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민방/주도권쟁탈전 가시화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민방/주도권쟁탈전 가시화

입력
1990.09.14 00:00
0 0

◎「황금날 낳는 거위」참여싸고 신경전/선수친 기협,명분업고 대공세/“대기업 참여”소문파다… 알부자도 “군침”/공보처선 “김칫국부터 마신다”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민영방송참여를 공식선언한 가운데 상당수의 준재벌급 대기업들도 구체적인 참여를 모색하고 있는등 재계의 민방주도권쟁탈전이 가시화되고 있다.

기협중앙회는 중소기업들이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돼 왔을 뿐만아니라 우리 경제재도약을 위해 육성책이 절실하다는 명분과 당위론을 펴고있는 반면 대기업들은 자금력과 경영권의 안정등 나름대로의 논리를 내세우며 신경전을 펴고 있다.

특히 기협의 발빠른 행보에 대해 주무부처인 공보처는 「김칫국물부터 마신다」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데다 막강한 자금동원력을 가진 알짜부자들이 개인자격으로 신청서를 받아가는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민방주도권 싸움이 서서히 불을 뿜고 있다.

○…그동안 수면 아래에서 진행되던 민방참여 작업에 맨먼저 포문을 연 곳은 기협중앙회. 황승민회장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중소기업계의 민방참여를 공식 선언했다.

특히 회사명과 방송기자재도입계획등 구체적인 사안까지 발표해 은근히 민방참여를 모색하던 대기업들을 자극했다. 황회장은 이날 민방의 명칭을 가칭 ㈜국민방송으로 정하는 한편 오는 20일까지 회원사들의 참가신청서를 접수받은 뒤 발기인대회와 투자조합 창립발기인대회를 거쳐 공보처에 민방설립신청서를 내겠다고 밝혔다.

○…기협이 이같이 선수를 치고 나온 것은 두가지측면으로 풀이되고 있다. 즉 명분우위를 최대한 활용해 중소기업계의 중론이 결정됐다며 정부에 압력을 가하는 한편 회원업체들의 자본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전술이라는 것.

그러나 이같은 양동작전은 정부당국과의 사전내락설로 비화돼 공보처와의 관계를 악화시키는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낙점설은 공보처의 즉각적인 부인과 기협의 해명으로 일단 「진화」됐지만 여전히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실정.

○…민방설립을 주도할 기협의 투자조합은 중소기업체들이 5천만원이상 공동출자해 민방설립에 필요한 1천억원의 30%인 3백억원을 자금으로 결정할 예정.

기협은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문의전화가 쇄도하고 있다며 목표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또 투자조합에는 기계ㆍ전자부품업체 보다는 식품ㆍ섬유ㆍ화장품ㆍ슈퍼마켓 등 광고비를 상대적으로 많이 지출하는 식음료ㆍ유통업계가 주로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기협은 명분 우위에도 불구,몇가지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첫째 올해 예산 70여억원중 33억원을 정부에서 보조받는등 재정이 독립되지 않은만큼 민방운영시 정부의 입김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점.

이에 대해 기협은 투자조합이 별도법인이기 때문에 기우에 불과하다고 일축한다. 또 하나는 투자조합내 소액주주가 많아 경영권이 취약할 뿐만아니라 시간이 지나면서 지분을 파는 중소기업이 늘어 대기업의 「잠입」이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상당수의 대기업들도 새민방참여를 위해 만만치 않은 준비를 갖추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일진이 단독으로 30% 투자한다는 소문에서부터 한국화장품ㆍ인켈ㆍ맥슨 3사가 컨소시엄형태로 참여를 서두르고 있다는 것. 이들 업체들은 『기업치고 민방에 관심없는데가 있겠느냐』며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구체적인 준비에 대해서는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문이 계속 증폭되는 것은 민방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이기 때문. 또한 자산총액 4천억원이상의 대기업 집단의 참여가 금지된데다 연간 2조원에 달하는 광고시장에서도 투자수익이 보장되기 때문이다.<김경철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