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방패ㆍ침공등 제네바 협정 위반 불구/일부 법학자들 “정당성 근거조항 없다”/국제여론따라 「재판」결정날 듯미국이 페르시아만 사태의 장본인인 사담ㆍ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을 전범으로 규정,법정에 세우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국제적으로 논란이 일 것 같다.
미 국무부는 지난달 31일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의 국제법 위반사례를 수집중이라고 발표하고 정부차원에서 이루어졌든,개인이 저지른 것이든 후세인이 관계된 국제법 위반에 대해 어떠한 대응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의 이같은 성명발표는 비록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미국이 2차대전 후 나치전범들을 뉘른베르크법정에서 처벌했던 방식대로 후세인정권을 전복시키고 그를 체포해 법정에 세우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미국의 이같은 의도가 밝혀지자 이라크도 이에 맞서 부시 미 대통령을 인권탄압 및 사우디아라비아 회교성지에 대한 신성모독죄로 재판에 회부할 방침이라고 오히려 선제공격을 하고 나섰다. 이라크통신은 지난 4일 이라크법률가연맹과 인권협회가 「국제인권선언에 의거해」부시를 인민재판에 회부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라고 보도한 것이다.
그러나 이라크측 의도가 어디까지나 선전전의 성격이 강한데 반해 미국은 훗날을 위해 계획하고 있는게 분명하다.
미국이 지금까지 수집한 후세인의 국제법위반사례는 ▲주권국인 쿠웨이트침공 ▲서방인질억류 및 군사시설감금 ▲외교관체포 ▲외국대사관 폐쇄위협 등이다.
미국은 특히 인질들을 억류시키고 민간인들을 군사작전에 대항한 인간방패로 이용하고 있는 점이 제네바협정에 위반된다고 보고 있다.
지난 49년 조인된 제네바협정에는 이라크도 서명했는데 민간인을 인질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미국이 이라크의 국제법위반을 강조하고 있는 이유는 우선 대 이라크봉쇄 조치와 사우디파병의 정당성을 한층 더 높이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더 큰 속뜻은 여차할 경우 이라크에 대해 전면공격을 감행,후세인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한 구실과 명분을 사전에 마련해두려는 포석일 것이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파나마를 침공할때도 국가원수였던 마누엘ㆍ노리에가 장군이 마약 밀매 등 국제법을 위반해 그를 체포하기 위한 작전일 뿐이라고 변명한 바 있다.
당시 미국여론은 파나마에 대한 무력침공을 지지했었으나 일부 국제법학자들은 미국의 행동은 국제법상 어느 조항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지적했었다.
미국의 파나마침공은 명백히 파나마주권에 대한 국제법 위반이라는 것이었다.
또 미국의 「포세 코미타터스법」에 따르면 민간형사범에 대한 군대의 체포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60년 나치 전범인 아돌프ㆍ아이히만을 아르헨티나에서 체포 뉘른베르크전범 재판소의 법정에 세웠는데 당시 이스라엘 첩보원들의 행동은 분명한 아르헨티나 주권침해였으며 이스라엘도 이를 인정해야 했다.
다만 이스라엘의 나치전범 체포는 「나치전범들이 세계 문명질서에 반하는 보편적 범죄를 저질렀다」는 국제법적 해석에 따라 세계적으로 용인됐을 뿐이다.
따라서 미국이 후세인을 전범으로 체포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여론의 지지를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부 아랍국가들은 오히려 이라크의 쿠웨이트침공을 두둔하고 있으며 후세인을 「영웅」으로 칭송하는 경향마저 있어 미국의 뜻대로 그를 「전범」으로 규정하는데는 무리가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이라크는 국제법상 합법적 주권국가인 쿠웨이트를 침공했으며 서방인들을 인질로 붙잡고 있어 국제법을 위반한게 사실이다.
더구나 법이 언제나 강자의 편이라는 역설은 국제관계와 국제법적용에서도 통용되는 논리이다.
이라크가 미국에 의해 군사적으로 굴복될 경우,후세인이 법정에 서게될 지 주목된다.<이장훈기자>이장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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