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식 실무접촉」시도 무반응 아쉬워”/북측 대표도 경제현실 타개고심 눈치남북고위급회담의 우리측 대표인 이진설 경제기획원차관(사진)은 8일 『이번 서울 회담에서 경제교류에 관한 우리측 구상을 대부분 제시했으므로 내달 평양회담에서는 뭔가 북측의 반응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차관은 이날 이번 회담에 대한 소감을 피력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고 『회담기간중 비공식차원의 실무모임을 갖자고 여러차례 제의했으나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고 아쉬워하면서도 『일단 남북 당국자간에 자리를 같이했다는 데 만도 의의가 있는 만큼 꾸준히 인내를 가지고 접촉을 계속해나가면 경협분야도 새로운 진전이 있지않겠느냐』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차관과의 일문일답.
회담대표의 한사람으로서 소감은.
▲상호불신의 벽이 예상밖으로 두터운데 놀랐다. 우리측이 군사적 위협에 시달리는 것처럼 북측도 「자유바람」이 스며들까봐 두려워하는 느낌이었다. 북측대표들은 남북경제교류와 관련,특히 우리나라의 일반시민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에 크게 신경쓰는 눈치였다.
경제협력에 관한 북측대표의 기본자세는 어떠했나.
▲경협에 대한 태도는 적어도 공개적차원에선 다소 기대에 못미쳤다.
그들은 팀스피리트훈련 미군철수 UN가입등 정치ㆍ군사분야가 보다 본질적문제이며 경제교류는 이에 부수적인 차원이라는 자세를 줄곧 견지했다. 우리측이 제안한 경협교류→신뢰구축 순서의 단계적 기능적 접근을 구차스러운 방식이라고 여기고 정치ㆍ군사문제 선타결을 주장했다. 여러차례 경협분야에 관해 비공식실무접촉을 시도했지만 반응이 없어 아쉬웠다.
승용차 동승땐 어떤얘기가 오갔나.
▲경제교류는 국민들의 복지향상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인도주의적 차원이 아니냐는 점을 주로 강조했다.
EC(유럽공동체)를 예로 들어 언어와 핏줄이 서로 다른 나라들도 경제적 공동이익을 추구하려고 지역경제통합을 시도하고 나아가 정치적 통합으로 발전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따라서 같은 핏줄인 남북이 홍콩등 제3국을 통한 간접교역수준에 만족하지말고 광산물등 서로 도움이 되는 분야부터 직교역을 늘리자고 말하니까 수긍하는 표정이었다. 그렇지만 경협필요성을 인정하는 기색을 보이다가 대화 끝부분에선 늘상 주한미군 팀스피리트훈련등 군사문제를 들고 나와 말꼬리를 흐리곤 했다.
카운터파트격인 김정우 대외경제사업부부장의 인상은.
▲상당히 말쑥한 모습이었고 대화솜씨도 세련됐다. 대외사업부는 합영법에 따라 외국자본 유치를 담당하는 부서로 1년에 3분의 1정도는 외국에 체류한다고 들었다. 김정우 부부장은 지난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 경제지도자회의(조순 당시 부총리도 참석)에도 북한대표의 한사람으로 나왔었다. 일방적인 생각일지 모르지만 그 역시 북한경제현실을 타개하기위해 크게 고심하는 느낌을 받았다.
이번 대표 일곱사람은 모두 대체로 인간미가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평양 2차 회담의 전망은
▲특히 경협교류분야에선 서울회담보다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정치ㆍ군사분야에 합의가 다소 이뤄질 경우 경협분야도 보다 탄력성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번 회담기간중 우리측 대표들은 어쩌면 올해 안으로 평양회담이외에 한차례 더 만남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암시를 받았다. 어쨌든 자꾸 만나다 보면 뭔가 길이 열리지 않겠는가. 인내를 가지고 꾸준히 한걸음씩 나아가도록 지켜봐 줬으면 한다.<유석기기자>유석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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