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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기술 인력난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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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기술 인력난 심각

입력
1990.09.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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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사활걸고 확보 총력전/수도권대 정원묶어 부족 심화고급기술인력의 확보문제가 우리경제의 최대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각기업과 상공부ㆍ과학기술처 등 관련부처가 우리경제의 대외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첨단산업육성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나 이 분야에 연구개발과 현장생산지도를 맡은 고급기술인력이 태부족,한계에 부딪치고 있다.

특히 최근 첨단산업관련 이공계대학의 정원확대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관계장관회의에서 건설부가 수도권인구집중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수도권소재 이공계대학의 정원확대에 반대,우수한 고급기술인력의 공급확대에 차질을 빚게되자 관계부처와 각기업들은 첨단산업육성계획이 무산되지 않을까 심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첨단산업에 진출한 기업들은 고급기술인력이 모자라 아우성이다. 기업들은 대학재학생에게 장학금을 줘가며 유치작전을 펴고 있고 자체사내대학과 대학원과정을 개설,인력확보에 나서고 있으나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상공부조사에 따르면 89년 현재 첨단산업분야의 연구인력 부족수는 전자가 3천1백명,화학이 1천명,재료분야가 7백명,항공분야가 2백50명등으로 나타났다. 인력난이 심한 전자의 경우 올해 대졸수준의 기술자 수요는 6천9백여명에 달하고 있으나 어느정도 기술수준을 갖춘 수도권 8개대학의 공급능력은 1천6백23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같은 기술인력난은 갈수록 심화될 것이라는 것이 정부와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오는 95년의 경우 이공계 대학졸업자의 수요는 1만3천8백66명,대학원졸업자는 3천6백57명으로 예측되고 있으나 공급능력은 대졸자 9천7백86명,대학원졸업자 1천5백29명으로 대졸자와 대학원졸업자를 포함,부족한 기술인력은 6천2백8명에 달하고 오는 2천년에는 부족 기술인력수가 1만2백61명에 달한다는 것.

이처럼 고급기술인력의 공급이 태부족인 것은 대학의 정원제도가 잘못되었기 때문. 과거 20년간 일부학과의 신ㆍ증설을 제외하곤 문교부와 대학당국은 산업구조의 변화는 외면한채 매년 비슷한 인원을 뽑아왔다.

특히 대학들이 지방분교를 개설하면서 교수요원과 연구설비 확보에 돈이 많이 드는 이공계학과 대신 인문계학과를 개설,이공계인력을 양성하는데 소극적인 자세를 보여온게 사실이다. 이 때문에 지난 80년 인문계대 자연계의 정원비율이 44대56이었으나 84년에는 61대39로 인문계가 더 많아지는 기현상을 보였다. 산업계는 인력이 없어 야단이고 인문계출신자들은 취직을 못해 실업사태를 빚고 있는 것도 왜곡된 대학정원제도 때문이다.

문교부도 뒤늦게 이점을 인식,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기술인력을 공급하기 위해 수도권대학의 이공계정원확대를 포함,전체적인 이공계대학정원의 확대방안을 마련했으나 건설부의 반대로 벽에 부딪쳤다.

건설부의 반대논리는 수도권대학의 정원을 늘려주면 수도권인구증가를 유발,수도권인구억제정책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에 대해 다른정부부처와 업계는 말도 안되는 억지라고 반박하고 있다. 지금 수도권인구 집중은 이미 한계상황에 달해 수도권이공계대학정원 억제로는 이미 수습할 수 없는 단계에 있다는 것이다.

이공계정원을 늘리지 않는다고 해서 수도권의 인구집중이 억제되거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업계는 이공계졸업자들이 대부분 졸업후 지방소재 연구소나 기업에 근무해야 하기 때문에 수도권인구집중을 완화시키는데 기여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건설부측에서는 지방소재대학들을 육성하거나 대기업들이 지방에 이공계대학을 세워 기술인력을 양성하면 될 것이 아니냐고 말하고 있지만 이는 현실을 모르는 주장이다. 지방소재 대학이나 분교가 교수요원과 시설등을 제대로 갖추어 본격적인 고급인력을 양성하기까지는 장기간이 소요된다.

지금 당장 인력이 필요한데 수도권인구억제를 내세워 수도권대학의 정원을 동결한다는 것은 너무나 안이하고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국가경제의 장래를 좌우할 고급기술인력 양성을 위해 과감한 정책적 결단이 요구되고 있다.<방민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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