 일보다 더 중요한 민족의 사명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남북 총리회담에서 쌍방 당국이 남북적회담 재개를 권고한 것은 당연하기도 하며 매우 고무적이다. 대한적십자사는 오는 19일 실무접촉을 갖자고 북측에 제의하고,5년 가까이 밀려온 제11차 본회담 개최와 고향방문단 교환을 협의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민족의 명절인 추석도 다가오고 있다.

추석은 귀향의 명절이다. 누구나 가능하면 고향과 가족의 따뜻한 품에 안기기를 원한다. 그러나 유독 이산가족만은 그들의 소망이 불가능이라는 절망에 부딪친다. 이 엄청난 비극을 놔두고 통일을 외치는 것은 비현실적이며 비인도적 행위가 아니겠는가.

서울과 평양을 왕래하는 길을 처음 공식으로 열어 놓은 것은 남북 적십자회담이었다. 인도주의의 열의가 굳혀진 분단의 벽에 숨통을 터주었던 것이다. 남북적회담의 목적은 이산가족의 고통을 덜어주자는 것이다. 그래서 회담의 의제도 5개 항목으로 잡혔다. 주소와 생사의 확인,자유방문과 상봉,서신거래,재결합,기타사항이 그것이다.

희망에 찬 출발에 비해 결과는 실망적이었으나 우리는 남북적회담에 거는 기대를 버릴 수는 없었다. 규모는 적었으나 지난 85년 가을 남북 이산가족 고향방문단의 동시교환방문이 실현되었을 때 우리는 얼마나 보람을 느꼈던가.

분단선이 아무리 완강하고 험하다 해도 넘어서면 쉽게 넘어설 수 있음이 몇차례 왕래로 실증되었던 것이다.

남북적11차 본회담은 86년 2월 평양에서 열기로 합의된 바 있다. 그런데 북한측은 한달쯤 앞서 돌연 연기통보를 하고 오늘까지 회담의 성사를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본회담 개최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면서 정치ㆍ군사회담만 주장한 것이 북한의 일관된 거부자세인 것이다.

우리는 남북적 당국이 회담재개에 흔쾌히 합의하여,이산가족은 물론 남북한동포 모두에게 귀중한 추석선물을 안겨줄 것을 기대한다.

이산가족의 생사 확인과 감동적인 만남이 이뤄질 수만 있다면 통일의 열기는 한층 뜨겁고 힘차게 불꽃을 날리며 타오를 것이다. 겨레의 비원이자 인도적 요구를 그 어떤 이유로라도 더이상 외면할 수가 없다. 또 그래서도 안된다. 도도하게 흘러넘치는 민족의 갈망은 어떤 장애도 뿌리칠 수 있으리라 굳게 믿는다.

이산가족의 만남을 앞당길 남북적회담은 인도주의 차원에서 진행되어야 할 민족과 역사의 사업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남북적회담은 속히 재개되어야 함을 거듭 촉구한다. 하나의 핏줄,하나의 민족임을 과시할 이 사업을 늦출 까닭이 하나도 없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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