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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베리아 내전종결 다시 “캄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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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베리아 내전종결 다시 “캄캄”

입력
1990.09.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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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군,도 대통령 습격ㆍ체포… 휴전협상에 찬물/국제전으로 비화,부족간 대량 학살극 우려새뮤얼ㆍ도 라이베리아대통령이 9일 프린스ㆍ존슨이 이끄는 반군 일파에 체포됨으로써 9개월 가까이 끌어온 라이베리아 내전은 새로운 국면에 돌입했다.

영국의 BBC 방송이 보도하고 미 국무부가 확인한 내용에 의하면 도대통령은 이날 다국적평화유지군인 서아프리카국가감시단(ECOMOG) 사령부를 방문하러 가던중 프린스ㆍ존슨 일파의 습격을 받아 두다리에 총상을 입고 체포,연행됐다.

이로써 정부군과 2개파의 반군이 대치하는 양상을 띠던 라이베리아 내전은 얼핏 종착점에 가까워진듯 보이지만 사실은 더욱 복잡한 구도로 얽혀들고 있다는 것이 관측통들의 분석이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전야에 찰스ㆍ테일러가 이끄는 반군의 기습공격으로 촉발됐던 라이베리아내전은 이후 6개월만에 반군이 국토의 요충지 대부분을 장악할 때까지 도대통령의 정부군과 찰스ㆍ테일러가 지휘하는 반군의 싸움으로 압축돼 있었다.

그러나 수도 몬로비아의 완전함락을 목전에 두고 전투가 소강상태에 빠져있던 지난 7월중순부터 반군인 라이베리아애국전선(NPLF)이 찰스ㆍ테일러의 다수파와 프린스ㆍ존슨의 소수파로 양분됐다.

이후 지난달 24일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 회원국중 나이지리아 가나 기니 갬비아 시에라리온 등 5개국이 다국적 평화유지군을 라이베리아에 파견하면서부터 라이베리아내전은 국제전의 성격을 띠게 됐다.

도대통령정권과 프린스ㆍ존슨이 이끄는 반군은 다국적 평화유지군의 주둔을 환영하며 다국적군주도하에 과도정부를 구성하자는 제안에 동조했다. 반면 찰스ㆍ테일러의 반군다수파는 다국적 평화유지군의 파병에 강력히 반발,공격을 가하는 등 아직도 대치상태에 있다.

테일러는 『다국적군의 목적이 궁극적으로 도정권을 구출하려는 것』이라고 비난하며 다국적군의 존재자체를 무시하고 있다.

문제는 1만여명의 병력을 보유하고 사실상 전국토를 장악하고 있는 테일러측 반군다수파를 4천명규모의 다국적평화군이 힘으로 제압할 수 없다는 데 있다.

또 서아프리카 경제공동체 15개 회원국중 다국적군에 군대를 파견한 5개 회원국을 제외한 여타 나라가 라이베리아내전에 대해 각자 다른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점도 사태를 복잡하게 하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즉 부루키나파소 코트디부아르등 몇개 인접국은 찰스ㆍ테일러에게 무기등 각종 지원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찰스ㆍ테일러는 『만일 다국적군이 도대통령을 구하기 위해 무리한 행동을 할 경우,라이베리아내전은 제2의 베트남전쟁이 될 것』이라고 공공연히 위협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돌발적으로 터진 프린스ㆍ존슨파 반군의 도대통령체포는 정부군과 반군사이의 휴전협상을 주선하려던 평화유지군측의 구상에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현지 서방외교관들은 프린스ㆍ존슨이 암묵적인 휴전상태에 있던 도대통령을 전격 기습,체포한 것은 평화유지군이 마련한 휴전협상테이블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한 전략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즉 수백명에 불과한 소수의 병력을 보유한 프린스ㆍ존슨이 도대통령을 무력화시키고 다국적 평화유지군과 찰스ㆍ테일러와의 일전을 촉발시켜 어부지리를 얻으려는 속셈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럴 경우 라이베리아내전은 더욱 갈피를 잡기힘든 국제전으로 비화돼 그 와중에서 병사들보다 훨씬 많은 수의 민간인들이 부족간의 적개심으로 학살되는 최악의 사태를 맞게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김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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