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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소홀ㆍ지각대피가 화 자초/15명 실종 한강 유람선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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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소홀ㆍ지각대피가 화 자초/15명 실종 한강 유람선사고

입력
1990.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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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착장 간격좁고 배묶은 와이어 빈약15명이 실종된 11일의 한강유람선충돌 사고는 이번 폭우중 서울지역의 최대참사로 홍수에 유람선안전관리ㆍ운영전반의 문제점이 겹쳤기 때문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11일 하오5시께 ㈜원광(대표 유복수ㆍ50)소속 새한강1호가 강아래쪽에 있던 ㈜세모(대표 유병언ㆍ49)소속 노들나루바지선과 여기에 계류돼 있던 노들1호,아이리스호를 들이받자 연결로프가 끊어진 아이리스호는 원효대교쪽으로 대피했으나 노들나루와 노들1호는 한데묶인채 마포대교까지 떠밀려갔다. 먼저 교각에 부딪친 노들1호는 침몰하고 그 위를 덮친 바지선이 마포대교난간 30여m를 부순채 멈춰섰으며 새한강1호도 마포대교쪽으로 떠밀려가 교각을 들이받고 전복됐다.

이 사고로 세모의 노들나루에 타고있던 노들1호기관장 박복산씨(66) 등 14명과 새한강1호 선장 성낙구씨(50) 등 15명이 실종돼 13일 세모경리부주임 김현대씨(30ㆍ경기 부천시 중동) 등 3명의 사체만 인양된 상태다.

사고는 원광바지선을 선착장에 묶어둔 철제와이어와 로프가 거센물살에 끊어지는 바람에 닻에만 매달려 불안해지자 바지선에 계류돼 있던 새한강1호와 아리랑호 등 2척의 유람선을 물살이 덜 센 원효대교쪽으로 이동시키려던데서 비롯됐다.

아리랑호는 무사히 떠났으나 새한강1호는 스크류에 부유물이 끼어 나가지 못하고 떠내려가다 노들나루 등을 들이받는 바람에 노들나루의 고정로프가 끊겨 참변이 일어났다.

사고의 직접 원인은 충돌이지만 그밖의 다른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사고당시 배가 정박해 있던 여의도선착장은 세모 원광 등 두회사 바지선의 간격이 원광유람선의 1척길이인 60m도 안되는 40여m로 너무 좁아 사고원인중 한가지로 지목되고 있다.

또 세모의 유람선은 FRP로 된 길이 30m 1백50통규모인데 비해 원광은 서울시의 당초 계획규격보다 2배가 긴 60m길이의 철선을 도입,충격을 받을 경우 탄력성이 떨어지고 선체가 각이져 좁은 하천용 선박으로는 적합치 않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길이뿐 아니라 4백70톤이나 되는 새한강1호 등 2척의 유람선을 바지선에 묶어둔 것도 무리한 조치였다.

원광바지선은 2개의 닻을 선수에,1개를 후미에 내려놓고 선착장에는 4㎝굵기의 철제와이어 2줄,5㎝ 굵기 로프 4줄을 묶어놓고 있었으나 급류를 견디지 못하고 끊어졌다.

결국 이번 사고는 65년만의 대홍수때문에 빚어졌지만 대홍수에 대비한 평소의 안전관리대책이 없었던 점과 한강이 위험수위를 넘어섰는데도 미리 안전지역으로 대피시키지 못하고 뒤늦게 허둥댄 안이한 태도 등이 화를 자초한 셈이다.<이재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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