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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총리 신랄한 논전/총리회담 사흘째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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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총리 신랄한 논전/총리회담 사흘째 이모저모

입력
1990.09.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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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총리 수세몰리자 쪽지오가/북서 회견 거듭제동 난항시사/신문사 방문 북기자단 “칼럼서 비난” 정정 요구도▷2차회담◁

6일 상오 속개된 2차회담은 시작후 5분정도 인사말이 오가는 과정만 보도진에 공개됐을 뿐 전체토의 과정은 완전 비공개로 진행. 따라서 1차회담이 폐쇄회로 TV를 통해 프레스센터에 중계됐던데 비해 이날 회담은 전혀 중계되지 않았다.

회담장에는 10시 정각 우리측 대표인 강영훈 총리가 대표단과 함께 입장한데 이어 곧바로 연형묵 총리가 북측 대표단과 함께 입장.

강총리는 10여분전에 먼저 들어와 앉아 있던 북측 수행원들에게 목례를 보냈으며 연총리는 손을 흔들고 입장하면서 우리측 수행원들에게는 거수경례를 하는 듯한 자세로 인사.

양측 총리는 반갑게 악수를 한뒤 북측대표단이 5일 밤 관람한 공연ㆍ영화 등을 화제삼아 환담.

○“무엇 보여줄까 고민”

▲강총리=잘 쉬셨습니까.

▲연총리=푹 잤습니다.

▲강총리=너무 급하게 많이 보여드리고 즐겁게 해드리려고 하다보니 도리어 짐이 되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연총리=온갖 성의를 다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강총리=고맙다고 말씀하시니 고맙습니다. 어제 저녁에 본 영화와 공연은 어땠습니까.

▲연총리=잘 보았습니다. 평양에서는 지금,50여개국이 참가하는 평양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서울 오기 전날 개막식에 참가했는데 돌아가면 폐막식에 참석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는 귀측이 보여주신 공연을 보면서 강선생이 평양에 오시면 무엇을 보여줄까 하고 고민이 많았습니다.

▲강총리=요새 사물놀이가 급속히 대중예술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외국 사람들도 와서 보고 찬사가 자자합니다.

▲연총리=외국 사람들은 처음 보는 공연이지요.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이라는데 요즘 날씨가 이를 실감케 합니다.

5분여간 인사말을 교환한후 양측 보도진이 자리를 비켜주자 곧바로 비공개회담이 시작.

상오 10시10분께 본격 시작된 회담은 연총리의 첫발언­강총리의 첫발언­토의­연총리의 종결발언­강총리의 종결발언 순으로 2시간여동안 진행.

양측 총리의 첫발언이 각각 30여분 이상씩 계속되는 바람에 실제 토의시간은 충분치 않았다는 후문.

회담중 북측은 ▲주한미군 철수 ▲팀스피리트훈련 중지 등을 완강히 주장하고 임수경양 석방등을 여전히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는데 회담후 우리측의 한 관계자는 『팀스피리트문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더군』이라고 회담 분위기를 설명.

그러나 우리측 대표단은 엘리베이터를 따라 들어간 기자에게 『원칙적인 부분은 비슷한 입장도 있었다』고 말해 원칙적인 부분에서 의견접근은 있었으나 구체합의까지 가지 않았음을 간접 언급.

또 회담중 토의시간에는 남북총리간에 논전이 워낙 강하게 전개돼 나머지 12명의 대표들은 제대로 발언도 못했다는 후문.

○유엔 단일의석 반박

특히 강총리는 북측이 내세우는 「유엔 단일의석으로의 가입」이 갖고 있는 문제점을 국제관례,유엔설립취지 등을 들어가며 조목조목 지적해 연총리가 아주 곤혹해 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언.

유엔문제등에서 연총리가 수세에 몰리자 북측 수행원중 실세인 임춘길 쪽에서 몇차례 쪽지가 넘어오기도 했다는 것.

낮 12시가 다돼가자 연총리는 『예정시간이 다 됐으니 회담을 그만 종결하자』고 제의해 회담이 우리측 의도보다 일찍 끝날 수 밖에 없었다는 것.

▷회견연기◁

회담 결과를 발표할 기자회견은 회담이 끝난뒤 몇시간이 지나도록 연기에 연기를 거듭해 회담 경과가 난항이었음을 암시.

이처럼 기자회견이 연기된 것은 『남북 양측이 회담결과 발표내용을 협의해 결정한다』는 사전합의에 따라 마련된 남북 대변인간의 접촉을 북측이 계속 미루었기 때문.

북측은 당초 회담 직후 대변인간의 접촉시간을 우리측에 통보해 주기로 했으나 계속 이를 미루다 하오 3시가 조금 지나 『노태우 대통령을 면담한뒤 대변인간 접촉을 갖고 회담 발표내용을 협의하자』고 요구해와 발표가 또다시 연기. 이러한 북측 태도는 청와대 예방후 노대통령의 대북 메시지 내용을 보고 회담결과 발표의 수준을 결정하려는 의도라는 게 우리측 관계자들의 분석.

▷신문사 방문◁

북측 기자 40여명은 6일 낮 두팀으로 나누어 동아일보사와 한겨레 신문사를 각각 방문,편집국ㆍ공무국 등의 신문편집ㆍ제작시설과 발송체제 등을 둘러보고 회사관계자들에게 기념품을 전달.

이날의 신문사 방문은 북측 기자단의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북측은 사전에 이같은 방문계획을 갖고 있었으나 그동안 전혀 내색을 하지 않고 있다 비공개회담이 열리는 시간인 상오 10∼12시 사이에 이같은 계획을 우리측에 전달한 것.

○“통일위해 함께 노력”

민주조선의 안복만 논설위원(57)등 북한기자단 19명은 이날 상오 11시45분께 동아일보를 방문,김중배 편집국장과 환담을 나누고 40여분간 편집국을 두루 구경.

안논설위원은 『지난 4일자 동아일보의 「횡설수설」(고정칼럼란)은 통일을 위해 온 북한대표단을 비난하는 내용이어서 유감스럽다』며 정정을 요구하기도.

안위원은 김국장이 『통일을 위해 남북 언론인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자 고개를 끄덕이며 『평양에 오시면 민주조선을 방문해달라』고 요청.

이날 동아일보 편집국에는 북한기자들을 취재하려는 내외신기자 60여명이 몰려들어 북새통.

한겨레신문사를 방문한 북한기자 20명은 지금까지 자신들의 통일의지만 천편일률적으로 강조하던 태도와는 달리 다수가 회사밖으로 빠져나와 시민들과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누는 등 자유분방한 모습.

○시민에 담배 나눠줘

송건호 사장 및 편집위원장과 간단한 인사를 마친 북한 기자들은 편집국 기자들과 삼삼오오 통일과 언론의 사명등에 대해 즉석 토론을 벌이는 한편 일부는 회사밖으로 나와 시민들에게 「공작」담배와 평양의 화보를 나누어 주며 『우리를 보니 느낌이 어떠냐』『백두산이나 금강산에 가보고 싶지 않느냐』는 질문을 거듭하는 등 취재에 열중.〈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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