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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자체가 의의… 불신의 벽 깨길/남북 총리회담을 보는 각국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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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자체가 의의… 불신의 벽 깨길/남북 총리회담을 보는 각국반응

입력
1990.09.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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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 실체 공식인정 중시 미국/40년 걸린 평화 첫걸음… 전환점 기대 유럽/중국계신문 사진게재등 이례 관심 홍콩/큰 입장차… 구체성과는 회의 일본▷미국◁

미국은 남ㆍ북한 총리회담이 남ㆍ북 현안문제에 큰 돌파구를 열지 못한다 해도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고 보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지는 4일 서울 특파원 보도에서 이번 총리회담은 북한이 역사적으로 「불법정권」이요 워싱턴이 조종하는 「괴뢰」라고 비난해온 한국정부를 사실상 인정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하고 냉전시대의 종결이 가져온 하나의 결과라고 덧붙였다.

워싱턴 포스트지는 소련 정부가 북한에 대해 보다 신축성 있는 자세를 취하도록 압력을 가해왔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타임스지도 북한 총리 연형묵이 6일 노태우 대통령을 예방하는 것은 『상호간 실체를 인정하고 존중하겠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뉴욕 타임스지도 노대통령의 소ㆍ중국과의 관계개선이 북한의 서울과의 협상을 불가피하게 했을지 모른다고 다수의 분석가들이 해석하고 있다고 말하고 미 외교관들은 부시 행정부가 비록 예산상의 이유에서 이지만은 주한미군을 10% 감축키로 한 것도 분위기 개선에 다소 도움이 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 타임스지는 전문가들과 외교관들은 이번 회담에서 꼭 무엇을 얻을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으며 지켜보는 사람들 모두가 별로 기대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관측자들은 회담이 열린 그 자체를 성공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신문들은 중동사태에도 불구하고 1면이나 외신면에 남ㆍ북 총리회담 기사를 게재,그런대로 관심을 보인데 비해 TV는 이라크 억류 인질문제에 초점을 뒀다.〈워싱턴=이재승특파원〉

▷일본◁

분단 45년만에 처음 열리는 남북한 총리회담에 일본의 언론매체들과 정부관계자들이 큰 관심을 갖고 귀추에 주목하고 있다.

아사히(조일) 요미우리(독매) 마이니치(매일) 산케이(산경) 등 일본의 대표적인 신문들은 4일 석간에서 일제히 사진을 곁들여 1면 톱기사로 서울에서 열린 남북 총리회담을 보도했다.

「긴장완화 전진 있을 것인가(아사히)」「군축에 대한 입장의 차이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요미우리)」 등의 부제에도 나타나듯이 큰 성과를 기대하지는 않는 톤이지만,양쪽 총리가 처음으로 공식 회담을 갖는 의의는 매우 크다는 것이 공통된 보도자세이다.

특히 마이니치신문은 3일자 조간에서 한페이지 전면 특집기사를 게재한데 이어 4일자에서는 「남북 수상회담에 기대한다」는 제목의 사설까지 실었다.

이 신문은 사설에서 국제적 냉전체제의 해빙,한소관계 및 한중관계의 개선 등 타이밍상으로 볼때도 이번 회담의 의의가 큰데 한반도분단에 책임이 있는 일본으로서는 남북회담의 추이가 남의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사설은 노태우 대통령의 3단계 군축안을 설명하면서 노정권의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는 북한측이 군축안과 유엔가입문제에 대해 너무 다른 생각을 갖고 있어 큰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회담자체는 「남북한 역사상 획기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NHK와 각 민간 TV방송들도 북한대표단의 서울도착 상황등을 상세히 방영하면서 여러가지 난제가 있지만 성과있는 회담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보도했다.〈동경=문창재특파원〉

▷유럽◁

프랑스의 유력지 리베라시옹은 4일자에서 「통일의 첫걸음」이란 제목으로 우리의 소원이라는 T셔츠를 입은 임수경양의 모습이 담긴 북한의 포스터를 사진으로 소개하면서 4일부터 열리는 남북한 총리급회담은 남북 분단이래 처음으로 매우 상징적인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아직도 선포된 전쟁의 상태인 남북한은 48년 창건된 2개의 국가 사이에서 정치ㆍ군사적인 대치를 해결할 공개적인 욕구를 갖고 있다면서 89년 남북한 교역은 3천만달러로서 거의 없는 것과 같으며 38선으로 분단된 남북한간의 철의 장막은 우편물도 통과치 못한다고 지적했다.

