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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퇴치캠페인 잘하는 일이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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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퇴치캠페인 잘하는 일이다(사설)

입력
1990.09.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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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아ㆍ태평양 변호사협회(회장 이병호)가 8일 장충단공원과 서울 각 지역에서 일제히 90 마약퇴치캠페인을 벌였다.이 캠페인은 지난 4월 북경서 채택된 동협회의 불법약물퇴치선언문의 정신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기성세대의 무분별한 마약남용을 규탄하는 대회이며 캠페인 주체가 어린이와 학생,노인들이라는 점이 특색이다.

마약은 지금 AIDS(선천성 면역결핍증)와 함께 현대문명사회를 좀먹는 2대 재앙이다. 미국이 신판제국주의라는 세계의 비난을 받기까지하면서 파나마를 침공,그 나라 실력자 노리에가를 잡아온 것도 마약으로 병들어가는 미국을 지키기 위한 자위수단이었다.

마약에 관한 통계는 일률적으로 정리하기가 어렵지만 1년동안 검거한 마약사범을 전체인구에 대비하는 것이 일반적인 마약인구 추계로 통한다. 그 수치대로 한다면 마약의 천국으로 알려진 미국은 인구 10만명당 마약인구가 3백28명. 지역에 따라서는 5백명선까지 나오고 있다. 그 다음 차례는 밀도가 다소 떨어져 국제도시 홍콩이 1백24,태국 98,스페인 65,프랑스 55,영국 41로 나와 있고 이웃 일본은 18명이다. 우리는 일본의 절반선인 9명으로 아직은 심각한 단계가 아니다.

그러나 29명이라는 수치가 지난 9년사이에 급증하는 추세에서 생긴 것이고,단속의 끈을 늦추면 일본수준까지 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한다. 마약사범이 인구 10만명당 20명선을 넘으면 공권력으로 대처하는 것이 한계점이라는 사실에 미루어 볼 때 절대 안심할 처지가 못된다. 더군다나 선진공업국에 마약환자가 많다는 사실은 우리의 경제성장에 비추어 볼 때 이미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니다.

우리나라 수사기관이 마약사범을 본격적으로 단속하기 시작한 것은 60년대 중반부터였다. 당시는 밀수입된 헤로인이 주종이었다. 70년대는 대마초가 한창 유행돼 사회문제가 되었다. 그러다가 80년에 접어들며 우리나라에서 밀조돼 주로 일본으로 밀수출되던 히로뽕을 우리나라사람들이 쓰기 시작하면서 사태가 갑자기 심각해졌던 것이다.

검찰에 의하면 81년에 우리나라의 히로뽕 사범은 무려 5천여명이었다. 그뒤 검찰이 마약전담수사반을 두고 계속적인 추적을 벌여 88년 3천4백여명,89년에 1천9백여명으로 일단 급한 불을 끈 셈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마약사범은 단속으로만은 근절되지 않았다. 중독환자를 치료해 사회에 복귀시키는 일이 검거하는 일 못지않게 중요하다. 하나 치료체계와 규모가 현재로는 절대 미흡한 것이 현실. 마약범죄를 다루는 정부의 종합적인 안목이 없었던 게 옥의 티로 유감이다.

마약은 단속­치료­계몽의 3박자가 아귀를 맞추며 진행될 때 퇴치효과가 커진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어렵다. 전국민이 마약화의 심각성을 받아들여 퇴치운동에 참여할 때 극대화의 효율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그저께 시작된 마약퇴치캠페인은 선각자의 사회봉사로써 오랫동안 기억될 만한 일이라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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