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화 수상봉송위해 담수량 늘려 피해 커져/“서울 위험하다” 한강통제소,방류확대 불허물바다로 변한 충북 단양 침수지역 주민들의 수방행정당국에 대한 분노는 거세다.
『성화봉송을 한다는 이유로 충주댐의 물을 가둬놓지만 않았어도 이렇게 엄청난 침수피해를 입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서울지역의 침수피해를 줄이기 위해 충주댐의 물을 홍수수위까지 방류하지 않는 바람에 물에 잠겼습니다』
이번 홍수는 65년 만에 최고로 많은 비가 내린 천재이긴 하지만 단양의 침수지역 주민들은 할 말이 많다.
실제로 전국체전의 성화봉송을 앞두고 미관조성을 위해 충주댐의 담수량을 늘리지 않았던들 침수피해는 상당히 줄었을 것이라는 주민들의 주장에 일리가 있다.
13일로 예정돼있는 전국체전 성화의 해상봉송을 위해 충북도는 지난 8월말께 충주댐 관리사무소에 구두로 댐 담수량을 늘려 줄 것을 요청한 데 이어 지난 1일에는 공문을 보내 행사진행에 협조를 요청했다.
이에따라 충주댐 관리사무소는 평소 발전을 위해 초당 6백27톤씩 흘려내려 보내던 것을 홍수가 나기 8일전인 지난 1일부터 중간에 몇차례만 발전을 위한 소량의 방류만 있었을 뿐 방류를 사실상 중단했다는 것.
방류중단으로 충주댐 수위는 지난 1일 1백32.49m에서 비가 전혀 오지 않았는데도 홍수직전에 1백34.92m로 무려 2.43m나 높아졌다.
당시 댐수위 1백34.92m는 제한수위인 1백41m보다 6m 낮은 것으로 댐의 담수행위가 규정상 잘못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그러나 댐의 방류가 홍수조절이나 발전등 본래의 목적외에 미관조성이나 행사등의 이유로 이뤄졌다는 것은 있어서는 안될 일이다.
댐관리사무국측은 처음 『체전 성화의 수상수송을 위해 도당국으로부터 수량확보를 요청받아 수위를 높인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예년의 9월 평균 수위가 1백33m로 홍수직전의 댐수위 조절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으나 문제가 되자 부인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충주댐은 지난 11일 상오 11시 수위가 홍수 위험수위인 1백38m를 초과한 1백40m에 이르러서야 초당 3천톤의 물을 방류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날 하오 2시께 단양과 강원 영월ㆍ정선 등 상류지역에 많은 비가 와 초당 유입량이 1만5천2백여톤으로 늘어나는 반면에 방류량은 초당 7천여톤에 그쳐 수위는 홍수수위 1백45m에 가까운 1백42.12m까지 올라갔다.
댐관리사무소측은 수위가 크게 올라가 상류지역 주민들의 수해피해가 커지자 한강홍수통제소에 여러차례 방류허용을 요청했으나 『서울이 위험하다. 조금만 참아달라』고 해 방류를 미뤘다.
이에따라 구단양지역 대부분과 신단양 일부,매포읍이 물바다를 이루는 엄청난 피해를 냈다.
물론 충주댐의 늦은 방류는 서울지역의 비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불가피했던 점은 이해할 수 있으나 피해당사자들은 억울하기 이를 데 없다.
김영천씨(37)등 수해주민들은 『늦장마가 이미 예상됐던 상황에서 체전의 성화봉송을 위해 댐물을 가둬놓은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주장하고 『댐수위가 2m40㎝가량만 낮았어도 단양읍은 침수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개했다.
단양군 매포읍 매포리ㆍ우덕리 주민 2백여명은 13일 상오 11시30분께 단양군청으로 몰려가 충주댐 관리사무소측이 수위조절을 잘못해 막대한 수해를 입었다고 주장,피해보상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다.<단양=강승규기자>단양=강승규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