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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과이라운드와 대항체질(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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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과이라운드와 대항체질(사설)

입력
1990.09.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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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담배의 국내시장 점유율이 올해들어 5%이상으로까지 늘어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같은 상황은 최근 대한YMCA연맹이 실시한 양담배 소비실태및 판촉활동조사에 의해 추정된 것이지만 지난 7월4일 경제기획원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도 4월말 현재 5.17%에 달한 것으로 나타나 수입개방 초기의 0.06%에서 급격한 증가를 보이고 있다.

양담배의 국내 시판량은 86년 9월1일 시판개시이래 시민의식에 의한 자제나 소비자보호단체의 제동등으로 간헐적인 증감을 보이기도 했으나 과장광고,과잉경품 등 줄기찬 판촉공세에 따라 상당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YMCA연맹 조사에 나타난 양담배 구입동기로는 「라이터,볼펜 등이 끼어 나오므로」 「자판기에 양담배밖에 없어서」 등 불공정판매행위에 따른 경우가 32.1%가 되고 「선물용」 「맛과 품질이 낮기 때문」 등의 동기도 46%나 되어 소비자의식의 취약함도 함께 나타나 있다.

그렇지 않아도 공정무역,시장개방 등을 표방하며 선진국들의 주도로 추진되고 있는 우루과이라운드(다자간 무역자유화협상)가 연내 타결을 목표로 하고 내년부터 연차적으로 각국에 파급될 추세에 있음에 비추어 우리 시장이 양담배 한가지에서만도 이렇듯 경품공세,소비자 구미 등에 의해 뒤흔들릴 정도라면 앞으로 겪게 될 전면적인 국제경쟁에서의 우리 입지를 우려하지 않을 수가 없다.

우루과이라운드의 진전에 따라 제조업뿐 아니라 금융ㆍ관광ㆍ농수산업 등 전 산업분야가 국내에서 외국기업과 심각한 전면경쟁을 겪을 것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사태가 여간 심각한 것이 아니다.

지금 전국 곳곳에서 농산물을 수입저지및 우루과이라운드협상 반대를 외치는 농민들의 시위가 격렬하게 벌어지고 있지만,우루과이라운드에 의해 손해를 보거나 피해를 당할 쪽이 농민들뿐만이 아니라는 점을 일반국민은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아 답답하기 짝이 없다.

직접적인 피해가 없는 경우라 하더라도 우리 기업이 경쟁력을 잃고 나라경제가 부담을 안게 되면 국민은 그 부담을 간접적인 형태로 떠맡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가는 나라가 경제식민지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할 수 있다.

어차피 수출을 하지 않으면 경제를 지탱해나갈 수 없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인 만큼 우루과이라운드협상을 외면할 수가 없다.

그렇다면 정부가 대응책을 마련하는데 정신을 바싹 차려야 하고,크고 작은 기업들도 살아남기 위해 전력을 기울여야 하겠지만 일반국민도 대항체질을 빨리 갖추기 시작해야 할 것이다.

외국산 농산물,외국산 의류,외국산 가재도구를 다투어 선호하고 외국 은행,외국 증권회사의 수익률이 좋다고 거래를 옮겨가는가 하면 외국 서비스기관의 서비스산업의 질에만 끌리는 게 국민적 유행이 된다면 우루과이라운드의 파고를 이겨낼 도리가 없다.

우리는 이것이 새로운 형태의 국난이라고 정의하고,범국민적 대응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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