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길 해넘겨 왔다” 북 성명/한때 어색 건배로 분위기 전환/교통사고 사과에 “잘하려다 났는데 뭘”○「강 수석대표」로 호칭
▷만찬◁
○…연총리는 만찬에서 강총리를 총리나 정부대표라고 부르지 않고 계속 「강영훈수석대표선생」이라고 호칭,한때 어색한 분위기.
그러나 강총리,연총리가 각각 제의한 포도주건배가 돌고 테이블에서 양측 참석자들사이에 인사가 오갈때쯤 부드러운 분위기로 전환.
북측 대표단은 테이블대화에서 주로 10만군축안,고려연방제,임수경양ㆍ문규현신부 등에 관한 선전적 대화를 많이 시도.
한국측 참석자들은 북측 대표단은 적십자회담때와 비교가 안될만큼 세련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
○북 TV기자 시민접근
○…하오 6시40분께 북측 대표단 일행이 만찬장인 힐튼호텔로 떠나기 직전 인터콘티넨탈호텔 현관쪽에서 취재하던 북한측 사진기자 2명이 갑자기 무역센터 현대백화점 앞으로 뛰어가 먼발치에서 지켜보던 시민 2백여명에게 카메라를 들이대고 악수를 나누는 등 해프닝을 연출.
중앙 TV기자라고 신분을 밝힌 이들이 일제 소니 ENG카메라를 어깨에 메고 『여러분 반갑습니다』라고 소리친 후 시민들에게 악수를 청하자 시민들은 『와』하고 환성.
○“이북내용 없다” 촌평
▷영화관람◁
연총리를 비롯한 대표단,수행원,취재기자단 등 북한대표단 90명은 홍통일원장관,정호근합참의장 등 우리측 대표와 함께 만찬이 끝난 뒤 하오 9시50분부터 삼성동 한국종합전시장(KOEX) 4층 국제회의실에서 문화영화를 관람.
「우리의 보배」라는 제목으로 1시간여동안 상영된 영화는 구석기시대부터 조선말기까지의 우리 역사를 설명하는 내용.
북측 기자단대표 김천일은 관람이 끝난 뒤 『이북내용은 하나도 없었다』고 관람평을 짤막하게 밝히며 다소 섭섭한 표정.
○대부분 일찍 취침
○…밤 11시께 종합전시장에서 영화관람을 마치고 호텔에 돌아온 북측 인사들은 행사가 늦게 끝난 탓인지 대부분 일찍 취침.
우리측 대표들은 강총리외에는 모두 호텔에서 취침했는데 밤늦게까지 5일 회담을 위한 대책을 논의.
▷강총리 영접◁
○…남북 고위급회담 대표의 첫 대면인 강영훈국무총리의 연형묵 북한총리영접은 「전생연분」등의 덕담이 오가고 웃음이 계속 터져나오는등 밝은 분위기속에서 진행.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대기하고 있던 강총리는 낮 12시5분 북측 대표단이 도착하자 호텔로비로 내려와 홍성철장관과 함께 호텔문을 들어서는 연형묵총리를 영접.
『안녕하십니까』라는 강총리의 첫 인사말에 연총리는 『반갑습니다』라고 답례.
양총리가 호텔출입문에서 엘리베이터까지 가는 사이 사진기자 50여명이 포즈를 요청하자 강총리는 『우리 한번 악수합시다』라며 연총리와 자연스럽게 첫 악수.
강총리는 이어 우리측 대표단과 함께 북측 대표단을 연총리 숙소인 3229호실로 안내한 뒤 연총리 숙소에 마련된 접견실에서 10여분간 환담.
○북측 대표 일일이 소개
남북 총리는 『악수좀 나눠주시지요』라는 사진기자들의 요구가 있자 『또』라는 말을 약속이나 한듯 동시에 연발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접견실 안은 한때 웃음바다.
남북 보도진들에 대해 포즈를 취한 뒤 홍통일원장관이 『우리측 대표들은 판문점에서 모두 소개해 드렸으니 북측 대표단을 강총리께 소개해 달라』고 요구하자 연총리는 이름없이 직책만 호칭하며 북측 대표단을 일일이 소개.
