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복구서 보인 국민일체감을 살려가야정치가 어둡고 경제가 어둡고 사회마저 어두운데 이번에는 또 수마가 덮쳤다. 문자 그대로 엎친 데 덮친 격이 된 셈이다. 옛날에는 나라가 큰 재앙을 당할 때면 모든 백성이 발벗고 나서서 우선 재앙부터 극복해 놓고 보는 전례가 많았다고 듣고있다. 수해를 당한 후 우리들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복구를 위한 민ㆍ관ㆍ군의 혼연일체된 노력을 보면서 우리들에겐 아직 희망과 밝은 앞날이 남아있다는 어떤 흐뭇함 같은 것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민ㆍ관ㆍ군의 혼연일체된 힘은 단순히 수해라는 자연적 재앙의 극복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나라 전체가 큰 어려움을 당할 때면 언제라도 발휘될 수 있는 우리 국민의 자연스런 본래의 성향이며 모습이라고 보아 과히 지나친 평가는 아니라고 보고 싶다.
재해를 당한 이웃의 아픔을 자기 아픔으로 알고 가능한 모든 온정을 베풀줄 아는 따뜻한 마음가짐과 이해심이야말로 지금 우리 사회가 가져야 할 가장 긴요하고 아쉬운 근본이 아닌가 여겨진다. 수해라는 큰 재앙을 당한 끝에 모처럼 만에 이루어낸 국민의 이같은 일체성을 정치와 경제는 그대로 반영해야 할 책임이 있을 것 같다. 정치나 경제가 일체성의 흐름을 계속 살려나갈 수 있도록 새로운 자세와 마음가짐을 다져야 한다는 얘기이다.
우리나라의 정치가 간 곳을 찾을 수 없게된 지도 이미 오래된다. 그 원인이나 발단의 사연이야 다 알고 있는 일이지만 결과만을 놓고 볼때 이래가지고서 어떻게 이 나라 정치가 국민의 빈축을 사지 않을 수 있겠는지 정치하는 이들 스스로가 생각해 봐야할 일이라고 하겠다. 모두가 당리와 사욕을 앞세우고 나라와 국민의 이익은 뒷전으로 밀어두기 일쑤이다.
사퇴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국민 모두가 알고 있는데도 대여 흥정거리용으로 의원직 사퇴서를 내놓고 있는 야권,날치기 법안통과를 해놓고도 반성이나 수치심을 가지지 않는 여당,국민이 이렇게도 엄청난 재앙을 당하고 있는데 아직 정치싸움에만 골몰하고 있는 정치권을 보면서 도대체 정치란 누구를 위해 존재하고 있는 것인지 회의를 갖는 사람들도 적지 않을줄로 안다.
여야 할 것 없이 모든 정치권은 이번의 수해사태를 계기로 정치를 위한 정치대신 국민을 위한 정치,국민이 바라는 정치가 어떤 것인가를 진지하게 자성하고 정치의 본연의 길로 되돌아가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누가 보더라도 조만간 국회로 복귀하는 길밖에 없는 야권이라면 불필요한 정치적 흥정에 더이상 연연할 것이 아니라 적당한 선에서 타협짓고 하루속히 국회로 돌아가 산적해 있는 당면현안들을 해결하는 데 전력을 다해주기를 권하고 싶다.
수해복구문제뿐만 아니라 남북 회담문제,중동사태 등과 직결된 경제위기문제등 지금 우리앞엔 정치가 해결해주어야 할 난제들이 너무나 많이 쌓여있지 않은가. 누가 보더라도 내각제개헌문제나 지자제 실시의 세부문제가 정치정상화문제보다 더 중요하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수해복구와 구제작업에서 발휘되고 있는 모처럼의 국민의 하나된 마음과 일체성은 정치에 의해 그 흐름이 이어져 나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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