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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근 특파원 이라크 공보부장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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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근 특파원 이라크 공보부장관 인터뷰

입력
1990.09.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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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웨이트는 이라크 영토… 철수 안해”/“사우디 침공할 의사 전혀없다/부시,사우디서 「개인자금」지원 받아/수천명 억류… 소 합리적 제의땐 수용”페르시아만 사태가 장기화의 길로 접어든 가운데 이라크는 2일 조지ㆍ부시 미 대통령이 중동지역 유전회사의 주식을 다량 보유하고 있으며 개인적으로도 사우디아라비아의 자금지원을 받고 있다고 주장,대미 선전전을 한층 강화했다.

라티프ㆍ자심 이라크 공보부장관은 이날 하오 기자회견을 통해 부시 미 대통령이 사우디 유전회사들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받아 왔기 때문에 중동지역 유전회사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이라크와의 전쟁을 강행하려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라크 집권 바트당 15인 중앙위위원중의 한 사람인 자심장관은 매우 자신만만한 태도로 이같은 사실을 주장하고 이를 입증할 서류 및 녹음테이프 등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심장관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지만 부시 미 대통령과 사우디간의 「개인적 관계」에 대해 이라크가 모종의 자료를 갖고 있는 것으로 판단돼,앞으로 논란을 야기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자심장관은 미국 기자들이 자료의 공개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나서자 벤더 워싱턴 주재 사우디 대사가 부시 대통령에게 사우디자금을 전달해준 장본인중의 한사람이라고 흘리기도 했다. 자심장관은 이날 회견에서 부시 대통령 외에도 대 이라크 강경정책을 펴고 있는 대처 영국 총리를 『나이가 들어 이기적으로 생각할 줄 밖에 모르는 늙은 여자』라고 원색적인 험담을 하기도 했다.

자심장관은 강도 높은 대미 대영 비난과는 달리 소련과 중국에 대해서는 이번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다음은 자심장관과의 일문 일답.

­암만에서 있은 아지즈 이라크 외무장관과 케야르 유엔 사무총장과의 회담이 아무런 성과없이 끝났는데.

『극적인 해결책이 나오리라고는 애초부터 기대하지 않았다. 다만 중요한 것은 파괴적인 사태진전을 막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는 점이다. 이라크에 대한 경제적 봉쇄조치는 국제법 위반사항이므로 중단되어야 한다. 국제법상으로는 약품ㆍ식량 등 인도적인 물품은 금수대상 품목에서 제외된다. 서방의 불법적 금수조치로 이번 사태가 매우 악화될 조짐이다. 그러나 소련ㆍ중국 등이 평화적으로 이번 사태를 해결하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는데 대해 환영한다』

­소련의 중재를 받아 들일 의향이 있는가.

『소련의 입장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아직 모른다. 그러나 합리적인 제안을 해온다면 이를 마다할 이유는 없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이번 사태가 평화적으로 해결되기 위해서는 페르시아만 주둔 외국군이 먼저 철수해야 한다. 미국은 우리가 사우디를 침공하려 한다고 떠들어대고 있지만 우리는 사우디를 침공할 의사가 전혀 없다. 쿠웨이트는 이라크의 일부였지만 사우디는 엄연한 주권국가이다. 이라크와 쿠웨이트의 관계를 사우디까지 확대시키지 말라』

­현시점에서 이라크의 쿠웨이트 철수는 전혀 불가능한가.

『우리는 그렇게 생각한다. 쿠웨이트는 외국영토가 아니다. 미국이 우리에게 쿠웨이트 철수를 요구할 권한은 없다. 그것은 마치 우리가 플로리다에서 미군을 철수하라고 요구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후세인 대통령의 새로운 협상안은 나올 것인가.

『이라크의 새로운 제안은 없을 것이다. 매일매일 새로운 평화안을 내놓을 수는 없는 것이 아닌가. 지난 8월12일 후세인 대통령이 내놓은 평화안이 최선책이다. 페르시아만 지역으로부터 모든 외국군이 철수하고 이스라엘도 점령지로부터 철수해야만 이라크가 쿠웨이트로부터 군대를 철수할 수 있다.』

­서방의 경제봉쇄가 이라크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피해를 당하고 있는 국가는 오히려 금수조치를 마지 못해 따르고 있는 국가들이 아닌가. 이라크에는 아무 영향도 끼치지 못하고 있다』

­현재 군사시설등에 억류된 서방인 인질의 수효는 얼마인가.

『나도 정확히는 모른다.(동석한 이라크 정부대변인은 이라크에 적대적인 서방인 인질 수천명이 군사시설등에 억류되어 있다고 확인하고 현재인원 만으로도 전쟁 방지역할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1일중에 많은 서방인 인질들이 출국했는데 또다른 인질석방계획은 있는가.

『원칙적으로 여자와 어린이는 모두 떠날 수 있다. 상황이 나아지면 남자들도 출국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전쟁을 방지하기 위해 이들을 손님으로 모시고 있을 뿐이다. 후세인 대통령이 최근 손님들이 묵고 있는 시설들을 방문하던 중 한 일본인으로부터 공습을 받을 경우 자신들은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때는 이라크인들에 앞서 이들 손님들을 대피시키라고 담당책임자에게 즉석에서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남자 인질들의 석방 조건은.

『무엇보다도 페르시아만에 배치되고 사우디에 주둔중인 미국군대의 철수가 이루어져야 한다. 미군만 철수하면 인질들도 모두 석방될 것이다』

­이번 사태를 「아랍의 틀」안에서 해결하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

『아랍권에서 여러가지 제안들이 나오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제안들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바드다드=배정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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