리베라시옹은 특히 『힘에 의한 한반도의 통일욕구에서 평화통일의 시초까지는 40년의 긴 세월이 걸렸으며 한국전쟁의 진실이 성립되는 데에도 40년이 걸렸다』고 이상조씨의 남침증언,6ㆍ25당시 미그 15기 조종사였던 스몰체코프의 증언을 소개했다.

이 신문은 특히 셰바르드나제 소련 외무장관의 북한 방문은 유럽에서의 냉전종식이 북한에서 전략적 성격을 잃게 했으며 시간은 이제 평화와 협상의 때임을 설명키 위한 것이라고 해설했다.

한편 영 파이낸셜ㆍ타임스지도 이날 노태우 대통령과 김일성의 사진을 게재한 전면기사에서 「남북한의 만남은 전환점일지 모른다」는 제목하에 장문의 기사를 실었다.

또 BBC방송은 4일 2차대전으로 남북한이 분단된 이래 최고위 지도자가 만나는 남북한 총리회담이라고 소개하면서 매시간 페르시아만 위기 다음의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BBC는 이 회담의 목표가 남북한 긴장종식과 경협증진이라면서 노대통령은 6일 북한 대표단을 만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르몽드지는 3일 남북한 총리회담이 역사적이라면서 셰바르드나제의 평양방문을 짤막하게 보도했다.〈파리=김영환특파원〉

▷홍콩◁

4일 홍콩의 각 일간지는 1면 또는 외신면 주요기사로 일제히 남북한 총리회담을 보도,페르시아만 사태 이후 국제뉴스로는 가장 큰 관심을 보였다.

최대 영자지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1면 중간톱으로 「북한총리,서울에」라는 제목을 달아 서울주재 특파원의 장문의 기사를 싣고 사설을 통해 이번 회담의 배경,전망을 상세히 다뤘다.

포스트지의 서울 특파원인 하비ㆍ스톡윈 기자는 분단 45년만에 처음 열리는 이번 총리회담이 통일을 향한 기대와,최소한 긴장완화에 대한 희망을 더욱 높여주는 것이라고 해설했다.

2대 영자지의 하나인 홍콩 스탠더드지도 5,6면 외신면의 상당부분을 할애,서울발 외신을 종합,스트레이트와 해설을 겸한 대형박스 기사와 홍콩주재 한국영사관 정민길 총영사와의 인터뷰기사,사설 등을 통해 남북한문제에 이례적인 큰 관심을 표시했다.

한편 친 중국계의 문회보,대공보 등은 해설이나 사설 등의 논평기사 없이 스트레이트 형식으로 기사를 처리했으나 회담장인 서울의 호텔건물 사진과 연형묵의 인물사진 등을 곁들여 역시 대형기사로 다뤄 눈길을 끌었다.

문회보가 서울발 외신기사를 전재한데 비해 특히 대공보는 3일자 평양발신의 신화사통신 기사를 통해 평양의 대표단 환송군중대회 모습,노동당중앙위 서기 김용순의 통일문제 발언 내용등을 자세하게 소개,친북한 색채를 뚜렷이 했다.

김용순은 지난 3일 개막된 이틀간의 「조미반전반핵토론회」에서 『두가지 제도,두개 자치정부의 공존을 기초로 한 연방제 통일방식이 조선반도의 실제현실에 가장 부합하는 것』이라는 종래의 주장을 강조하는 연설을 한 것으로 이 신문은 전했다.〈홍콩=유주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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