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일관 체니ㆍ파웰ㆍ스코크로프트 활약 줄어/한동안 뒷전 베이커 재등장… 「온건」채택 시사페르시아만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조지ㆍ부시 미국 대통령의 측근세력권에 미묘한 변화가 일고 있다.
미국과 이라크간의 무력충돌 위기가 일단 수그러 들면서 한동안 모습을 감추었던 제임스ㆍ베이커 국무장관의 활약이 점차 두드러지고 있다.
베이커장관은 13일 시리아를 전격 방문,지난 수년간 수렁에 빠져있던 미시리아 관계개선에 발벗고 나섰다. 베이커장관은 이에 앞서 12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동독에 관한 소위 「2+4」회담에도 참석했었다.
베이커장관의 이같은 「재등장」은 미국의 외교를 도맡아 책임지고 있는 그로서는 전혀 새삼스러울게 없다. 하지만 페만사태 발발 이후 한동안 뒷전으로 밀려났던 베이커장관의 재부상은 부시 행정부가 그동안 취해오던 대 이라크 강경노선을 조심스럽게 수정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신호로 보여진다.
지난달 2일 일어난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은 부시 대통령의 측근세력 판도에도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었다.
대외정책에서 비교적 온건론을 펴오던 베이커장관과 존ㆍ수누누 비서실장이 자취를 감추고 3명의 새얼굴들이 부시 대통령 주위에 자주 모습을 드러낸 것.
「백악관의 신 3인방」으로 불리는 이들은 브렌트ㆍ스코크로프트 안보담당 보좌관(65),딕ㆍ체니 국방장관(49),콜린ㆍ파웰 합참의장(53) 등으로 페만사태 발발직후부터 최근까지 미국의 대 이라크 강경책을 주도해왔다.
이들 3인은 부시 대통령이 중앙정보부(CIA) 국장과 부통령 재직시 함께 일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번 사태를 다루는데 있어 부시와 손발이 척척 맞는다고 알려져 있다.
스코크로프트는 부시가 CIA 국장때 포드 전 대통령의 안보보좌관을 지냈다.
또 부시와 마찬가지로 공군장교 출신이다.
미 육군사관학교와 공군사관학교에서 러시아사 교수를 지냈던 스코크로프트 보좌관은 군축전문가이기도 하며 외교에 있어서도 베어커보다 「한수 위」라는게 중평.
역시 부시 대통령이 CIA 국장때 그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체니 국방장관도 부시의 핵심 측근이다. 부시의 모교인 예일대 출신으로 34세라는 젊은나이에 포드 전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역임 했었다.
파웰 합참의장은 부시가 부통령 시절 레이건 전대통령 밑에서 국가안보 보좌역을 맡았다.
페만사태 초반에 대규모 미군파병을 역설,부시 대통령의 허락을 얻어냈다.
이들 3명은 비록 대 이라크 강경파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해외에서의 미국의 군사행동에는 가능한 최대의 범세계적 지지를 얻어야 한다』는 이른바 「부시독트린」을 신봉하는 인물들이기도 하다.
부시 대통령을 받들고 있는 강온 두세력간의 부침은 전쟁과 평화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거듭하고 있는 페만사태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이상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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