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 야등원 방법뒷전 보신책만 나열/평민 날치기 인책요구… 5개원칙 고수/양당의원들 발언기피 지도부의존 역력예년처럼 10일 하오 문을 연 가을정기국회는 당초 예상대로 야당이 등원을 거부,「반쪽국회」의 파행이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여야는 이날 상오 국회개회에 앞서 각각 의원총회를 열어 국회대책을 논의했다. 그러나 여당은 당분간 국회를 열지않은 채 야당이 들어오기를 기다린다는 도리외에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했으며,야당은 5개항의 선행조건의 이행을 주장하며 등원거부를 계속한다는 자세를 늦추지 않았다.
한때 남북 총리회담을 계기로 해빙의 기류가 보이는 듯하던 여야관계여서 섣부른 기상도를 읽기는 어려운 실정이나 초반 국회정상화를 둘러싼 여야의 눈치싸움이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민자당은 상오 국회 146호실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성명서 채택을 통해 야당의 등원을 촉구.
이날 의총에서 당지도부는 의원들에게 『야당의 장내복귀 유도를 위한 방법론을 제시해달라』고 당부했으나 발언에 나선 의원들은 대부분 민자당의 「보신책」만 나열하면서 오히려 당지도부가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기대하는 눈치.
이날 김영삼대표는 『민자당은 국가경영의 책임을 맡고 있으므로 때로는 인내로써 기다리기도 하지만 영원히 기다릴 수는 없다』고 「유사시 단독국회 강행」의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토론에서 박태권의원은 『야당이 들어오지 않는다고 우리당도 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국회정상화때까지 당내 각종 특위를 활발히 운영하자고 제안했고 박경수의원은 『민생치안문제 등에 강력히 대처한다면 1백일 단독국회라도 국민들이 박수칠 것』이라고 핵심과 다른 주장을 제기.
의원들의 발언이 이처럼 계속 주변부만 맴돌자 황낙주의원은 『오늘 이자리에서는 야당이 들어오지 않는 데 대한 대책이 논의돼야 하는데도 한마디 거론조차 안되고 있다』면서 고성으로 불만을 토로.
황의원은 『여야는 적대관계가 아닌 공존관계라는 인식으로 현정국에 대한 심각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면서 『야당의 등원조건에 대한 우리당의 원칙을 제시해보자』고 촉구.
이에대해 의석에서 일부의원들은 『방법을 얘기하세요』라며 동조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으나 황의원 자신도 방법론은 제시하지 않은 채 물러나 버렸고 더이상의 발언신청 의원도 없는등 맥빠진 결론.
○…평민당은 마포당사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내각제 개헌포기 지자제 약속이행 조기총선 실시 날치기법안의 시정 민생문제 해결 등의 5개조건을 결의문의 형태로 내걸어 등원을 거부한다는 기존입장을 재확인.
의총 결의문은 『민생문제 해결을 위해 물가 추곡가 증시 우루과이라운드 부동산투기 등에 대해 즉시 여야 공동대책위를 만들자』고 제의해 한가닥 신축성을 보였으나 『날치기에 대해 여당소속 부의장과 원내총무가 마땅히 책임을 져야한다』고 구체적 거명까지 하며 여권을 압박하는 입장.
의총에서는 부의장과 원내총무차원이 아니라 김영삼 민자당대표까지도 인책범위에 포함시켜야 한다(허만기의원)는 주장까지 나왔으나 지도부의 만류로 제동이 걸린 정도로 강경한 분위기.
의총은 김대중총재의 30여분에 걸친 인사말에 이어 기초소위가 작성한 결의문을 채택했을 뿐 의원들의 발언은 거의없는 일사불란한 모습.
김총재는 인사말에서 『원칙없는 대화나 타협은 결코 있을 수 없다』고 전제한 뒤 『대화나 타협을 두려워하지 않겠지만 구걸할 생각도 없다』고 주장.
김총재는 『상대방이 지금처럼 무원칙한 등원을 요구할 때는 등원을 하지 않음은 물론 본격적인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등원여부가 여권의 태도에 달려있음을 강조.
김총재는 등원문제와 함수관계에 있는 야권통합과 관련,『야권통합은 어느 경우에도 이뤄내야할 절대적인 명제』라면서 『92년 선거때까지 야권통합과 야권후보 단일화가 기필코 이뤄질 것』이라고 장담.<신효섭기자>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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