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회담」에 남다른 감회/「7ㆍ4성명」의 숨은 산파역/“장기적으로 관계개선 큰 도움”◇경남 김해. 서울대 문리대 사회학과. 남북적십자회담 예비회담 대표. 남북 조절위간사위원. 중정차장보. 통일원 정책평가단위원. 송원장학회 이사장. 56세.
일반인들에게 정홍진이란 이름은 낯익지 않다. 그러나 그는 오는 4일부터 서울서 열리는 남북 고위급회담에 누구보다도 큰 관심을 되새기는 사람이다.
72년의 「7ㆍ4 남북공동성명」과 이후 73년 8월 북한측의 대화중단선언이 나오기까지 1년여동안의 남북조절위 활동,분단후 처음으로 당사자 해결원칙아래 어렵게 마련된 남북 당국자 공식대좌는 오해와 무성의,내부 정치요인들까지 겹쳐 결국 결렬의 길로 치달았던 기억을 우리는 갖고 있다. 하지만 오늘까지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며 때론 선전전 양상을 보여왔던 남북대화의 장전은 7ㆍ4성명에서 비롯된 게 사실. 당시 이후락 중정부장과 북측의 박성철 제2부수상이 「밀사」로 휴전선을 넘나들며 이 성명의 최종합의를 이끌어 냈다고 한다며 정씨는 초기단계부터 실무를 도맡은 산파역으로 평양을 왕래해온 「숨은 밀사」. 『73년 박정희대통령의 「6ㆍ23 평화통일 외교정책 선언」을 북측이 2개의 한국으로 협상을 고착화 하려는 것으로 오해해 대화가 무산 됐다』고 말하는 그는 이번 고위급회담 전망에 대해서도 신중한 입장이다.
그는 『성급한 기대는 금물이라 해도 남북간 첫 고위급회담 성사 자체가 장기적으로 남북관계 개선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제,『그러나 아직 테크너크랫의 체제개방 입김보다 정치관료의 체제유지 목소리가 더 큰 게 북측의 엄연한 현실』이라는 생각이다.
반면 북한측 정책기조의 변화 흔적을 찾긴 힘들다 해도 대남 관계처리요령은 지난날보다 훨씬 「성숙」해진 게 사실이어서 이같은 형식의 변화가 내용의 변화로 이어질 것을 기대한다는 견해다.
그러면서 그는 『언론도 「정치선전」 등 단어자체로 회담성격을 규정하는 일을 피하고 중립적ㆍ객관적 용어로 회담을 보도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인다.
남북적십자 예비회담 대표로 발탁돼 중정을 떠나 조절위의 결렬로 다시 중정에 복귀,대북전문가로 활약했던 그는 80년 5공출범과 함께 야인으로 돌아갔다. 친구의 장학회 일을 맡으며 정부의 남북관계 자문역을 계속해오고 있다.<이유식기자>이유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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