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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류통해 신뢰회복부터/남북총리,평양회담선 실질성과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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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류통해 신뢰회복부터/남북총리,평양회담선 실질성과를(사설)

입력
1990.09.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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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남북한간의 실질적인 합의란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것이 또다시 확인되었다. 6일로써 이틀간의 역사적인 남북한 총리회담은 막을 내렸으나 통일을 열망하는 겨레의 가슴을 시원하게 해줄 획기적이고 가시적인 합의는 이끌어내지 못했다. 그러나 남북한 당국은 본격적인 대화는 이제부터라는 생각에서 이번 회담에서 나타난 상대방의 제의들을 폭넓게 검토,평양회담서부터는 하나하나 합의를 이룩해야 한다. 무엇보다 상호 기본입장을 청취,확인하고 특히 제2차 고향방문단 교환과 60세이상 이산가족의 재회를 위해 적십자 실무접촉을 갖기로 한 것은 첫 성과로 평가될 것이다.우리는 마지막 비공개회의에서 북한이 「긴급한 문제」라는 명목으로 유엔단일의석 가입,임수경양 등 방북인사 석방,팀스피리트훈련 중지를 중점적으로 역설한 데 대해 유감을 표시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은 특히 이러한 관제가 선결되지 않으면 장차 대화진전이 어려울 듯한 인상을 애써 비치고 있음은 이번 회담에 임하는 그들의 진의가 어디에 있는가를 의심케 해주고 있는 것이다.

우선 유엔단일의석 가입은 억지가 아닐 수 없다. 도대체 별개의 주권을 갖고 있는 국가와 체제가 유엔에 단일의석으로 가입하는 규정도 없는데다,설사 가입된다 해도 일관성있는 대표권 행사를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들은 고려연방제에 의한 통일후의 가입만이 최선이고 통일될 때까지 동시 또는 단독가입은 「영구분단의 고착」이라고 하나 동서독과 남북예멘이 나란히 가입했다가 오히려 공존을 거쳐 통일을 앞당긴 것은 무엇이라고 설명할 것인지 묻고 싶다.

다음으로 팀스피리트훈련의 폐지 또는 수년간 중지요구도 설득력이 결여되어 있다. 팀스피리트훈련이 북한에 대한 군사위협이라고 하나 그렇다면 북한 휴전선 가까이에 막강한 군사력을 전진배치 했을 뿐더러 심지어 휴전협정을 위반하면서까지 비무장지대안에 숱한 진지를 구축한 것은 모두 평화와 통일을 위한 것이라고 말할 것인가. 팀스피리트는 당초 공격용이 아닌 방어용 훈련인데다 근년에는 규모와 횟수를 축소시켜 나가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른바 방북인사들의 석방문제도 그렇다. 통일염원을 구현하고자 남북을 왕래했다고 구속되는 것은 분단민족의 비극이요 가슴 아픈 일이다. 하지만 엄연히 실정법을 위반한 것이다. 북한이 이들의 석방을 원하고 자신들이 말하는 자유왕래를 실천할 생각이 있다면 하루빨리 통행ㆍ통신ㆍ교역의 자유가 이뤄지도록 개방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한편 우리는 남한측 당국에도 적극 당부하고자 한다. 긴급한 문제를 포함하여 이번에 제기된 북한측 안들을 긍정적으로 깊이 검토한 후 최대한의 아량과 이해로써 수용할 것을 기대한다. 북한의 유엔단일가입과 팀스피리트훈련문제 등은 상당부분 북한의 주장을 소화시킬 여지가 있을 것이다.

이러한 북한측 안의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이번 첫 총리회담의 의의와 상징적인 성과는 매우 크다. 특히 노태우대통령이 연형묵총리 일행을 접견한 것은 장차 남북 최고위 책임자의 교환접촉의 선례로써 남북의 문제들에 대한 의중을 전하고 또 정상회담으로 발전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오는 10월16일의 제2차 평양회담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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