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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 페만 「행동통일」모색/부시­고르바초프 오늘 헬싱키 대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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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 페만 「행동통일」모색/부시­고르바초프 오늘 헬싱키 대좌

입력
1990.09.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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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냉전후 새질서」가시화 관심/“동위상 제재”“외교해결”이견해소 주력/큰 진전없이 “반이라크”목청만 높일 듯조지ㆍ부시 미 대통령과 미하일ㆍ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일요일인 9일 핀란드의 헬싱키에서 5시간에 걸쳐 회담을 갖는다. 부시 미 대통령의 요청으로 긴급히 마련된 이번 실무형 정상회담은 물론 이라크문제가 주의제. 미소는 이라크의 쿠웨이트침략ㆍ점령에 대한 대처방안에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의 통과가 의미하듯 원칙적으로 컨센서스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이를 관철하는 수단ㆍ방법에는 미묘한 차이를 안고 있다. 이것은 중동에 대한 지정학적 이해관계가 다른데서 나오는 것이다.

미국은 소련이 미국에 동조,유엔 안보리가 ▲이라크의 쿠웨이트 철수 ▲쿠웨이트 합법정부(알ㆍ사바왕정)의 복귀 등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는 것을 가능케 하고 또한 이의 집행을 위해 금수와 봉쇄 등의 강제력발동을 허용한 것을 「냉전이후의 새질서의 태동」이라고 부각시키고 있다. 미국은 소련의 협력을 이처럼 높이 평가하고 있으나 소련이 미국과 금메달급의 동위상을 이루고 있는 것은 아니다.

부시 대통령이 고르바초프 대통령과의 협상에서 겨냥하고 있는 것은 미소의 확고한 동위상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대통령 사담ㆍ후세인에 대해 화ㆍ전 양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현시점에서의 주전략은 외교적 고립과 경제봉쇄다. 승리의 필요충분조건은 범세계적 참여다. 이라크는 시리아,터키,이란,요르단,쿠웨이트,사우디아라비아 등으로 둘러싸여 있다. 요르단을 제외하고는 이라크와 경쟁내지는 적대관계다. 요르단도 미국의 압력으로 유엔 안보리결의안을 따르고 있다.

소련도 그들 스스로 찬성한 이 결의안을 지키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미국은 일단 결속에 성공했다. 금수와 경제봉쇄에는 4개 항모전단을 포함한 함정 60척,항공기 4백여대 등 막강한 힘이 뒷받침되고 있다. 이라크 선박등 이 지역을 출입하는 모든 유조선,화물선 등이 감시를 받고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임검을 받는다. 미국의 요청에 따라 25개국이 중소규모로 함정과 항공기 등을 파견,봉쇄에 동참하고 있다.

문제는 현재와 같은 결속을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느냐다.

부시 대통령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협력을 과시,국내에서의 정치적 지지를 견지하면서 대외적으로는 소련,아랍권 등을 포함한 이탈자를 방지 하려는 의도다.

말린ㆍ피츠워터 백악관 대변인은 『미소가 헬싱키회담에서 이라크에 대한 보다 강력한 통일된 반대세력을 형성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소련에 대해 부분적으로 의심을 갖는 것은 이라크내의 소련 군사고문의 불철수다.

베이커 미 국무장관에 따르면 소련시민 1천여명이 대 이라크 군사판매와 관련,설치ㆍ조작ㆍ기술지도 등에 종사하고 있고 이중 1백93명은 군인이다. 소련 정부는 계약만료시까지 이들은 잔류할 것이나 재계약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철수불가를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다. 단테ㆍ파셀 하원 외교위원장 등 상ㆍ하원의원들은 소련에 군사요원 철수를 강력히 요구할 것을 베이커 국무장관에게 촉구했다. 이번 회담에서 소련측은 이 요구를 다시 거부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자신의 입장에서 부시 대통령에게 요구할 것이 있다. 그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부시 행정부가 단행할지 모르는 대 이라크전이다.

해ㆍ공군력은 미국이 압도적,하늘은 개전 하룻동안이면 미국이 압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바다는 이미 미국의 수중에 들어있다. 그러나 지상전력에 있어선 이라크는 백만대군,5천대전차 등으로 미국을 압도하고 있으나 이같은 수적우세도 이제는 좁혀들고 있다.

앞으로 1개월여 이후면 현재 1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는 미 지상군이 15만명내지 20만명선으로 증대될 것이며 이라크의 최신형전차에 대응할 수 있는 중형 M1전차가 사우디아라비아에 도착하기 시작했다. 이 중형전차가 4백∼5백대선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소련군부는 이란­이라크전쟁중을 포함,오랫동안 지원해온 우호국 이라크가 붕괴되면 미 군사력이 중동에서 압도적이 되고 따라서 이 지역에서의 힘의 균형이 상실될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겐나디ㆍ게라시모프 소 외무부 대변인은 미군 파병은 사우디의 요청에 의해 실현된 것이라고 미국측 입장을 두둔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 지역에서 정치적 해결과 미국의 철군보장이 빠를수록 우리는 보다 더 안정을 느낄 수 있다』고 미국에 대해 군사적 해결보다는 외교적 타결을 권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이라크에 대해서는 유엔결의안의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셰바르드나제 소련 외무장관은 베이커 미 국무장관과 이라크를 공동 규탄하고 쿠웨이트 철수 등을 요구하는 공동코뮈니케를 발표한데 이어 일본과도 같은 취지의 성명을 냈다.

고르바초프는 5일 소련을 방문한 타리크ㆍ아지즈 이라크 외무장관에게 쿠웨이트에서의 철수,인질석방 등을 강력히 요구한 것으로 보도됐다. 아지즈 외무장관의 방소는 정상회담을 앞둔 외교포석으로 이라크측은 전혀 양보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고르바초프는 아지즈 외무장관과의 회담 내용을 부시에게 말해 줄 것이다. 부시가 원하는 것은 소련의 중재역이 아니라 협력이다.

부시­고르바초프 양 정상은 쿠웨이트 철수,왕정복귀 등의 유엔 결의안을 목청 높게 재확인 할 것이나 큰 진전은 없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미소 양정상은 현재 교착상태에 있는 전략무기제한회담(START),유럽의 재래식 병력감축에 대해서도 논의가 예상되고 있다.<워싱턴=이재승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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