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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김 방북 가능한가/북 연총리 초청으로 새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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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김 방북 가능한가/북 연총리 초청으로 새 관심

입력
1990.09.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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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총재 평소 관심… 독자적 대북행동 시사/레드컴플렉스로 정부와 사전협의할 듯/김대표 여 지도자의 위치로 신중한 자세/모스크바방문땐 허담 만나 입북거부도북한의 연형묵정무원총리가 지난 6일 저녁 박준규국회의장 초청만찬에서 김대중 평민당총재와 김영삼 민자당대표를 구두초청한 것과 관련,두 김씨의 방북 가능성여부가 조용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북한은 지난 89년 김일성의 신년사에서 우리측의 정당및 사회단체 대표를 초청한다며 두 김씨를 직접 거명한 바 있다.

따라서 연총리의 두 김씨에 대한 구두초청은 이같은 맥락으로 풀이되지만,만찬회의 분위기나 남북관계의 진전등으로 보아 단순한 선전용만은 아니지 않느냐는 견해를 낳고 있다. 「두 김」 진영의 반응과 평양방문의 가능성및 조건을 알아본다.

○…평민당은 김총재에 대한 방북초청이 연총리에 의해 직접 전달됐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사안의 미묘함을 감안해 신중한 모습이다. 김총재는 만찬석상에서 북한기자들로부터 방북문제에 대한 질문공세를 받고 『기회가 되면 초청에 응하겠다』면서 『다음의 평양회담때 이 문제를 포함해 모든 문제를 잘들 하십시오』라고만 답변했다.

평민당은 그 이후 남북문제를 얘기할 때 이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고 있지만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사실.

왜냐하면 김총재는 지난 1월 노태우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이 끝난 뒤 대북문제에 대한 독자행동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 적이 있고 지난 6월에는 당내 중진 30여명을 총망라해 당내에 통일특위를 구성해놓고 있다. 평민당은 한때 독자적인 평양방문단 구성을 서두른 적도 있고 정부의 남북대교류 방침 천명때 평민당의 방북신청여부가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물론 평민당은 정부가 사퇴정국을 희석시키기 위해 실현성 없는 방북신청을 받고 있다는 이유로 방북신청을 하지 않았다. 평민당은 김총재가 지난 71년의 대통령선거때부터 통일문제에 대해 국내의 어느 정치인보다 적극성을 보여왔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대북문제에 대해 계속해서 의도적으로 비칠 만큼 큰 비중을 두어오고 있다.

김총재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남북한 전면개방과 유엔가입문제,주한미군 철수 등에 있어 제도정치권내에서는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입장을 취해오고 있다.

그러나 사실여부와는 관계없이 김총재와 평민당에 쏠리고 있는 선입견을 감안해 대북문제에 임하는 평민당의 행보는 매우 신중하다.

김총재 방북문제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평민당은 대북문제 추진에 있어 정부와 긴밀하게 사전협의를 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으며 김총재가 밝힌 「기회가 되면」이라는 얘기도 분위기 성숙뿐 아니라 정부와의 협의까지를 포함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김영삼 민자당대표측은 연총리의 평양초청을 내심 반기는 표정이다. 다만 사안의 미묘함과 집권당 대표로서 함부로 얘기를 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대표는 여건만 허락한다면 평양방문을 추진할 것이라고 측근들은 말하고 있다. 김대표는 야당총재시절부터 북한카드를 자신의 정치기반 확보의 한 발판으로 신경을 써온 게 사실이다.

6일의 만찬회에서 김대표가 연총리를 만났을 때 우선 김일성의 안부를 묻고 『나도 과거에 북한초청을 받았었는데…』라고 먼저 말을 꺼낸 것을 보아도 그의 적극적 의지를 읽을 수 있다.

김대표는 지난 88년 임시국회 대표연설과 그해 8월 동경 외신기자클럽 연설에서 『통일을 위해서라면 모스크바,북경,평양 어디든지 가겠다』고 의지를 표명했었다. 그리고 두차례 소련을 방문해 고르바초프를 끝내 만나는 끈기를 보였고 북경방문도 상당히 추진했었다. 따라서 정치인인 그가 노리는 목적지가 평양임은 쉽게 간파할 수 있다. 실제로 김대표측은 지난 89년 1월 연두기자회견문에서 평양방문 의지를 삽입했다가 김일성의 신년사에 자신을 초청한 것을 알고 이를 삭제했던 일화도 있다. 자칫 김일성과의 호흡일치로 비쳐질 가능성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김대표는 지난 89년 6월 모스크바에서 북한 조평통의 허담위원장과 회담할 때도 방북초청을 받았다. 다시 허담은 『김일성주석이 환영할 것이니 이 길로 평양으로 가자』고 제의해 김대표 일행을 긴장시켰는데 김대표는 「노태우­김일성」 정상회담을 역제의,확답을 피했다.

따라서 김대표는 평양방문 의지를 갖고 있기는 하지만 남북한관계의 복잡미묘함 때문에 섣불리 표출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남북 정상회담등이 중요한 남북 교착타개의 관건이라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권 2인자」로서의 위상을 위해,가능하다면 정치인으로는 첫 평양방문 기록을 원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할 수 있다.<이병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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