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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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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0.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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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이란 마음의 요람과 같다. 생각하면 아늑하고 떠나면 그립다. 노랫가락에 고향 타령만 나와도 공연히 눈물이 글썽거려 손수건을 꺼내게 된다. 떠나 온 고향은 마음 내키면 찾아 갈 수도 있으련만,잃어버린 고향은 그렇지도 못하다. ◆총리회담에 참석한 북한대표단이 서울에 오자,실향민과 이산가족의 마음은 또다시 크게 설레었을 것이다. 북한대표단의 숙소 앞에서 피켓을 들고 선 이산가족의 사진을 보면서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회담도 좋고 통일논의가 고조되는 것이 고마울 따름이다. 아직도 참고 기다려야 할 세월은 많다. 그러나 이산가족의 초조감은 한순간이 급하다. 흩어진 혈육의 생사와 안부만이라도 알고싶은 마음 뼈를 깎는다. ◆인도적인 차원에서 60살이상의 이산가족 만이라도 만날 수 있게하면 어떠냐는 물음에 북에서 온 기자는 이렇게 반문했다. 「총부리를 겨눈 상태에서 교류하면 무슨 성과가 있겠는가」 즉흥적으로 나눈 이야기지만 생각의 차이가 이런데서 드러난다. 욕심 같아선 북의 대표단이 이산가족 몇명이라도 만나서 빨리 소식이라도 알려주겠다는 노력의 표시라도 있었으면 얼마나 흐뭇할까. ◆안타깝고 속이 끓기는 북한의 이산가족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남에 가서 살아나 있는지,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기 이를 데 없을 줄 안다. 총부리를 맞대고 있다면서도 소식을 알고 또는 만난 행운의 이산가족이 하나 둘 늘어간다. 그럴수록 그렇지 못한 불행한 이산가족의 고통은 더욱 깊어갈 뿐이다. ◆그런대로 모양새를 갖춘 첫 남북대화는 적십자회담이었다. 그 목적은 이산의 비극을 해소함에 있었다. 총리회담이 전진하면서 적십자회담이 병행되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형식이야 어떻든 「이산」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남북의 과제다. 통일의 그날까지 기다리라는 것은 너무나 가혹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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