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극단적 대결 단숨에 해소는 어려워/이 정도면 성과있는 것… 꾸준한 노력 필요/연은 성실ㆍ진지… 단독회담없었고 차중 요담은 「사귐」강영훈국무총리는 남북 고위급회담 일정을 끝내고 돌아가는 북한대표들을 환송키 위해 7일 상오 8시20분께 공관에서 인터콘티넨탈호텔에 도착,3층 대기실에서 30분동안 우리측 대표단과 환담을 나누는등 시종 여유있는 모습이었다.
강총리는 이어 연형묵 북한정무원총리를 환송하기 위해 호텔 1층 현관으로 내려와 기다리는 도중 기자들에게 이번 회담의 의의등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강총리는 『이번 회담은 분단 45년 만에 책임있는 양측 총리가 만났다는 사실에 큰 의의가 있다』고 회담의 의미를 집약하며 기자들의 질문공세에 시종 웃음띤 얼굴로 답변했다.
회담을 마친 소감은.
『45년동안의 극단적 대결이 하루아침에 해소되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따라서 이번 회담은 양측 총리가 처음으로 만나 분단극복의 문제를 논의했다는 그 자체에서 의미를 찾아야 할 것입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첫 만남으로 이 정도면 나름대로 성과가 있는 것 아닙니까. 이번 기회를 통해 양측의 입장을 서로 충분히 알 수 있으며,또 서로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했고 이견은 차이를 줄이기 위해 애썼습니다』
연총리와의 단독회담은 없었는지요.
『없었습니다. 차중에서 단둘이 만난 적은 있었으나 그 만남은 「사귐의 차원」이었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연총리에 대한 개인적 인상은.
『성실하고 진지한 분 같았습니다』
6일의 비공개회의에서 유엔가입등 민감한 문제를 놓고 연총리와 벌인 논전은 강총리의 판정승이라는 얘기가 많은데요.
『그렇게 봐주면 고맙습니다. 연총리도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했습니다. 두드러진 점은 이번 회담이 말싸움 같은 것은 분명히 아니었습니다. 서로의 입장을 피력하고 이를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2차 (평양)회담 성사의 전망은.
『점쟁이가 아닌 이상 앞 일을 점칠 순 없겠지만 반드시 성사돼야 합니다. 이번 회담에서도 북측으로부터 2차 회담을 합의대로 평양에서 개최한다는 약속을 받았습니다』
비공개회의 내용중 발표하지 않은 것은 없습니까.
『없었습니다. 더 숨길 것도 없거니와 요즘 세상에 숨긴다고 해서 그것이 끝까지 알려지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국민들의 열기가 과거 남북 적십자회담때보다 못하다는 지적이 많은데.
『국민들의 민주시민의식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증거가 아니겠습니까. 남북문제는 하루아침에 결론이 나는 것이 아니며,양측이 한걸음 한걸음 꾸준히 노력해야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북측은 국민의 통일열망에 비해 정부의 의지가 낮다고 지적했는데.
『그들의 입장과 시각입니다. 우리 정부,국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통일을 열망하고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회담기간중 북측 대표단의 친척이라고 주장하는 시민들을 우리측 경호요원들이 막았는데.
『그렇지 않았을 것입니다. 여러 경로를 통해 내용과 뜻은 다 전달됐습니다』
강총리는 기자회견성 대화를 기자들과 나눈 뒤 한복차림의 호텔 여직원들에게 『북한 인사들이 중매서주겠다고 않더냐』고 조크를 하고 그동안의 노고를 격려했다. 이어 강총리는 카메라플래시를 터뜨리는 사진기자들을 향해 환한 모습의 포즈를 취하면서 『며칠동안 밤잠 못자고 취재했으니 휴가라도 가셔야겠구먼』이라고 덕담을 건넸다.
강총리는 시종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고,그 여유는 분단 45년 만에 책임있는 당국자간 만남이 처음 이루어졌다는 의의에서 나오는 것 같았다.<이영성기자>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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