인사가 끝나자 연총리는 『TV에서 여러번 뵌 것 같다』고 강총리에게 말을 건넸고 이에대해 강총리는 『연총리와는 전생에 특별한 인연이 있는 것 같다』,『우리 모두 비슷한 시기(88년말)에 총리가 됐고 총리가 된 직후 북측에서 부총리회담을 요구해왔을 때 우리측에서 총리회담으로 하자고 수정제의하자 이를 수락하지 않았느냐』고 응답.
○“환영봐서도 잘돼야”
강총리의 전생연분론에 연총리는 『동감이다』라고 답한 뒤 『그러나 강총리와는 2년여동안 편지를 주고받지 않았느냐』고 해 양측 대표단들은 모두 웃음을 터뜨렸고 강총리는 『쓸때마다 간절한 마음으로 썼다』고 응수.
연총리는 이어 『이런 큰 회담을 준비하느라 고생이 많았지요』라고 말했고 강총리는 『피차 마찬가지지요. 승강기내에서 얘기드렸지만 지금까지 비가 자주 왔었는데 강총리께서 도착하니 날씨가 쾌청해지는 걸로 보아 연총리가 복이 많은 모양』이라며 『날씨도 쾌청하니 회담도 잘될 것』이라고 화제를 회담쪽으로 유도.
연총리는 『서울로 들어오는 도중 연도의 많은 시민들이 손을 흔들며 환호했는데 그사람들을 보아서라도 회담이 잘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
▷양측 대변인 회견◁
○…우리측 대표단 대변인인 홍통일원장관은 하오 1시5분께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회담에 임하는 우리측 입장과 대표단 승용차의 접촉사고경위 등에 대해 설명.
홍장관은 북측 대표단을 영접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고위급회담이 드디어 성사된다는 생각에 어제밤 잠을 이루지 못했다』면서 『오늘 판문점에 가면서 우리 대표단에 시민들이 소망을 담은 손짓을 하는 것을 보고 책임이 크다는 생각과 함께 45년 만에 여기까지 왔구나 하는 감회를 느꼈다』고 피력.
홍장관은 또 북측 대표단의 입경과정에서 벌어진 교통사고에 관해 설명한 뒤 『북측 대표단에 대단히 송구스럽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강총리가 연총리에게 미안하다는 뜻을 전달하기 위해 방으로 찾아가겠다고 하자 연총리가 『잘하려 하다 사고가 났으니 굳이 올 필요가 없다』고 말해 만찬에서 만나 사과하기로 했다』고 설명.
○…이에앞서 북한측 대표단의 대변인인 안병수 조평통서기국장은 숙소에 도착한 직후 낮 12시55분께 프레스센터 내신기자실에 내려와 약 5분동안 미리 준비한 도착성명을 낭독.
안대변인은 『대표단 일행을 혈육의 정으로 따뜻이 환영해준 서울시민과 남녘동포들에게 사의를 표한다』고 서두를 꺼낸 뒤 『판문점에서 서울까지 불과 1시간 남짓한 거리이지만 이길을 오기까지에는 지난해 첫 예비접촉때로부터 많은 시간을 소비하면서 해와 달을 넘겨야 했고 어려운 길을 걸어야 했다』고 감회를 피력.
○취재진 3백50명 몰려
▷프레스센터◁
○…인터콘티넨탈호텔 2층에 마련된 내외신및 북측 기자를 위한 프레스센터에는 첫날부터 남북기자 2백50여명및 외국의 주요언론사 기자 1백여명등 3백50여명이 몰려 열띤 취재경쟁.
호텔 2층 국화룸에 마련된 외신기자실에는 이날 아침부터 서방 4대통신사와 교도통신,외국기자들이 제일 먼저 기사작성을 시작했고 북측 대표 도착과 동시에 기사송고에 분주.
외신기자실 옆 칸막이를 해 북한측 기자실이 마련됐는데 대표단 일행과 함께 호텔에 도착한 일부 북측 기자들은 숙소로 올라가지 않고 우리측 내신기자실로 직행하는 등 취재하는 모습도.
회견장 앞좌석을 차지하고 성명발표를 기다리던 북측기자들은 또 낯이 익은 우리측 기자들과 악수를 나누며 회담내용에 관한 대화를 나누는등 비교적 여유있는 모습.
○…하오 2시25분께 아직 북측 기자들이 내려오지 않고있던 북측 기자실에 설치된 2대의 남북 직통전화중 1대가 처음으로 가동돼 북측의 소리를 전달.
○“직통전화 감 좋다”
『평양 중앙방송위원회』라고 밝힌 통화자는 전화를 받은 호텔직원에게 『중앙방송기자를 바꿔달라』고 요청.
호텔직원이 『북측 기자들은 아직 객실에 있다』고 대답하자 『북측 기자실이 따로 있느냐,몇층이냐』고 묻고 『중앙방송 기자를 보면 평양서 전화왔다고 전해달라』고 부탁.
▷호텔도착◁
○…시민 2백여명과 보도진 등 5백여명이 호텔입구에 상오 11시30분부터 몰린 가운데 북측 대표는 경호차량에 뒤이어 연총리 차량을 선두로 호텔정문 바로 앞에 도착. 뒤이어 중앙고속버스 6대에 분승한 수행원과 보도진들이 도착했고 북측 기자들은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대표단의 호텔도착을 취재.
연총리와 판문점에서부터 동행한 홍통일원장관은 연총리와 함께 나란히 하차한 뒤 삼엄한 경호를 받으며 호텔안으로 들어갔고 뒤이어 북측 대표단이 동반한 우리측 대표와 함께 입장.
○…호텔앞에 구경 나와 있던 시민 2백여명은 북측 대표들이 도착하자 손을 흔들며 이들을 반갑게 맞이. 이에 북측 수행원ㆍ보도진들도 버스에서 내리며 『서울시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랜만입니다』라고 손을 흔들며 인사.
▷판문점◁
○…역사적인 남북 고위급회담에 참석키 위해 연형묵정무원총리등 북한측 대표단 7명은 4일 상오 10시 수행원ㆍ기자단 등 80여명과 함께 45년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의 군사분계선을 통과.
○홍 장관 누이 얘기도
연총리등 대표단은 우리측 지역인 평화의 집에 도착,대기하고 있던 홍성철통일원장관의 영접을 받았고 화동이 걸어주는 꽃다발을 받은 뒤 평화의 집에서 다과를 들며 우리측 대표단과 환담.
연총리는 홍장관에게 『마중나와줘서 고맙다. 큰 대회를 준비하느라 고생이 많았다』고 덕담. 홍장관은 『서울은 처음이냐』는 물음에 연총리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감회어린 표정을 지었고 두사람은 북한농사작황,북한에 살고있는 홍장관의 누이 이야기를 교환. 특히 연총리는 『다음에 올때는 내가 누이소식을 알아 오겠다』고 말하는가 하면 『45년동안 넘어서지 못한 곳을 오늘 보니 쉽게 넘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희망적인 회담전망을 비치기도.
○“전민련 환영나왔냐”
이날 로동신문의 김천일단장을 선두로 군사분계선을 넘어선 북한측 기자들은 안면이 있는 우리측 기자 또는 안내원과 악수를 나누며 인사. 북한기자들은 『전대협과 전민련이 임진각까지 환영 나오는가』라고 묻고는 우리측 기자들이 『잘모르겠다』고 대답하자 『오늘 아침방송에서 들었는데』라며 말끝을 흐리기도.<특별취재반>특별취재반>
□오늘의 일정(5일)
▲상오 10시 제1차회의(공개)=인터콘티넨탈호텔 2층 그랜드 세라돈볼룸
▲낮 12시30분 오찬=인터콘티넨탈호텔
▲하오 3시 민속공연관람=쉐라톤워커힐호텔 가야금식당
▲하오 7시 고건서울시장 주최 만찬=신라호텔
▲하오 9시 극영화(아제아제 바라아제) 관람=KOEX 4층 국제회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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